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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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서워서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 얼마 전 자고 있는 두 아이를 보면서 아내와 나눈 대화다. 세월호 참사와 연일 터지는 병영사고를 보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라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맨얼굴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됐나"라며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분노는 다름아닌 나 자신을 향한다. 이 사회를 이 수준으로 만든 일원이라는 자괴감을 떨쳐낼 수 없어서다. 그래서 마음이 더욱 참담해진다. 정부는 '적폐 청산'을 외치며 '국가 개조'를 선언했다. 무수한 말이 난무하지만 딱 부러진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애초 '적폐'라는 것이 어디 한두 부분을 고친다고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결국 출발점은 그동안의 우리에 대한 성찰이다. 화두도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아니라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살았고, 아이들을 키웠나'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에게
1998년 6월28일 일요일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보람은행 구자정 행장과 골프를 치던중, 이헌재 금감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펄쩍 뛰었다. 충청은행을 인수하라는 사실상의 최후 통첩이었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충청은행의 덩치가 훨씬 큰데다, 인수할 인력도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이헌재 위원장은 "외환은행에서 인수에 대비해 교육한 인력이 있으니 지원해주겠다"고 했고, 김 행장은 더는 반대할 수 없었다. 이날 오후 하나은행 홍보실은 짧은 보도자료를 냈다.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은 6월28일 오후 각 본부부서장과 실무진에 충청은행 인수작업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1998년 6월28일 오후 4시. 하나은행 홍보실' 하나은행 통합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하나은행은 보도자료 발표 다음 날인 6월29일 월요일 충청은행을 인수했고 1999년 보람은행과 합병했으며 2002년 5대 시중은행이었던 서울은행과 통합했다. 그리고 2012년엔 통합을 전제로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1991년 은행
솔직히 말하겠다. 난 어제 저녁 남몰래 울었다. 눈물은 참을 겨를도 주지 않고 주르륵 흘렀다. 천사를 닮은 한 여학생 때문이었다. 난 이 학생을 만난 적도 없다. 경기도 여주에 사는 중학교 1학년생 이윤주양. 윤주 양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3일째 단식 중이던 김영오씨를 찾아갔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로 우리 곁을 떠난 유민이의 아빠다. 해맑은 미소를 갖고 있는 윤주 양은 스케치북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김 씨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줬다. 영화 '러브 액추얼리(Love Actually)'에 등장했던 그 유명한 장면의 의사 소통 방식으로 말이다. "아저씨, 제 글을 읽어주세요. 어제 뉴스에서 홀로 외롭게 싸우시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저씨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벌써 110일이 넘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끔찍한 사실이 저는 무섭습니다. 저는 아저씨 편입니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은 무서운 나라, 잔인한 나라가 아니었으
국토교통부는 결국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고 한다. 진실을 확인하고 알리기보다 '논란'의 소용돌이에서 어떻게든 빠져나오려는 계산이 앞선 듯하다.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한남동) '한남더힐' 얘기다. 국토부가 '한남더힐' 감정평가에 참여한 평가사들과 함께 소속 평가법인들의 징계를 사실상 결정한 것은 서둘러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마저 엿보인다. 한국감정원이 수행한 타당성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란 점에서 이 같은 국토부의 판단과 일처리 계획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너무 많다. 실제 감정원이 국토부 의뢰를 받아 진행한 타당성조사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타당성조사 진행과정에서 내부규정을 어긴 점들이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우선 타당성조사 심의위원회 구성부터 감정원은 규정을 위반했다. 조사가 진행된 지난 5월 당시 감정원 내규에는 심의위원회를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 1명을 포함한 13명 이내로 구성토록 돼 있었다. 하지만 감정원은 내규와 다르게
얼마전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발표가 예정돼 있던 때라 자연스럽게 장관 하마평으로 화제가 옮겨졌다. 한 공무원은 '구관이 명관'이라며 관료출신 옹호론을 폈다. 해당 부처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커 부처업무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요지였다. 아는 게 많아 직원들은 힘들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보탰다. 다른 참석자는 ‘학계출신’을 선호했다. 일은 공무원들이 하는 만큼 '얼굴마담'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그는 "학계에서 오다보니 관료사회를 몰라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소속 직원들이 잘 모시는 만큼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정치인 출신'을 꼽았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힘'이 실리는 만큼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국회나 시민단체의 '압력'이 있을 때 공무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관료나 학계출신을 주장했던 이들도 '병풍이 될 수 있다'는 대목에서 모두 꼬리를 내렸다. 아닌게
많은 화제를 뿌린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평소 축구에 큰 관심이 없었던 내가 이번 월드컵으로 새롭게 기억하게 된 이름이 있는데 바로 ‘네이마르’다. 브라질에선 제2의 펠레로 오래전부터 주목을 받았다지만, 8강전에서 안타까운 부상을 당했을 때만 해도 나에게 네이마르는 수많은 축구스타의 이름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 이름을 단단히 기억하게 된 건 브라질이 7대 1이란 충격적인 점수로 지는 것을 보고 나서였다. 한 선수의 공백이 팀을 이렇게 망가뜨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고 할까. 네이마르 부상의 원인이 된 수니가는 물론, 경기의 주심까지 브라질 축구팀을 망친 공적이 되어 살벌한 보복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데 과연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부상만 없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 네이마르 한 사람의 존재에 좌우되는 팀은 과연 위대한 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독일의 우승을 두고 ‘팀보다 우수한 선수는 없다’는 축구계의 명언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개인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도 벌써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이 기간은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선 대통령이 가강 강력한 권력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핵심 정책의 성패는 사실 이때 갈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기간에 정부가 출범 초기 의욕적으로 제시한 많은 정책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갔다. 그중 가장 안타까운 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 대선기간부터 경제살리기의 핵심정책으로 내놓은 '창조경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정부부처에서 발표하는 주요 정책에는 '창조'라는 단어가 필수어처럼 사용됐다. 그랬던 창조경제가 지금은 어디 갔을까. 창조경제의 대표기업 중 하나로 꼽힌 중견기업 골프존의 사례에서 단서를 찾아보자. 골프존은 창업 14년 만인 지난해 기준 매출 3651억원의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눈부신 성장의 비결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 IT와 골프를 접목해서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산업과 더 나아가 문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2012년 기준 스
벌써 20년이 됐다. 완벽한 미소를 가진 브래드 피트가 팔팔한 숫컷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뭇 여성들을 유혹하던 때였다. 당시 그가 출연한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세븐’이다. 감독이 데이비드 린치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영화의 말세기적 음울함이란 밤새 악몽에 시달리다 죽은 시체의 얼굴과 닮았다. 영화는 카톨릭이 말하는 인간의 7가지 죄악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탐식, 탐욕, 음란, 나태, 교만, 시기, 분노. 중세에 기준이 세워진 이 죄악들을 지금의 인간 사회에 그대로 대입해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인간은 어지간해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역사를 통해 배운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길게 보면 돌도 도는 도돌이표 수준이다. 어쩌면 인간은 더 탐욕스러워지고, 음란해졌으며, 나태해졌고, 교만해졌다. 국내에서 올해 일어난 큰 사건, 사고만 봐도 그렇다. 세월호 참사,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재력가 청부 살해 사건 등등. 이 모든 게‘돈’만 밝힌 죄악의 결과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시기별로 인간
고시출신으로 중앙부처 1급까지 올라간 공무원이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고향 군수로 출마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믿을만한 친구를 찾아가 '컨설팅'을 받았다. 공천권을 가진 지역구 국회의원을 찾아갔다. 출마의사를 밝히고, 덕담이 오가고, 고향이야기로 분위기가 부드러워지자 묵직한 가방을 건넸다. 컨설팅을 통해 들은 '적정가격'은 3억원이었지만, 기왕 쓸 거 확실하게 5억원을 담았다. "평생 공무원을 해 온 제가 가진 게 얼마나 있겠습니까. 의원님이 좋은 일에 쓰실 걸로 알고 성의껏 준비했습니다" 미리 외워 온 대사를 읊었다. 갑자기 의원이 화를 버럭 냈다. "어이 비서관, 내 보내 이사람" '액수도 보지 않고 그 자리에서 거절하면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린 걸로 알라'던 컨설턴트의 말 대로였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출마 벽보를 붙이기도 전에" 5억이 사라졌다고 했다. 300개에 가까운 자연부락에 1명씩 핵심 운동원을 만들고, 생판 불
해외토픽에나 나올 만한 일이 지난달 26일 벌어졌다. 정부 4개 부처가 한 자리에 모여 하나의 사안을 두고 서로 딴소리를 해 국민을 당혹스럽게 한 '자동차 연비 검증' 발표 얘기다.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4개 부처의 합동브리핑에서 산업부는 재검증 차량의 연비에 대해 '적합' 판정을, 국토부는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국무조정실은 서로 다른 방법과 목소리를 미화해 '동네축구에서 아트사커로'라는 한가한 말로 '따로 국밥'인 각 부처의 행태를 포장했고, 기재부는 두 부처의 검사데이터가 이번에는 상당히 근접했다는 말로 '조율의 책임을 다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정부의 존재목적은 국민의 안녕이다. '정의론'(正義論)의 저자 존 롤즈는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어느 누구든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장과 선택을 하고 그것을 정의라고 포장한다. 그래서 각자에게는 '자신에게 맞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가 끝난 27일 오전 서울 영동대로에 마련된 무대 앞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거리청소를 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가 끝난 27일 오전 서울 영동대로에 마련된 무대 앞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거리청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