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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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찾은 제주도는 봄비가 내려 포근한 기운이 감돌았다. 공항 주변에서 듬성듬성 핀 들꽃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예년보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은 이미 제주에는 떠나고 없었다. 제주에 성큼 다가온 것은 봄기운만은 아니다.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인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를 만들겠다는 계획과 맞물려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에너지신산업의 태동이 섬 전체에서 번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2020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기후체제인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이 채택되며 탄소 감축은 범지구적 문제로 떠올랐다. 제주는 단순히 협정을 이행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모델이 될 '테스트베드'(Test Bed)를 자처하고 나선 상황이다. 올해로 벌써 3회째를 맞는 전기자동차엑스포와 가파도에 구축된 에너지자립섬은 제주의 에너지신산업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원희룡 제주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 도심 지우광백화점 1층. '시슬리', '라프레리', '샤넬' 등 세계적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사이에 친숙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자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LG생활건강 '후' 등이다. 평일 낮인데도 매장에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상담받는 소비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설화수 매장에서 만난 쇼우팅씨(31)는 "원래 '에스티로더'를 썼는데 지난해 '설화수'로 갈아탔다"며 "한국 한방화장품이 피부에 좋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지만 직접 써보니 그 매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설화수를 쓴 뒤 피부톤이 밝아지고 탄력도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중국 백화점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역시 경기침체로 수입화장품 매출이 주춤하지만 '후', '설화수'는 예외다.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대도시 100대 백화점 1층에 대부분 입점해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랑콤', '에스티로더' 등 중국 VIP 고객을 장악해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 중국 상하이 한복판에서 익숙한 한국어 인사말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지상 3층, 822㎡(약 250평)로 중국에서 단일 화장품 브랜드 매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이곳은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한다. 하루 평균 1500명, 주말에는 3000명 이상이 방문하는데 매장 직원 수만 60여 명에 달한다. 매장에서 만난 메이메이(27)씨는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고 화장품도 한국 제품만 쓴다"며 "이니스프리 등 한국 화장품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라고 말했다. 중국이 지난해부터 수입화장품 위생허가 규정을 강화하고 보따리상(따이공)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현지 'K뷰티'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중국 정부의 내수기업 육성 정책으로 화장품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도 현지 취재결과 다소 과장된 해석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등 중국에 법인·공장을 설립했거나 위생허
'고급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과 베스트셀링 세단보다 더 중요한 차.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을 가장 정확히 담은 차' 일본 완성차업체 닛산에선 '전기자동차'를 지칭하는 수식어이다. 닛산 요코하마 본사와 전기차 생산기지인 오파마공장은 전기차에 대한 닛산의 의지가 집약된 곳이다. 닛산은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는 현실 속에서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는 자부심을 넘어 새 도전에 나서고 있다. ◇세계 첫 양산 넘어 '전기차 사회' 꿈꾸는 닛산.."70년 노하우, 20억km 주행데이터 강점" 요코하마 역과 도보로 이어지는 닛산 글로벌 본사의 1층 갤러리에는 닛산과 인피니티의 대표 차량들이 전시돼 있다. 자유롭게 시민들이 오갈 수 있는 이 곳 입구에서부터 전기차들이 배치돼 있었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의 플래그십 세단 '푸가'(해외명 Q70)와 대표 세단 '스카이라인'(해외명 Q50)보다 더 눈에 띄게 부각된 전기차들. 한국으로 따지면 현대자동차
대만인의 빛 사랑은 유별나다. 도시 전역에서 새 건물보다는 낡고 오래된 건물을 마주치기가 쉬운 이곳은, 밤만 되면 세상 어느 곳보다 화려한 곳으로 변모한다. 잿빛으로 낡아가는 도시의 모습을 가리고 싶은 마음일까. 밤만 되면 골목마다 홍등이 켜지고 노랗고 파란 간판도 불을 밝힌다. 대만에서 가장 큰 두 개의 축제도 모두 빛에 관한 축제다. 하나는 강 위에서 소원을 적은 등불을 날리는 '천등축제'고 다른 하나는 매년 정월대보름인 음력 1월 15에 시작되는 '등불축제'다. 지난달 22일 시작해 지난 6일 폐막한 '타오위안 등불축제'는 대만 인구 2300만 명 전부에 가까운 2026만 명이 다녀갔다. 대만인이 좋아하는 등불과 야시장이 한 곳에 폐막식이었던 6일 오후 4시. 아직 어둠이 내리지 않았지만 축제장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의 약 3배 면적인, 35ha 부지 곳곳에 설치된 등불 조형물들이 관람객을 반겼다.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손을 꼭 잡은 연인 등 수많
현대백화점이 서울 동대문 옛 거평프레야 자리에 도심형 아울렛 2호점,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을 선보인다. 패션 위주로 구성된 기존 아울렛들과 달리, F&B매장과 체험형 라이프스타일몰을 구성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2017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서울 대표 아울렛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10일 찾은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봄을 맞아 꽃모종 심기가 한창인 넓은 광장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자 현대백화점 특유의 큼직큼직한 매장 구성이 눈에 들어왔다. 영업면적 3만7663㎡(1만1413평)에 지하 6층~지상9층 규모로 들어선 현대시티아울렛은 3~8층은 패션 아울렛으로 지하 1층~2층은 체험형 라이프스타일몰로 꾸몄다. 2층 전체는 리빙전문관으로 구성했고 1층은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과 '타임', '마인', '시스템' 등 한섬 인기브랜드로 꾸며진 한섬관이 위치했다. 노희석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판매기획팀장은 "한섬아울렛을 따로 만든 것은 이곳이 처음
"15억!" "15억 나왔습니다. 더 없습니까?" "..." "더 없습니까? 아, 지금 15억 2000만원 나왔습니다." K옥션의 올해 첫 메이저경매인 봄경매가 진행 중인 지난 9일 오후 6시 서울 신사동 경매장. 12억6000만원으로 시작한 천경자 '정원'은 2000만원씩 빠르게 입찰가가 올라갔다. 15억원 쯤에서 마무리되는 듯하던 경합은 정적을 깨고 다시 이어졌다. 거의 두 명의 현장 입찰자 간 대결 구도였다. 가격이 16억원을 넘자 경매장 곳곳에서 탄식이 나왔다. 최종 낙찰가는 17억원. 20회 가량 이어진 결과였다. 7년 만에 천 화백 작품의 최고가 기록이 나왔다. 기존 천 화백의 최고가 작품은 2009년 K옥션에서 팔린 '초원Ⅱ'로 낙찰가는 12억원이었다. "천경자(1924~2015년) 화백 작품이 사상 최고가를 달성한 것은 현장에서 빚어진 거센 경합에 힘입은 것이다." 현장을 지키던 이상규 K옥션 대표의 평가다. ◇'정원' 9년 남짓한 시간 동안 가격 48% 급등 '정원
"공장 내부가 정돈되니 작업 안전도와 생산성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지난 3일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로에 위치한 철강 코일 가공업체 연산메탈. 화전산단로에 들어서자 르노삼성 공장이 보이고 바로 옆에 작지만 깔끔한 연산메탈 공장과 사무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안재혁(43) 연산메탈 사장은 "포스코의 중소협력업체 상생 프로그램 QSS+를 도입한 후 공장 안팎이 정리되고 깨끗해졌다"며 "고객사가 보는 눈이 달라지고 주문량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연산메탈은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 중국 업체 등 철강사에서 코일을 공급받아 냉연강판, 산세강판(PO), 전기아연도금강판(EGI), 열연용융아연도금강판(HGI), 합금화아연도금강판(GA), 아연알루미늄도금강판(GL) 등 각종 강판들을 고객사 스펙 요구에 맞게 가공해낸다. 가령 냉연강판은 두께 0.2~3.2mm 사이에서 고객사 스펙에 맞도록 만들어내며 이는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 강구조물에 쓰이게 된다. 연산메탈은 지난해 11월부터 포스코와 손잡고
물 위로 쏟아지는 이른 봄 햇살이 제법 따갑다. 3일 찾아간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와나누마 저수지에는 햇볕에 반짝이는 패널이 가지런히 수면을 덮고 있었다. '수상 태양광' 발전 시설의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전기 배선 공사가 한창이다. 사이타마현 일대는 크고 작은 저수지가 많고 도로 접근성이 좋아 관동지방 수상 태양광 발전의 최고 입지로 꼽힌다. 수상 태양광은 수면의 냉각 효과와 물에 반사된 태양 빛이 다시 모이는 효과 등으로 지상 태양광에 비해 10%가량 효율이 좋다. 또 수면 임대료는 일반 토지보다 상대적으로 싸고 토지조성 비용도 들지 않는다. 신재생·스마트에너지 사업을 본격화하는 LS산전이 일본 수상 태양광 시장에 첫 작품을 선보인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여파 등으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활발하다. LS산전은 2011년 세계 최초로 수상 태양광 전용 모듈을 개발해 국내 합천댐에 태양광 설비를 구축했다. 수상 전용 모듈은 물에 직접 노출되는 만큼 인체에 해로운 납 성분
4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E3 안벽(진수한 배를 세워두고 마무리작업을 하는 공간)에 100여명이 모였다. 정성립 사장과 대우조선 임직원 외에도 프랑스 설계업체 테크닙 직원들, 말레이시아 국영 가스공사 페트로나스의 완 즐키플리 완 아리핀 회장 및 직원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됐다. 완 아리핀 회장 부인인 아주라 아흐마드 타주딘 여사가 새로 태어나는 선박의 '탯줄'을 자르는 의미를 담아 도끼로 밧줄을 내리쳤다. 아주라 여사는 이날 처음 선보이는 선박의 이름을 짓는 대모(代母) 역할을 맡았다. 밧줄이 끊기며 지상 33m 높이의 뱃머리 왼쪽에 새겨진 배 이름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 FLNG(Floating LNG,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PFLNG SATU'다. SATU는 말레이시아어로 '첫번째'를 의미한다. PFLNG SATU는 페트로나스가 보유하는 세계 최초 FLNG라는 의미를 담았다. 페트로나스 FLNG의 규모는 보는 이를 압도했다. 길이는
“오창공장에서 하루 쏘나타 하이브리드 1만대 분량의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병희 LG화학 오창1공장 생산팀장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GM, 르노, 현대기아차, 아우디 볼보 등 전세계 20여개 회사에 탑재될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일 찾은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1공장은 축구장 17배 이상 크기인 12만3000㎡의 면적에 지상 3층 2개동에 자리잡은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끝이 보이지 않게 일렬로 늘어선 생산라인이 5곳 있었다. 투명한 유리벽 속 자동화 설비는 A4용지 사이즈보다 작은 크기의 납작한 파우치에 배터리 셀들을 담고 있었다.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보니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총 20여명의 직원들이 재료교체나 품질 확인등의 업무를 한다. 생산라인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전 팀장은 “2009년 가동당시 850만셀을 생산했는데 지속적인 증설로 현재는 6
"향 앞에서 보자" 휴대폰이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1990년대 초반. 신촌 연세대 앞에서 누군가와의 약속을 잡아봤다면 한 번쯤 해봤을 말이다. "도착하면 카톡할게"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이다. 가게 앞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따라 흥얼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렘. 그 설렘이 이제 앨범 속 페이지가 된다. 1991년 6월부터 25년 가까이 신촌 연세로 한 켠을 지켜오던 '향음악사'가 문을 닫는다. 지난 4일 오후 4시반,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흐린 날씨 탓에 향음악사 앞은 더 어두워 보였다. 가게 뒤편 신촌 거리에선 개강파티와 신입생 환영회 준비가 한창인 것과 대조적이다. 5.5평 남짓한 가게 안에는 'ㄷ'자 모양의 CD장이 자리했고, 출입구 왼편 구석에 사람 한두명이 겨우 설 만한 카운터가 위치했다. 계산과 마일리지 적립 등을 위한 POS 단말기는 이곳이 2016년 서울에 존재함을 증명하는 몇 안 되는 물건이다. ◇'12일까지 재고 정리, 폐점' 소식에 이어지는 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