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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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라 애공이 공자의 제자 유약에게 물었다. “(어떤)해에 기근이 들어 쓸 것(재정)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겠소?” 유약이 대답했다. “어찌 10분의 1을 과세하는 제도(철법)를 하시지 않습니까?” 애공이 물었다. “10분의 2로도 나는 오히려 부족한데, 어떻게 철법을 쓰라는 것이오?“ 유약이 대답했다. “백성이 풍족하다면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시지 않겠습니까?. 백성이 부족하다면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시겠습니까?”(‘논어’ 제 12편 안연 중에서) 세금과 관련, 고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대목이다. 약 2500년의 시간이 흘렀건만 춘추전국시대나 지금이나 세금정책은 국정운영에 있어 가장 뜨겁고, 민감한 이슈다. 국가 입장에선 쓸 곳은 많은데 늘상 걷히는 것은 부족하고, 반면 국민 입장에선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이것저것 내야할 세금만 늘어간다. 어찌보면 세금은 국가 체제의 등장 이후 국가와 국민 간에 필연적으로 잉태된 ‘갈등’의 씨앗인 셈이다. 연초부터 세금 문제로 온
"충식아, 이 눔아. 맨날 이게 뭐여?" "예? 뭐요?" "엄니가 어제도 얘기 했잖여. 방 바닥에 밥풀 흘리지 말고, 밥 그릇에 밥알 남기지 말라고, 으이그. 쌀 한톨 만드는 데 농부들 손이 얼마나 가는 지 아는 겨, 모르는 기여…" "엄니 말이 맞어. 그런거 모르면 아무리 잘나도 사람대접 못받는 기여" 지금은 40대 중반이 되어버린 어릴 적 친구 충식이네 밥상 풍경은 늘 이랬다. 어머니의 잔소리가 '반찬'인 경우가 많았다. 그때가 초등학교 시절(당시에는 국민학교라 불렀다)이었으니 1970년대 후반쯤 됐다. 충식이네 만이 아니었다. 당시 우리 집에서도, 또 뒷집 익순이네 집에서도 다들 '밥알'에 대한 가르침이 매 끼마다 있었다. 그때의 기억은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있다. 그렇게 먼 시절의 얘기가 아니지만 요즘 10~20대에게는 이런 얘기가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스런 얘기)'일 수도 있겠다. 사는 게 뭔지, 가족끼리 한 밥상에서 머리를 맞대고 식사를 하는
우리나라 사람 치고 양치기 소년의 우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야기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은 단지 ‘심심해서’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로 소란을 일으킨다. 하지만 정작 늑대가 나타나자 소년의 거짓말에 몇 번 속은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늑대를 쫓아내러 나오지 않고, 양들을 모두 잃고 만다. 동화책 속 우화는 정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되지만,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면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양치기 소년의 말을 다시 믿자니 아이가 정직해졌다는 보장이 없다. 거짓말에 속아 헛걸음을 되풀이하는 것은 생각만해도 분통터지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냥 무시할 수만도 없다. 한 번의 불신으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양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머리 속으로 계산을 하며 우왕좌왕하느라 소년의 외침에 응하는 마을사람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정말로 늑대가 왔다면, "우리만 늑대 쫓아내느라 고생했다"며 불만을 터트리는 마을 사람이 생길 것이고, 그 반대라면 "우리만 또 속았다
내가 잘 아는 70대 어르신은 한때 서울 변두리 교회의 장로였다. 30년 전 개종한 이후 부인과 함께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에 가서 예배하고 십일조도 꼬박꼬박 내던 신심이 깊은 분이었다. 인생사 힘들 때면 성경과 기도에 의지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였다. 장로이다 보니 교회 안팎의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담임 목사의 말을 늘 따랐다. 그런데 1년 전 어느 날, 갑자기 교회를 뚝 ‘끊었다’. 이유를 묻기도 뭣해서 다른 지인들을 통해 알아 봤더니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교회 살림을 맡게 되면서 회계 장부를 살피다보니 교회 돈이 마치 목사 개인 돈처럼 쓰이는 걸 알게 됐다. 장로는 수차례 “이러면 안 된다”고 읍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목사 편에 있던 신도들이 장로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고, 끝내 장로는 교회를 떠나야 했다는 것이다. 최근에 만난 그는 ‘그래도 좀 참지 그랬냐’는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예수 믿는 사람이 어떻게 그걸 두고만 봤겠냐”고 했다. 사실 이 7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은 29세에 알프스를 넘어 로마군과 첫번째 대결을 한다. 그는 전투를 앞두고, 카르타고 병사들을 모아놓고 자식대까지 세금을 면제해주겠다고 선언했다. 대부분 속주출신 용병이었던 카르타고 병사들은 귀가 번쩍 뜨여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갔다. 조세감면은 용병도 춤추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이에 앞서 로마가 시칠리아를 장악하고, 카르타고가 지배하고 있던 지중해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역시 세금이 있었다. 로마는 교육 의료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속주민이라 할 지라도 세금을 면제해줬다. 질 좋은 인력을 공급하는데 필수적인 의료와 교육같은 분야는 사회가 치러야 할 필수 비용이기 때문에 세금을 물려선 안된다는 생각은 근대 조세체계 성립이전부터 뿌리 깊은 것이었다. 월급쟁이들이 한해 동안 낸 세금을 다시 계산해서 ‘필수 경비’에 대해 돌려받는 연말정산은 사회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세원칙이 깔려 있는 셈이다. 정부가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정책수단으로 가볍
둘이나 셋이 같은 편을 이뤄 상대팀과 번갈아 바둑을 두는 것을 ‘연기 바둑’이라고 한다. 바둑 실력이나 스타일이 제각각인데 어떻게 한 마음처럼 바둑을 둘 수 있을까? 하지만 그래서 이 연기 바둑은 더욱 박진감이 넘친다고 한다. 나와 한 팀인 다른 사람의 스타일을 부지불식간에 읽어내고 내 순서에서 그의 구상대로 돌을 놓아준다. 마찬가지로 내 의도를 같은 팀이 알아주길 바라며 한 수 한 수 전진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연기 바둑은 같은 편 둘이 전혀 다른 스타일을 고집해선 안되며, 특히 같은 팀인데도 각각 처음 두는 것처럼 바둑을 둬서는 백패 한다. 당장 내가 두고 싶은 한 수를 접고, 더 먼 수를 내다보고 이를 계획하는 것이 연기 바둑의 급소다. 이 연기 바둑의 불패 원리는 기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당장 눈앞의 영업이익률도 중요하지만 더 먼 미래의 성장동력을 앞서 챙기는 것은 절대 쉽게 봐선 안 된다.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은 3∼4년간 최고의 실적을 올릴 순 있지만 자신의 후
며칠 전 뉴스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청와대가 쓰레기통 하나 사는 데 90만 2000원을 줬다는 것이다. 9000원도, 9만원도 아니고 90만원이라니. 호두나무를 정성스레 깎아 만든 쓰레기통이라고 한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봤더니 가관이다. 비서실장이 쓰는 의자 하나는 무려 224만원을 주고 샀단다. 더 기가 막힌 건 장부에 이 물품들의 이름과 가격을 허위로 써놨다는 사실이다. 자기들이 봐도 좀 심하다고 판단했던지 싼값의 다른 물품을 산 것처럼 위장을 한 것이다. 그 어느 누구보다 정직하고 청렴해야 할 청와대 직원들이 이런 식으로 실정법을 어겼다니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물품목록정보법에 따르면 하나의 물품은 하나의 식별번호를 매겨야 하고 목록화되지 않은 물품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조달청장에게 목록화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해 요청해야 하는데 청와대는 그러지 않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아르바이트 종사자들이 받았던 평균 월급이 66만원이다. 청년 백수들이 갖가지 ‘갑질’수모를 당하며 한 달 동
너무도 허망하다. 토요일 오전에 찾아온 화마는 128명의 애꿎은 우리 이웃을 가해했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이들 중엔 꽃다운 3월의 예비신부도 포함돼 있었다. 황망함과 허무함 속에 망자의 사진도 걸려 있지 않은 빈소에선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웠고 조문객들은 음식에 손도 대지 않았다고 한다. 입이 닳도록 '위험한 모험'이라고 지적했지만 정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2009년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늘어나는 1~2인가구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곳에 신속하면서도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정책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각종 건설기준과 부대시설 등의 설치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했다. 청약통장 가입금을 기초로 한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연 2% 금리로 건설자금을 빌려줬다. 분양가상한제를 면제해줬고 소음기준 적용도 배제했다. 아파트의 경우 6m인 건물간 간격을 도시형생활주택은 1m로 낮춰줬다. 300가구 미만 아파트는 6m 이상 진입도로를
한국씨티은행 박진회 행장은 은행에 몸담은 지난 30년간 딱 한 해만 '갑'의 위치에 있었다고 말한다. 일부러 '갑'이 되려한 게 아니라, 그 해만큼은 금액불문, 기간불문, 이자불문 3불(不)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어쩔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자금난에 내몰렸던 이 해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경제가 마지막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1994년이었다. 1994년은 지난해 복고풍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응사'(응답하라 1994)의 배경이 되었던 해이기도 하다. 경제성장률이 8%를 넘었고,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선에 도달했으며, 종합주가지수는 당시로선 사상 최고치인 1138선까지 상승했다. 외환위기에 빠져든 응칠(응답하라 1997) 시절이라면 몰라도, 외견상 호황을 구가하던 '응사'를 배경으로 기업들이 고비를 맞았다는 게 언듯 이해가 되지 않는다. 1994년 연말엔 하루짜리 콜금리가 법정 상한선인 25%까지 치솟았다. 한국통신 주식 입찰과 중소기업은행 주식 공모를 위한
"새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아 공무원 사회의 구태의연한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능력 위주의 인사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 이해해 달라"(2014년 1월, 정홍원 총리) 꼭 1년 전 이맘때 였다. 다들 한 해의 희망을 이야기 하며 힘찬 출발을 다짐할 때 관가(官街)는 정반대로 얼어 붙고 있었다. 갑자기 불어닥친 총리실발(發) '인사한파' 때문으로 당시 총리실 1급 10명 전원이 사표를 요구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종청사는 물론 공직사회 전체가 패닉상태에 빠졌 들었다. 정부 부처를 총괄하는 총리실의 대규모 물갈이를 시작으로, 다른 경제·사회부처에서도 국·실장급 간부들에 대한 사직서 요구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면서다. 곳곳에서 "국정운영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면서 고작 생각해 낸게 구태를 답습하는 거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공무원들도 크게 동요했다. 관가에서는 당시 총리실 1급들의 사표제출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교감 속에서 이루어
미국의 소설가 캐서린 라이언은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란 소설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의 제목은 당신이 받은 걸 다른 사람에게 갚으라는 뜻이다. 자신이 받은 도움이나 은혜를 바로 베푼 사람에게 되갚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는 선행의 씨앗인 셈이다.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져 더 유명해졌는데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란 제목으로 개봉됐다. 주인공 소년은 학교에서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과제를 받고 고민하다 일종의 선행릴레이를 생각해낸다. 다른 사람이 직접 하지 못하는 일을 해 주고, 이를 다른 3명에게 같은 방법으로 갚으라고 하는 것. 아이의 작은 선행은 점점 마을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소설이 출간되자마자 많은 화제를 낳았고 줄거리에 감동받은 사람들은 소설과 같은 이름의 재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최근 미국 경제가 이머징 시장 못지 않은 깜짝 성장을 해 세계를 놀라게
영화 '인터스텔라'로 더 알려지게 된 '중력'과 '시간'과의 상관관계는 그저 우주에서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물리학에서는 중력의 차이에 따라 시간의 완급이 정해진다고 합니다. 가령 지구상에서의 시간은 인공위성에서의 시간보다 빠르게 흐릅니다. 지구 표면의 중력이 우주 공간속 인공위성에서의 중력보다 크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인간에게 있어 시간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흘러갑니다. 월요일 아침 교장 선생님의 훈화를 듣는 시간과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를 보는 시간이 똑같을 수는 없지요. 지루하고 슬픈 시간은, 즐겁고 기쁜 시간보다 상대적으로 느리게 갑니다. 저는 그 힘을 우주적 중력과 분리해 '제2의 중력'이라 부릅니다. 2014년도 이제 일주일이란 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적확하게 맞아 떨어질 정도로 대형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한 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추악한 괴물들이 한꺼번에 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