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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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21일(각 현지시간) 미군이 이란의 3개 핵 시설을 공격했다. 지하 깊숙이 있는 시설도 파괴할 수 있다는 벙커버스터가 동원됐다. 대화 가능성을 띄우다 갑자기 공습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으로 이란의 핵 야망을 꺾었다고 자평했다. 미국 의회에선 승인 없이 대통령이 전쟁 행위를 해 위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다른 나라에 무력을 쓴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반면 백악관 측은 이란의 핵 위협이 임박해 예외적인 상황이었으며,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이 결단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란의 핵 개발 문제는 국제사회의 비판 대상인 게 사실이다. 미군은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는 능력을 보여주며 특정 목표에만 집중했다는 나름의 명분을 쌓았다. 이틀 뒤인 23일, 충돌하던 이스라엘과 이란은 휴전을 선언했다. 미국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미국 상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대이란 군사 행동 이전에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제출됐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훌륭하게 잘 처리했어요. ", "대단하십니다. " 생중계된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선 이재명 대통령에게서 이런 칭찬을 받은 공무원들이 이어졌다. '일잘러 대통령'의 디테일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각종 숏츠로 유통되며 국민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대통령의 공개 칭찬으로 유명해진 공무원으로 금융위원회 권대영 부위원장을 빼놓을 수 없다. 원조라고 해도 될만큼 그는 새 정부 출범 한달도 안된 7월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 대통령의 '샤라웃'을 받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 분이 부동산 대출 제한 조치를 만들어낸 분"라고 소개해 참석자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9월 국무회의에서도 '폐업 자영업자들의 대출 장기 분할 상환 조치'로 또 한번 칭찬을 들었다. 대통령은 이후에도 여러차례 권 부위원장을 비롯해 금융위에 "요즘 열일하더라",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사실 대통령의 "잘 하셨다"는 칭찬 앞에는 한 단어가 생략돼 있다. '관치(官治)'다. 칭찬받은 금융당국의 조치들은 대부분 관치였다.
한국 바이오산업이 성공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기업들이 직접 증명하고 있다. K바이오의 발전 과정은 원시생명체에서 지구의 주인이 된 인류의 진화과정과도 닮아있다. 불모지에서 시작한 K바이오 산업은 이제 글로벌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K바이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의 개발과 생산에서 자체 신약개발로 발전하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이런 발전과 진화는 각 기업들이 단·중·장기 계획에 맞춰 치밀하게 계획하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들에도 기민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K바이오의 성공적 진화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보면 알 수 있다. 두 회사는 K바이오라는 생태계를 함께 일구고 있다. 지금까지 성공전략은 다르지만 바이오의약품 제조에서 시작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혁신신약(First-in-Class) 개발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은 공통점으로 볼 수 있다. K바이오의 진화의 첫 단추는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라 할 수 있다.
서울 남대문로에 있는 한국은행 통합별관 로비에 들어서면 '물가안정'이라는 한글 휘호가 눈에 들어온다. 서예가 김기승의 작품으로 1998년 2월부터 이 건물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 휘호는 중앙은행 독립을 상징한다. 이전까지는 '通貨價値(통화가치)의 安定(안정)'이라는 국한문 혼용 휘호가 걸려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작품이었다. 5·16 이후 군사정권 시절 통화신용정책은 정부의 권한이었다. 금융통화위원장도 재무부장관이 겸임했다. 한은은 '재무부 남대문 출장소'라는 조롱을 감수해야 했다. 한은이 독자적인 통화신용정책을 펼 수 있게 된 것은 외환이기 이후다. 1997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다. 한은 설립목적은 '통화가치의 안정'에서 '물가안정'으로 바뀌었고, 한은 휘호도 군사정권 잔재를 지웠다. 한국은행법은 한은이 통화신용정책을 중립적으로 수립해 자율적으로 집행하게 보장한다.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고려는 물가안정을 해치지 않은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AI(인공지능)·딥테크(첨단기술) 중심으로 기술 대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첨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진다. 이 경쟁의 최전선엔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벤처·스타트업이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이 유망 벤처·스타트업 육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등 국가역량을 총동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벤처 4대강국 도약 종합대책'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이번 대책은 개별 분야나 단편적 과제를 보완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기술·지역·인재·자본 등 창업 및 벤처투자 생태계 전반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동안 업계가 요구한 대책도 다수 반영됐다. 특히 단순 지원을 넘어 벤처·스타트업의 성장경로를 국가전략 차원에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벤처·스타트업을 국가 성장전략의 중심에 두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벤처·스타트업의 R&D(연구·개발)와 실증에 정부가 확보할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전략적 배분, AI·딥테크 스타트업에 기업당 최대 1000억원 규모의 단계별 투자·보증을 지원하는 '차세대 유니콘 발굴·육성프로젝트' 추진,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대규모 후속투자와 금융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AI(인공지능) 수혜주인 오라클과 브로드컴이 지난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며 기술주 전반이 흔들렸다.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인 오라클은 자본지출 규모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점이, 맞춤형 AI칩 개발회사인 브로드컴은 AI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 증가로 매출액총이익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BCA 리서치에 따르면 대규모 AI 투자로 인해 올 상반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기술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 4%로 닷컴 버블 때만큼 높아졌다. 문제는 이 같은 막대한 투자가 기업들의 이익률을 낮추고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대규모 부채 조달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는 자본지출 규모가 올해 3500억달러, 내년에는 4000억달러를 훌쩍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이후 감가상각비 증가로 이어져 순이익을 압박하게 된다.
# "대기업은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본업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금산분리 완화를 '최후의 카드'로 규정했다. "수십 년, 서구에서는 100년 된 규제를 몇 개 회사의 민원" 때문에 바꿀 수 없다고도 했다. 제도의 항구성과 일관성을 강조하며 원칙의 수호자를 자임한다. '필요하다면 금융시장을 활용할 수도 있다'며 슬쩍 대안을 제시하지만 규제 완화는 불가하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한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본업'은 한 번 정해지면 영원히 고정되는 개념인가. 그렇지 않다. 기업의 주력 사업은 기술 변화와 시장 수요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컨대 이번 민원의 주역으로 지목되는 그룹은 1980년대 정유회사였다. 이후 통신업을 본업으로 삼았다가 지금은 반도체가 몸체다. 2차 전지, 바이오 등도 미래 사업으로 키운다. 이런 진화를 위해 지주사는 투자회사 성격을 강화해 왔다. 게다가 AI(인공지능) 시대는 기업 전략의 판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올해 K컬처 최대의 히트상품으로는 단연 지난 6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꼽힌다. 소니픽처스애니메이션이 제작하고 글로벌OTT 넷플릭스가 제공한 케데헌은 2025년 미국 구글 검색어 순위 2위에 올랐고 영화 부문과 출연자 부문 검색 순위에선 1위를 차지했다. 또 넷플릭스의 모든 오리지널시리즈 중 최다 조회수를 기록했고 지난달엔 골든 등 '케데헌' OST 5곡이 미국 빌보드 '핫100'에 동시 진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행사 특별연설에서 "(케테헌에서는) 아이돌과 팬들이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하기 위해 강력하게 연대한다. 연대와 협력이 우리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케데헌'은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으로 이뤄진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를 물리치고 노래로 세상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이처럼 케데헌은 K팝과 K무속을 결합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국 출신 제작진과 가수 등이 투입돼 만든 영화긴 하지만 순수한 K컨텐츠라고 부르기엔 뭔가 찜찜한 구석이 남는다.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을 것임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문구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로마 장군이 개선 행진을 할 때 뒤에 선 노예가 '메멘토 모리'를 외쳤다고 전해진다. 영광을 누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경고였다. 일생의 좌우명을 '메멘토 모리'로 삼았던 고 이어령 선생(1933~2022)은 자신의 시 '메멘토 모리'에서 인간의 운명을 이같이 노래했다. 목숨은 태어날 때부터 / 죽음의 기저귀를 차고 나온다 / 아무리 부드러운 포대기로 감싸도 /수의의 까칠한 촉감은 감출 수 없어 / 잠투정을 하는 아이의 이유를 아는가 # 죽음은 가까이에 있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저서 '노년에 관하여'에서 '잠만큼 죽음에 가까운 것은 없다'고 했다. 또 죽음은 인간 모두가 똑같이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다 하더라도 자신이 저녁 때까지 살아 있으리라고 확신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가르쳤다.
"어떻게 구한 세상인데, 죽은 자들이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살 만큼 살았으니 나를 총으로 쏘고 넘어가라. " "이제 우리는 다 늙은이고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만약에 발포하는 상황이 오면 우리 노인들이 가장 앞줄에 섭시다. " "국회에 가지 않는 것이 더 무서웠다. "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나갔다. " 지난해 12월3일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시민들 수천명이 모였다. 택시기사들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국회 앞으로 택시를 모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계엄이 선포된 지 불과 몇 십분만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하늘에는 헬기가 떴다. 국회 담장을 계엄군이 넘었다. 실탄은 없었다고 하지만 겉보기에는 무장한 모습이었다. 장갑차와 황토색 군차량도 눈에 띄었다. 과거 계엄을 경험한 이들에겐 언제 총소리가 들려도 이상하지 않은 밤이었다. 시민들은 맨몸이었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이름 모를 수많은 시민들이 그날 민주주의를 지켰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다'는 기억이 또 하나 생긴 날이었다.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홈플러스 사태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6일 마감된 공개 매각 본입찰 결과 1차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2개 업체마저 발을 빼면서 5개월간 추진해온 M&A(인수합병)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앞서 인공지능(AI) 업체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재무 상태나 산업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실제 M&A 성사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오히려 유력 인수후보를 위한 시간 끌기용 입찰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홈플러스를 둘러싼 외부 상황도 녹록치 않았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통제 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일부 또는 전부 직무정지(영업정지)가 포함된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RCPS(상환전환우선주) 조건 변경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이익 훼손 가능성이 제기된 사안 등도 검찰 수사가 병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금융권 CEO 인사는 예상 외의 연속이다. 8월 전직 관료들과 정치인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던 금융감독원장에 '이찬진'이란 이름이 호명된게 시작이었다. 이찬진 원장은 금융권 경력이 전무한 변호사 출신이다. 한달 뒤에는 산업은행 회장에 예상치 못한 이름이 튀어 나왔다. 2019년 산업은행을 떠난 박상진 전 산업은행 준법감시인이었다. 그는 '산업은행 설립 이래 첫 내부 출신 CEO'란 타이틀을 달고 여의도로 돌아왔다. 11월에는 수출입은행장에 황기연 상임이사가 임명됐다. 이찬진 원장, 박상진 회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의 인연이라도 있었지만 황 행장은 그마저도 찾기 힘든 발탁 인사였다. 황 행장은 전임 윤희성 행장에 이어 2연속 내부 출신 행장 시대를 열었다. 앞서 국무조정실장, 국가데이터처장(옛 통계청장), 관세청장, 조달청장에도 내부 출신이 임명됐다. 이어진 산은, 수은 인사는 '공무원 출신 배제, 내부 출신 중용'이란 인사 기조를 확실히 보여줬다. 대부분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가던 자리였던만큼 새 정부의 '기재부 패싱'에 따른 결과일 뿐일 수 있지만 아무튼 새로운 선례를 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