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 노사의 의무

[기자수첩]현대차 노사의 의무

김용관 기자
2007.09.06 12:51

현대자동차가 10년의 진통 끝에 '무파업 합의'라는 옥동자를 낳았다.

해마다 만성적인 파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터라 옥동자를 바라보는 기쁨은 배로 컸다.

하지만 탄생의 기쁨보다 아쉬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차가 무분규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양보했기 때문이다.

우선 신차종 개발과 해외 공장 신증설 및 차종 투입 등을 노사 공동으로 심의, 의결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경영권에 해당하는 사항을 양보했다.

또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연장, 주간 2교대 조기 실시는 노동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고율의 임금 인상을 양보하면서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겼다는 점이다.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올해 합의안에 따라 단순 계산하면 1인당 490여만원의 임금 효과가 발생한다.

노조원이 4만48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는 대략 2200여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된다.

지난해 영업이익(1조2344억원)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매년 막대한 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하는 현대차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만큼 원가를 줄이거나 차를 더 팔아 이익을 보전해야 한다.

당장 '노조한테 들어간 돈을 뽑아내기 위해 차값을 또 올리지 모른다'는 우려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나돌기 시작했다. 현대차 협력업체들도 '노조 임금 인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게 바로 현대차를 바라보는 현실이다.

이제 노사가 할일은 명확하다. 노사 간의 합의 과정에서 발생한 '거래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

노조는 임금이 오른 만큼 생산성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회사 역시 강도높은 원가절감을 통해 허투루 돈이 새는 곳은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를 둘러싼 부정적인 시각을 걷어내야 한다.

일단 현대차 노사는 20년 역사의 현대차 노사관계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힘들게 낳은 '옥동자'가 온갖 세상사에 휘둘리지 않도록 지혜를 짜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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