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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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최악의 한해를 지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지 20년째라는데 일은 꼬이기만 한다. 이건희 회장이 그토록 염원했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실패했고, 에버랜드전환사채 저가 발행 공판은 삼성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발 실적 악화로 힘이 빠진 데다가 정전사고로 반도체라인이 멈춰서는 아픔도 겪었다.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총괄 경영진에 대해 강도 높은 질타까지 했다. 공교롭게 악재가 몰린 것일 수 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을 찾다 보니 안 좋은 뉴스가 연이어 터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삼성의 '자만'이 아니었을까. 삼성은 그동안 변화를 등한시했다. 십수년째 같은 아이템으로 먹고 살았다. 반도체가 워낙 잘 나갔으니 변화의 필요성이 없었다. 몇년째 재탕인 신성장동력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M&A에 적극적이다. 군살을 떼어 내고 새피를 수혈받고 있다. GE 같은 곳은 주력 사업의 성격이 아예 바뀌었다. 전자 기업에서 헬스케어 기업으로, 금융기업으
"안녕하세요? 00사 재무이사님이시죠?" "안녕하세요? 아, 그런데 저는 00사에서 **사로 옮겼습니다." 공시 내용 확인을 위해 알고 있던 00사 재무이사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다른 회사로 옮겼다 한다. 내친 김에 00사 부사장에게도 전화를 했더니 이미 회사를 떠나 다른 곳에서 둥지를 튼지 오래다. 이들은 한때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작전주'의 핵심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이직은 그들의 '작전'이 끝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까. 작전주로 의심받던 경영진들이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일 게다. 엔터 바이오 로봇에 이어 최근 자원개발까지 각종 테마로 주가를 한껏 끌어올린 뒤 개인투자자가 참여하면 슬그머니 무대에서 내려오는 일이 너무 많다. 어떤 코스닥사의 사장은 자원개발이라는 신사업으로 회사를 완전히 바꾼 후 매각했다. 이후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바탕으로 '돈도 벌고 형색도 좋은' 명품사업을 시작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엔터 관련회사들의 재무담당 임
"금융기관이 무슨 대동강입니까. 큰 선거를 앞둔 탓인지 국회에서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는데, 요즘처럼 마구잡이로 금융기관을 팔아먹는 황당한 정책이 나온 적이 없어요. 여의도 김선달도 아니고…." 추석 직후 금융계 취재원들과 덕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정치권에 대한 불평이 터져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영업 여건이 좋지 못한데, 대선 민심을 얻기 위한 인기주의 정책이 남발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대부분 금융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불만이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명목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대표적인 사례고, 은행 휴면예금의 공익기금 환원도 또다른 사례로 거론된다. 최근 2~3년새 금융기관들이 상당한 경영성과를 올린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영실적에 타격은 받겠지만 근간까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계 종사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정책적인 검토 절차가 무시된 채 인기몰이 입법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 소비자의 편익 못지
우리가 귀성, 귀경 전쟁(?)을 호되게 치르는 동안 옆나라 일본도 큰 일을 치뤘다. 내각의 잦은 추문 끝에 사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대신해 모리 내각, 고이즈미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지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가 91대 총리로 취임했다.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9월 취임했으니 딱 1년여 만의 일이다. 총리는 바뀌었지만 내각은 거의 그대로다. 사실 아베 전 총리가 이전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2기 내각을 출범시킨 지 1달이 지났으니 대폭 물갈이를 단행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개회 중이라는 점도 부담이 됐다. 총리 교체라는 초강수에도 불구, 후쿠다 내각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참의원 선거 승리로 고무된 야당 민주당이 조기 총선 주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아베 전 총리의 옷을 벗기는 데도 일조한 연금 문제가 버티고 있는 데다 자위대 파병기간 연장, 양극화 해소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도 산재해 있다. 자민당은 일년 남짓한 기간을 빼곤 전후 정권을 오로지하고 있다. 자민당 왕조라는
'몽니'란 말이 있다. '불리하다고 느낄 때 심술을 부리는 것'이란 일반명사이지만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정치 스타일로 더 잘 알려졌다. 여러 차례 정치운명을 건 협상테이블에서 김 전 총재는 특유의 '몽니'를 부려 상대를 효과적으로 압박했다. 김 전 총재의 정계은퇴로 사라진 듯 했던 이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TV토론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불참선언, 자택칩거, 뒤이은 지방행.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의 최근 행보다. "몽니 부린다"는 말만큼 어울리는 수식어가 없어보인다. 상황의 출발은 지난주말 신당 경선. 이른바 초반4연전에서 손 후보는 3위같은 2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손 후보는 조직·동원 경선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결국은 민심이 승리할 것"이라며 의연한 모습이었다. 상황은 19일 급반전했다. 여론조사 결과 호남에서조차 정동영 후보에게 크게 밀리자 손 후보는 큰 충격에 빠졌다. 급기야 일정 취소와 칩거라는 초강수를 뒀다. 사퇴설이 흘러나왔다. 손 후보를 대신해 캠프 좌장 격인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민간 건설사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비축용 임대주택이나 국민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정부의 방안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간 건설업체의 사업 실패를 혈세나 다름없는 국민주택기금으로 정부가 보상해준다는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지적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건설사들이 수요 판단을 잘못해 분양을 하지 못한 책임을 정부가 세금으로 매입해 떠안겠다는 것은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도 "건설사들이 지방 공공택지를 정부로부터 헐값에 매입한 뒤 고분양가로 미분양을 만들어 놓고선 또다시 이 책임을 국민에게 씌우려 한다"며 "이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정부 해법의 주인공격인 건설사들은 박수를 칠까. 줄도산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기는 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하다는 게 건설사들의 반응이다. 한마디로 효과가 의문스럽다는 것. 주택협회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수요가 있는 필요한 곳에 지어야지
#62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화려한 막을 올린 11일 오전 9시30분. 전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자동차 전문기자들의 눈이 메르세데스-벤츠 전시관에 쏠렸다.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디터 제체 회장은 수천명의 기자들을 상대로 벤츠의 친환경 미래 전략를 자신있게 소개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GM의 릭 왜고너 회장은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주제의 질문에도 불구하고 왜고너 회장은 한번도 막힘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왜고너 회장은 이날 하루종일 3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각국에서 온 기자들을 상대했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동차 전시회다. 미래의 자동차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온다. 이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독일 메이커 뿐만 아니라 GM, 르노닛산 등 세계적 메이커의 거물급 CEO(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해 각국 기자들을 상대로 자사 홍보에
"상품권 중심의 판매에 따른 소비자 우롱에 대한 지적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기업은 왜 이렇게 왜곡된 형태로 장사를 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최근 '금강제화, 제값주고 사면 바보'라는 기사에 대해 독자가 기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문의한 내용 중 하나다. 독자의 지적대로 원인을 다시 짚어보자. 우선 금강제화 관계자의 답은 이러하다. "상품권이 언제부터 등장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참고로 금강제화는 1954년 금강제화산업사로 설립됐다). 처음엔 구두가 귀하다보니 선물로 좋아 상품권을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아 지금처럼 자리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 상품권을 구입하는 고객은 개인보다 기업이 많다. 기업 고객 구매분이 많다보니 대량 구입 고객에게 할인을 해주는 것이다. 10장 이상 상품권을 구입하면 20% 할인해준다" 한장짜리 개인 고객이 아니라 10장 이상 다량으로 구입하는 기업이 상품권 주 고객이고 이들 '큰손' 고객을 위해 '마케팅' 차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수입 물건(펀드) 팔려고 눈독 들이고 있는 것 아닙니까"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대표가 사석에서 글로벌 금융기관의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놓고 '속내'를 꼬집으며 한 얘기다. 2년전부터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국내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다는 것이 그 이유다. 피델리티가 지난 2004년말 국내에 자산운용사를 세웠고, 지난해말 ING도 국내 자산운용법인을 차렸다. 지난 6월엔 골드만삭스가 맥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해 국내 진출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며, 7월엔 UBS가 대한투신운용 지분을 인수,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꿔 국내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세계적인 인덱스펀드 운용사인 뱅가드 역시 내년 상반기께 독자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그룹의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 않다. 일부 외국계 운용사들은 자사 해외법인의 펀드를 팔기 위한 거점으로만 활용할 뿐 국내에 뿌리내리려는 의지가
재정경제부가 최근 상반기 통합재정수지를 17조원이나 잘못 계산해 망신을 샀다.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사과할 정도로 국가통계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모든 정책의 기초에 바로 통계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36개 통계 작성 기관에서 모두 504종의 국가통계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중 중요한 곳은 통계청과 한국은행일 것이다. 한은이 13일 내놓은 '6월말 국제투자 현황'. 우리나라의 6월말 현재 대외투자잔액은 5083달러로 표기돼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의 대외투자 잔액이 5000달러 수준이라고…." '억'이 누락됐다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가벼운 실수로 넘길 수도 있지만 최근 재경부의 일도 있고 해서 기사검색을 해봤다. 한은의 통계오류 '전과'는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었다. 지난 6월 발표한 '5월중 가공단계별 물가동향'. 한은은 발표자료에 원재료·중간재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을 3.3%로 표기해 놓고는 첨부한 시계열표에는 5.1%로 명시해 부
"나 미국땅에서 노숙하게 생겼다. 홈스테이하던 집에서 쫓겨나서 방 구할 때까지 친구집 전전해야돼. 너 아는 사람 중에 방 많은 집주인 없냐?" 사정은 이렇다. 2년 전 미국에 유학간 친구는 지금까지 미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그런데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발생하고 신용 경색이 심화하면서 주인집이 압류 처분된 것. 주인이 밖에 나앉게 생겼으니 하숙생이야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신용 경색은 현재진행형이고 서브프라임 쓰나미가 휩쓸고 간 자리에선 서브프라임 부실에 일조한 퀀트펀드들이 받드는 '계량'적 수치들이 속속 공개되며 소비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연합회(MBA)에 따르면 2분기 압류 처분된 주택 비율은 0.65%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모기지 연체율도 전년동기대비 0.75% 늘어난 5.12%에 달했다. 실물 경제도 서브프라임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8월 고용지표는 10만명이 늘어날 것이라던 전망과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도 한 때는 소문난 골초였다. 지금은 담배를 끊은지 20년이 넘었지만. 평소 자기절제에 철저했던 그답게 담배를 끊는 방법도 유별났다. 담배는 커녕 아예 담배갑에도 손을 안 대기로 스스로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생긴 일화도 있다. 10여년전 변 실장이 당시 경제기획원 장관과 함께 호텔에서 비밀회의를 하던 중이었다. 담배를 찾는 장관을 위해 변 실장이 담배 심부름을 하게 됐다. 당시에는 담배를 사온 뒤 갑을 뜯어서 한 개비를 빼 드리는게 장관에 대한 관례였다. 그런데 변 실장은 이미 담배갑에도 손을 안 대겠다고 다짐한 터였다. 고민 끝에 그는 담배가 든 검은 봉지를 통째로 장관에게 건네줬다고 한다. 장관이 어처구니 없어 했음은 물론이다. 그 정도로 '자신과의 약속'에 철저했던 변 실장이 추문에 휩싸였다. 그것도 '학력위조' 파문의 주인공 신정아씨와의 사이에서다. 두 사람이 깊은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속속 확보되고 있다. 변 실장이 신씨를 비호하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