[기자수첩]자문위원의 돈벌이

[기자수첩]자문위원의 돈벌이

김정태 기자
2008.01.28 08:20

"제가 자문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성원에 감사합니다."

지난 1월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551명의 자문위원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부동산 담당 기자들에게 이같은 문자메신저가 왔다. 자문위원 신분으로 고액의 상담을 계속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고종완씨가 보낸 메신저다.

이 메신저를 받은 후 대부분의 기자들은 어이없어 했다. 성원을 보내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투기를 조장한 사람이 이제 부동산 정책까지 자문한다"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는 참여정부 때부터 강남 등 부동산 부자들 사이에서 '족집게 전문가'로 알려질 만큼 '투기 조장'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왜 고 씨를 자문위원으로 선정했을까. 누가 그를 추천했을까. 기자들이 이같은 의문을 갖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부동산시장 돌아가는 상황을 그래도 많이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 고 씨의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자 그는 이렇게 말을 바꿨다. "그 사람 문제 있어서 경고조치했어요".

다시 1주일후 고 씨가 자문위원 신분으로 고액의 상담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인수위는 자문위원 해촉과 함께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인수위의 자문위원 선정과 검증에 문제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수위는 "고 씨가 자문위원 직함만 받았을뿐 활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했했지만 고 씨는 투자자문을 계속하는 동시에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인수위 직함을 돈벌이에 이용한 것이다.

따라서 인수위는 수사 의뢰만으로 이번 사건을 덮을게 아니라 누가 고씨를 자문위원으로 추천했는지도 공개적으로 밝혀 이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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