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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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카카오브레인 대표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으로 주목받으며 창업 2개월 만에 100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한 김일두 오픈리서치 대표의 불법 도박 의혹이 최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앞서 시각장애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 센시의 서인식 대표가 200억원대 투자금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잠적했다는 뉴스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사건이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창업자 일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대규모 투자를 받은 어떤 스타트업 대표가 이탈리아의 슈퍼카를 법인차로 뽑았다든가, 모 스타트업 대표의 배우자가 법인카드로 한 달에 수천만원을 긁었다는 등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동안 스타트업 생태계는 '창업과 혁신'을 한 묶음으로 생각하며 '도전에는 실패가 따른다'는 말로 창업자에게서 비롯되는 리스크의 많은 부분을 용인해 왔다.
백반증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피부가 하얗게 탈색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이 병을 앓았다. 백인이 되고 싶어 표백제를 썼다, 전신 성형했다는 둥 루머에 시달렸지만 사실 병이었다. 실제 그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햇빛을 피하려고 매일 긴팔을 입고 우산을 썼다. 국내 백반증 명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진료실에 들어가자 환자용 '금지 안내 포스터'가 크게 붙어있었다. 햇빛부터 액세서리까지 20개 항목은 됐다. 잭슨이 떠올라 특히 햇빛이 얼마나 나쁜지 물었다. 뜻밖에 '적당한 자외선 노출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도 왜 금지항목에 들어있는지 되물었다. 그는 "환자가 '적당히'를 조절하기 어렵고 기준도 잘 잊어버려서 오히려 탈이 난다"고 했다. 약은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안내한다. 꼭 식후에 먹어야 하는 의약품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약 먹는 걸 자주 까먹으니 삼시세끼 먹는 밥과 연관 짓는 것이다. 하루 3번, 식후 3분 내, 3분간 양치하라는 '3·3·3 법칙'도 의학적 근거는 없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연간 벤처투자 시장규모를 40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면서 정책자금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이를 실제로 운용할 벤처캐피탈(VC)업계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정책자금이라는 '마중물'이 갑자기 커져 이에 상응하는 민간자금을 매칭하고 신규펀드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자금운용 역량을 갖춘 대형 VC엔 자금이 집중되고 그렇지 못한 중소 VC는 펀드결성 자체가 어려워지며 '빈부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는 총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이 중 일부를 벤처펀드 출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는 벤처펀드의 투자 주목적을 설정하고 출자금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는 앵커 LP(출자자) 역할을 맡게 된다. 아직 세부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 과정에서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해 공동 앵커 LP로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 건너 불구경하는 사람만 있네요. " 약 8조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1년 더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전직 해군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약 2년간 경쟁입찰, 수의계약, 공동설계 등 사업 추진 '과정'을 논의하느라 정작 해군이 요구해온 신속한 전력화라는 '목적'은 뒷전이 됐다는 한탄이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2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경쟁입찰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며 "위원님들께서 KDDX 사업이 더 이상 지연되질 않길 바란다고 많이 당부하셨다"고 했다. 당부라는 표현에선 문제를 바로 잡겠단 결기보단 팔장 낀 방관의 태도가 읽힌다. 방추위 전 실무급 협의체인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가 올해 하반기 KDDX의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수의계약을 강조한 점은 '위원회 무용론'에 불을 지핀다. 수의계약에 대한 비판 우려가 제기되자 경쟁입찰, 수의계약, 공동설계 등 원안을 방추위에 그대로 올렸다. 책임 방기는 부실한 사업관리로 이어졌고 결국 해군의 2년은 날아갔다.
"요즘은 고객들이 대출을 되도록 안 갚으려고 한다. 대출규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단기간에 풀어질 가능성이 낮으니까 기존에 계약한 대출은 이자를 내면서 유지하려 한다. "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내가 지금 1억을 빌렸는데 1년 뒤에도 1억을 빌릴 수 있을지 알 수 없단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출 절벽' 때문이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규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창구를 사실상 걸어잠갔다. 당장 이사가야할 실수요자여도, 신용이 아무리 좋아도 은행에선 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 몇년째 반복되니 소비자들은 대출을 갚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올해는 정부가 6·27 대책 때 하반기 가계대출 목표를 50% 감축하는 바람에 연말 대출한파 피해가 더 커졌다. 국내 가계부채 수준과 부동산 리스크를 감안할 때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필요성을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어떤 불편을 겪든 정부의 정책 목표만 달성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는 식의 접근은 문제가 크다.
중국 26. 9%, 대만 20. 84%, 인도 19. 78%, 한국 11. 36%. 지난달 말 기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EM)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정국 불안이 고조됐던 지난 3월에는 한국 비중이 8. 99%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 9% 선이 붕괴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국 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차츰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졌고, 지수에서 우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 한국이 차지하던 비중보다는 적다. 한국은 21년 전인 2004년 MSCI 신흥국 지수에서 18. 67% 비중을 찍기도 있다. 한국에 대한 비중 축소 원인으로 중국 증시의 부상이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한국 시장과 기업이 매력적 투자처로서 어필하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져 왔다. 한국 시장이 외국인에게 장기 투자처라기보다, 언제든 기계적으로 사고팔 수 있는 단기 트레이딩 대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작은 악재에도 외국인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환율도 요동을 칠 수 밖에 없다.
지난달 초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 지방선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고 털어놨다. 원래는 국회에서 경험을 더 쌓은 뒤에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주변에서 권유가 이어지니 고민이 깊어졌다고 했다. 국회의원 임기가 아직 2년 넘게 남아있는 만큼 지역 주민들에게 의견을 구해보겠다고 했다. 그 의원은 이후 실제로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국회의원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서울시장 선거에만 출마를 이미 선언했거나 준비 중인 의원이 어림잡아 여섯을 넘긴다. 국민의힘에서도 텃밭인 영남을 중심으로 다수의 의원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당의 공천을 받아 지방선거 후보로 확정되면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은 벌써부터 선거운동 모드다.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한 의원은 최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종로 광장시장과 동대문 패션상가, 구로시장 등을 잇따라 찾았다.
불과 수년 전까지 '국산 항암신약은 안 된다'라는 인식이 업계 안팎으로 팽배했다. 국산 기술력 평가절하가 배경이 아니다. 우선 개발 완료까지 조 단위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 글로벌 임상 경험도 부족하고 신약을 상업화해 본 사례도 적었다. 이 모든 인식의 변화 신호탄은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해 얀센에 재수출, 끝내 미국 허가를 얻어낸 '렉라자'였다. 유한양행은 장기간 제약업계 매출 1위를 지키면서도 도입 상품 매출 의존도가 높아 연구개발(R&D) 경쟁력은 약하다는 지적이 뒤따르던 기업이다. 때문에 렉라자 성공 사례는 단순 개별 기업의 미국 허가가 아닌 국내 바이오의 전략적 문제를 돌아 보게 하는 기회로 작용했다. 자체 파이프라인이 없으면 도입하고, 자금과 노하우가 부족하면 그런 상대를 찾아 손을 잡으면 되는 것이었다. 국내 바이오는 애초에 '안 되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를 몰랐던 것뿐이다. 알테오젠 역시 마찬가지다. '바이오텍=혁신 신약'이 정석처럼 여겨지던 국내 바이오벤처 생태계에서 업계는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에 대한 정의조차 내리는 것을 혼란스러워 했다.
"정말 솔직한 말로 '그 사건'은 안 왔으면 좋겠죠. 결과요? 섣불리 예측하긴 물론 어렵고, 아마 사건이 들어오고 몇 번 토론을 해 봐야 방향이 잡히지 않을까요. " 얼마 전 만난 헌법재판소 관계자가 최근 정치권과 법조계 가장 큰 이슈인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해 한 말이다.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무조건 위헌 소송으로 이어질테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겠다고 했다. 당연히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사안이라고도 덧붙였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관련 사건들을 전담해서 심리할 특별재판부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현재 내란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는 등 공정하지 못 하니 재판부를 바꿔야 한다는 논리다. 문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위헌성 논란이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안은 법무부 등 외부에서 추천한 위원회가 재판부를 임명하도록 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를 비롯해 외부에서 법관을 임명하는 게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19세기 프랑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앙리 푸앵카레는 저서 '과학과 가설'에서 "집을 벽돌로 짓듯 과학은 사실로 짓는다"고 했다. 검증된 사실을 재료 삼아 촘촘히 연결해 가설을 세우고 이론과 법칙으로 확장하는 게 과학이라는 의미다. 과학에 '믿음'이 붙으면 어쩐지 어색하다. 뭔가를 '믿는 마음'에는 증거와 사실이라는 가치가 때때로 무용하기 때문이다. 믿음은 개인의 오랜 경험을 통해 자라나기도 하고 애정과 미움 같은 감정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순수한 믿음 앞에서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사실이 전부인 과학과 믿음은 참 어울리지 않는 짝이다. 역설적이지만 무엇보다 믿음이 필요한 영역도 과학이다. 현장에서 만난 과학자가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노벨과학상 같은 영예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뻔하다. 매년 평가에 그럴듯한 성과를 적어낼 수 있는 연구를 한다. 1년 만에 혁신적인 뭔가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래도 '미흡'은 나오지 않아야지. 연구비가 잘리면 어떡하나. 부처 예산을 뺏기면 어떡하나. 그런데 역대 노벨상은 수십 년간 그럴듯한 성과가 없던 연구가 인류의 난제를 풀었을 때 주어졌다.
"역시 정치권에는 기대할게 없네요. "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단체협상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개정법률안)이 통과되는 것을 지켜본 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씁쓸해했다. 이 개정안은 여당(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으로 지정된 탓에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국회 통과를 이미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재차 실망감을 토로한 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보인 정치권의 모습 때문이었다. 당초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이달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곧바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진행되는 바람에 본회의에서의 표결 등의 절차가 잠시 멈췄다. 이후 필리버스터에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작 "가맹사업법에 대해 찬성한다"며 "민주당이 무도하게 8대 악법(惡法)을 통과시키려 하기 때문에 철회 요구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 분야 비쟁점 법안인데도 여당과 맞서기 위해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볼모로 삼을 수 밖에 없었단 실토였던 셈이다.
시민들이 항상 이용하는 보행로는 여러 합의의 결과물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조성되는 공공보행로는 사유지여도 계획 단계부터 '개방'을 전제로 승인된다. 인허가의 조건 중 하나다. 선택의 대가이자 합의된 조건이다. 최근 한 서울 강동구 대단지를 둘러싼 공공보행로 논란은 이 기본 원칙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안전과 질서, 관리 부담을 이유로 보행로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주민 안전을 위한 조치지만, 논쟁의 핵심은 '이미 내주기로 한 길을 사후에 다시 제한할 수 있냐'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입주민 측은 외부인의 무질서한 이용과 사고 위험을 강조한다. 시설 훼손과 안전사고, 관리 비용 증가 등을 통제의 이유로 든다. 문제 제기 자체는 낯설지 않다. 많은 단지들이 함께 겪고 있는 불편이다. 대응 방식은 사뭇 다르다. 일부 단지의 대응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공의 영역을 사유의 논리로 다시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비친다. 논란 속에 눈길을 끄는 것은 서사의 과잉이다. 해당 단지의 '공문'과 설명에서는 일상이 위기 상태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