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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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A 원천기술을 가진 퀄컴(Qualcomm)은 한국의 이통산업 성장과 함께 작년까지 12년간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로부터 3조원이 넘는 로열티를 거둬들였다. 만약 퀄컴이 직접 휴대폰을 만들어 팔겠다고 나섰다면 한국에서 3조원을 벌 수 있었을까? 아마도 국내 업체와 소비자들의 반발로 통신방식이 바뀌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퀄컴은 원천기술을 개발·관리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휴대폰을 생산해 판매함으로써 '윈-윈'해왔다. 로열티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눈총을 받지만 여전히 전략적 파트너로서 퀄컴의 지위가 유지되는 이유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콘텐츠 업계의 '퀄컴'이 될 수 있다. '한류 시장'이라는 매력적인 수익원이 생겨 원천기술(저작권 등)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욕 때문에 스스로 기회를 망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거래업체에 적정이윤을 보장해주는 기본 상도의마저 망각한 행태로 인해 일본
"부모자식간에도 보증은 안선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듣게 되는 어른들의 충고 중 가장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다. 이 속담을 충고의 가장 앞에 두는 어른들도 적지 않다. 살다보면 형제나 친한 친구의 부탁에 이 속담을 방패막이로 하는 일도 생긴다. 그만큼 서기 힘든 게 보증이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이 200억원이 넘는 자기 주식을 매제와 지인들을 위해 몰래 담보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장은 또, 매제를 도운다는 명분으로 시가보다 40% 가량 비싼 가격에 매제가 대표로 있는 화인에이티씨 주식을 장외에서 샀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IMM네트웍스가 화인에이티씨를 인수할 때 금융권 차입금 55억원에 대해 다음 주식 40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당시 다음 40만주는 시가 247억원이 넘었다. 사실상 이 사장의 담보로 IMM네트웍스는 인수자금을 빌린 것이다. 그런데도 IMM네트웍스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당시 공시에서 IMM네트웍스는 자사의 신용과 담보로 금융기
최근 뉴요커들 사이에서는 100% '공정무역' 커피를 표방한 ‘고릴라 커피’를 들고 다니는게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쿨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구매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이왕이면 착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길 원하기 때문이다. '공정무역(Fair Trade)'은 제3세계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나 공산품을 제 값에 사자는 윤리 소비 운동으로 이미 지난 60년대부터 선진국에서 시작됐다. 매킨지는 2일자 보고서를 통해 윤리적 소비자들이 점점 성장하고 있으며 이들이 지갑을 들고 기업들을 상대로 투표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매킨지가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한 `경쟁의 새 규칙 형성' 보고서에 따르면 윤리적 소비자(ethical consumers)들은 해당 기업이 환경적·사회적·행정적(ESG) 이슈들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여긴다. 예컨대 윤리적 소비자들은 환경과 노동 등 윤
"법보다 주먹이 먼저지." "틀렸어, 주먹보다 돈이 먼저야." 화제의 TV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폭력 조직원들이 나눈 대사다. 대검의 김진숙 검사는 이 드라마에 나오는 각종 불법행위가 "현실에선 용납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 검사의 말을 증명한 듯한 판결이 2일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 내려졌다. "사회적 지위나 재력, 조직을 내세워 사적 보복을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법원은 김승연 '회장님'에 징역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금쪽같은 아들이 폭행을 당하자 회장님은 법 대신 가까운 주먹을 택했다. 힘들게 싸움의 기술을 익혀 가해자를 때려눕히는 '플라이 대디'가 될 필요는 없었다. 회사 소속 경호원과 협력업체 사장이 회장님의 뒤를 따랐다. 눈에는 눈! "아들이 눈을 맞았으니 너도 눈을 맞아라." 폭행 현장에서 내뱉었다는 말이다. 폭행 피해자들이 이를 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꿈이 미뤄지던 날 잠실 5단지에서도 한숨만 나왔어요. 그러나 언젠가는 추진될 사업이란 생각을 접을 수 없어요." 지난 28일 잠실 제2 롯데월드 사업승인이 보류된 후 잠실 주공5단지 주민들은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기대했던 제2 롯데월드가 건축승인을 받지 못한데다 서울시의 '상업지역 불가'라는 더 큰 악재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주공5단지 인근에는 45개의 중개업소가 성업 중이다. 지역 주민들 뿐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소 역시 제2 롯데월드 건설과 5단지 상업지역 지정을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뀌로 보고 있다. 5단지 한 주민은 "올해가 힘들다면 다음 정권에서라도 (제2 롯데월드) 사업승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언젠가는 112층 롯데월드는 지어질 것이고, 덩달아 교통문제와 주변환경문제 등의 해결책으로 5단지의 상업지역 지정도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내비췄다. 최근 급등락을 거듭했던 5단지 집값은 '사업 유보'와 '상업용지 불
'0.8GHz를 사용하던 이동통신사는 WCDMA 영상전화를 위해서 2GHz로 준비를 해야 했어요. 하지만 SHOW는 1.8GHz에서 출발했기에 참 다행이었죠.(중략)그래서 모두들 영상전화는 SHOW가 월등히 앞서간다고 합니다.' KTF가 최근 TV와 지면 광고를 통해 내보내고 있는 3세대(3G) 서비스 쇼(SHOW) 광고 카피의 일부다. 삽화로 0.8GHz 기지국 쪽 인물이 이미 1.8GHz에서 시작해 2.0GHz까지 높아진 기지국을 보면서 '부럽다! 부러워~ '라고 말하는 장면도 집어넣었다. 여기서 말하는 '0.8GHz를 사용하던 이동통신사'는 SK텔레콤. 그동안 2G 시장에서는 통화품질이 뛰어난 '황금 주파수' 0.8GHz를 SK텔레콤이 독식, KTF는 영원한 2인자에 머물러야 했다. 그런 KTF 입장에서 출발선이 달랐던 2G와 달리 3G는 똑같은 2GHz를 사용하고 또 그만큼 타사와의 경쟁에서 자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광고다. 이 광고를 보니 지난 3월 KTF의 '쇼'
지난해 한 시위 장소에 구리가면이 등장했다. 구리가면을 쓴 이천시민들의 주문은 하이닉스 이천공장에 구리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라인 증설을 허용하라는 것이었다. 구리가 무해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구리가면 퍼포먼스를 벌였다. 하이닉스는 당시 환경부의 반대로 이천공장에 구리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라인을 세우지 못하고 청주로 내려갔다. 환경부는 수도권 수질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이천에는 구리공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폈다. 이천시민들의 주장처럼 구리가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구리는 수은 카드뮴 등과 함께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중금속 중 하나다. 구리가 5ppb(10억분의1그램)만 물에 용해되도 수생생물은 살지 못한다. 4ppb 정도면 잉어의 새끼가 죽을 수 있다고 한다. 정부는 반년만에 하이닉스의 구리공정 전환을 허용했다. 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나오는 폐수가 하천에 유입되지 않도록 무방류 시스템을 갖추면 구리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리공정 전환으로 하이닉스는 차세대
21일 저녁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11.3%를 매각해 11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라는 외신보도가 나간 뒤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있는 관련 금융사에 취재한 결과 이날 매각을 끝냈음을 확인했다. 22일 새벽에는 외신발로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11.3%에다 2.3%를 추가해 13.6%를 매각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어 하나금융그룹 농협 등이 블록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매각 규모, 금액 등의 사실이 알려질 대로 알려진 22일 오후 3∼4시쯤 론스타는 보도자료를 내고 외환은행 지분 13.6%를 매각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정작 21일 저녁 지분매각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초동취재에서 홍보대행사를 통해서는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에도 론스타는 외환은행과 더불어 21∼22일 극동건설과 스타리스를 동시다발적으로 매각했으면서도 인수자가 각자 22일 오후 늦게 공시를 내보낸 후에나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매각목적, 금액, 이유 등을 친절히(?) 설명하는 행태
"중국 증시가 과열이라고 생각하는가?" "경제성장률이 9.7%를 넘었으니까 그렇다." "그렇다면 중국 시장은 급락의 위험이 있는가?" "아직 (경제성장률) 11%는 안 넘었으니까 괜찮다." 중국 유수의 증권사인 사우스차이나(South China)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공산대학 교수이기도한 장핑씨는 북경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 증시의 과열을 인정하면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그가 중국 증시를 낙관하는 근거는 경제 지표다. 그는 중국 경제를 이해하는 두가지 키워드가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라며, 이 두 가지 수치가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안정적이기 때문에 시장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서 만난 현지 애널리스트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시장이 과열된 상황임을 인정했지만 중국 정부가 현 상황에서 시장을 긴축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중국 증시는 과열된 상태로도 정말 괜찮은 것일까. 또 유동성 과잉 상태에 빠진 중국 증시의 전
미국 자동차 업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극한 대립만을 거듭해왔던 미국 자동차업계와 노조가 회생을 위한 화합을 선택했다. 변화의 시발점은 파산 보호를 신청하고 있는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델파이와 막강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대타협'이다. UAW는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 업계를 살려야 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공장매각, 임금삭감, 조기퇴직 등 손해를 감수한 대타협을 이뤄냈다. 델파이와 UAW의 합의는 다음달 23일부터 열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과의 산별 교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런데 국내로 눈을 돌려 보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현대자동차 노조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저지를 위해 곧 정치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지금 '값싼 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에서 한단계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토요타의 사례에서 보듯이, 노사 화합과 노동력의 질 향상 없이는 이뤄낼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인을 대하는 중국사람들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최근 상해 출장에 동행했던 동아제약 해외사업부 한 간부의 말이다. 이제 더이상 ‘한국 최고’라는 표정을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중국인을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느꼈던 약간의 우쭐함도 어느새 없어져버렸다. 중국 기업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대화 주제도 달라졌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중국 기업인들은 삼성전자의 성공과 한국의 급속한 성장을 대화 주제로 꺼내곤 했단다. 하지만 요즘에는 주로 축구나 한류스타들에 대해 궁금해 한다. 경제에 관련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투다.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이야기라면 인수합병할 만한 좋은 기업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은근히 물어볼 정도란다. 돈이 넘쳐나는 중국기업들이 외국 기업을 탐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IBM PC사업부문, 쌍용차 등은 이미 중국기업의 소유가 됐다. 이런 변화는 불과 몇 년새 이뤄졌다. 그리고 앞으로 가속
"우리 구역이 수변도시에 포함되나요. 물길은 어떻게 조성되는 겁니까." 며칠전 서울 서부 이촌동 재개발구역의 조합 임원이 기자에게 물어 온 질문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철도공사)이 최근 "국제업무지구와 한강수변을 연계개발하는 수변도시 조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서부 이촌동 일대 땅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구체적인 개발 대상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이 일대 땅값의 매도호가는 7000만원~최고 1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지역 평균 공시지가(평당 710만원)의 10배 이상의 호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철도 때문에 낙후됐던 지역이 이제는 철도 덕분에 명품의 반열에 올라선 셈이다. 땅값이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자 시와 코레일의 담당자들은 답답해하고 있다. 국제업무지구와 수변도시 조성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수변도시 조성계획은 용산과 한강을 연결해 한강르네상스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용산 역세권에 서울에서 가장 높은 150층 빌딩을 건립하고, 이촌동에서 유람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