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머니투데이가 의견과 대안을 제시합니다.
총 189 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 7%(380원)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정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2. 7%를 웃도는 수준이다. 영세 소기업과 자영업자가 감당해야 할 인건비 부담이 물가상승 속도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것은 이들이 그만큼 한계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임금은 노동시장에서 매겨지는 '가격'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돼야 할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 복합 위기'와 내수 부진, 매출 감소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사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이 곧 고용 축소나 무인화·자동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심의에서도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 도입이 무산됐다. 지역마다 소득과 물가가 다르고 업종별로도 생산성과 경영 환경이 상이하다. 예컨대 숙박·음식점·농림어업 등 취약 업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30%를 상회해 제도와 현실의 괴리가 상당하다. 획일적인 인상률은 여건이 열악한 지역과 취약 업종에 더 큰 타격을 가해 K-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을 사회적 재분배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초과이익 분배' 주장이 기업의 혁신 역량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혼란만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산업통상부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나왔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변동성이 크고 투자실패 위험성이 큰 반도체 산업 특성상 초과이익은 미래 수익을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이같은 우려를 표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내몰린 우리 기업들이 불필요한 논쟁으로 자칫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기업의 성과는 사회 인프라가 뒷받침된 결과여서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게 현실이다.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특별목적세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하지만 기업 이익 분배와 정부의 재정 운용은 서로 다른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업은 이미 기본급과 성과급을 통해 근로자와 성과를 나누고 있으며, 정부와도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부담금을 통해 이익을 공유한다. 실제로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등으로 법인세 수입이 크게 늘면서 정부는 올해와 내년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각각 50조원, 100조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가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로 3%를 제시했다. 실질성장률 기준으로 3%대로 복귀하는건 5년만이다. 재정경제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반영해 이같은 예상을 내놓았다. 수치상 성적표가 개선된 것은 분명하지만 반도체 이외 부문에는 성장의 온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칩플레이션과 물가공포의 한복판에 놓여있다는 비판은 상기해야 한다. 실제로 반도체 외에는 기업실적이 부진하고 청년일자리 등 고용개선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수치로 확인된다. AI(인공지능) 도입 확대와 내수 부진 속에 5월 청년층 고용률은 43. 8%로 전년 대비 2. 4%포인트 하락하면서 2년 이상 내리막이다. K팝, K웨이브(한류)처럼 한국의 차별화된 성과를 상징하는 이니셜 K가 국내 계층간 격차가 알파벳 'K' 모양으로 벌어지는 K양극화 현상으로 연결되는 것도 뼈아프다. 우려스러운 것은 물가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 전망을 기존 2. 1%에서 2. 6%로 0. 5%포인트 높였다. 3%대에 이른 5 ~ 6월 소비자물가 상승이 국제유가 안정으로 상쇄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고용노동부 토론회에서 제조업체 이익이 일정 규모를 초과하면 특별목적세를 부과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제안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을 현실에 맞게 추진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특별세로 조성한 재원은 산업 내 연구개발(R&D) 투자, 청년 채용, 노동자 복지 향상 등에 사용한다. 토론회에서는 유사한 제도로 재건축 사업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도입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제시했다. 재초환은 재건축 이익이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10%에서 최대 50%까지 누진율을 적용해 부담금을 징수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은 임대주택 건설 등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한 사업에 활용한다. 재초환은 투기를 억제하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목적이 있지만 사업 수익성을 떨어뜨려 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기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을 부동산 개발이익과 같은 성격으로 간주해 환수하겠다는 발상은 기업 혁신의 성과를 투기성 이익과 동일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가 영구처분장 부지 선정을 위해 공모 신청만 해도 30억원의 '착수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갈등 조율과 주민 동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파격적인 행보다. 부지 선정의 최대 난제인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현실적이고도 혁신적인 방안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2030~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포화가 예상된다. 부지 공모는 2027년에 시작된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 있지 않다. 더욱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전력 집약적인 첨단 산단을 안착시키는데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한 고준위 방폐장 확충은 절대적인 전제조건이다. 경주는 과거 2005년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 당시 특별지원금 3000억 원과 한수원 본사 이전 등을 패키지로 제공받으며 자족도시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처분하는 고준위 방폐장은 중저준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층 더 높은 주민 수용성이 요구된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관련 총지출 규모를 800조원 플러스 알파(α),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같은 기업의 호황에 따른 반도체 세수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할 미래대응기금 설치를 철저히 준비하고 현금성 지원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교육교부금 등 지출구조조정 약속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을 논의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 사용처에 대해 "청년세대, 성장동력, 지방, 인재에 단년도 지출계획을 넘어 집중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성장동력 확충에 집중하고 1회성 투자에 그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방향은 옳다. 당정이 미래대응기금과 관련해 하반기 논의에 착수하고 정부 입법안을 추진키로 한 만큼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기금의 세부적인 사용처로는 미래 성장 동력 창출과 K자형 양극화 대응, 청년 주거와 일자리 지원 등이 꼽힌다. 5년간 150조 원 조성이 목표인 국민성장펀드도 사실상 반도체와 AI 투자가 골자인 만큼 미래대응기금과 충돌하거나 중복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례 없는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단 1호 팹(공장)의 가동 시점을 계획보다 2년 앞당긴 2029년 10월로 확정했다. 평택 P4 공장은 6개월 앞당겨 연내 가동하고 업황 부진으로 중단했던 평택 P5 공장의 본공사도 지난 4월 재개했다. 이재용 회장이 "지금은 세계 경제의 판이 흔들리는 승부의 시간"이라며 속도전을 강조한 데 따른 행보다.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나스닥에 상장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상장은 만성적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제값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확보한 약 40조 원의 실탄은 용인, 청주 등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생산확대를 꾀하는 지렛대가 된다. 두 회사가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은 속도가 곧 생존의 조건이자 지배력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직시해야 할 냉혹한 현실은 자본은 결국 기업에 가장 유리한 입지를 찾아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한다. 이에 앞서 이번 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공개토론회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토론회는 공급, 금융, 세제를 주제로 한다는 계획이지만 세금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X)에 부동산 토론회와 관련해 각 부처와 청와대 참모진이 주요 쟁점을 사전 공지하도록 지시하겠다면서 거래세와 보유세를 쟁점으로 들었다. 사실상 토론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를 8월 초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요식 행위로 치러서는 안 된다.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의견을 짜 맞추는 토론회는 시장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문제의 원인을 외면한 채 수요억제만을 해법으로 고집한다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할 뿐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안정과 주거비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73주 연속 상승했고 전세난과 월세 급등으로 서민의 주거비 부담은 커졌다.
상반기 K뷰티와 K푸드가 역대급 수출 신기록을 썼다. 반도체 일변도의 수출 구조 속에 일시적 트렌드를 넘어 수출 다변화를 위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한국의 라이프스타일과 식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며 국격을 높이는 문화적 영토 확장의 의미도 있다.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3% 급증한 70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질적인 변화도 두드러진다.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대신 미국 비중을 20. 7%로 늘려 핵심 시장으로 삼았다. 이런 성장에 주목한 국민연금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아모레퍼시픽, 달바글로벌 등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그만큼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K푸드의 글로벌 확산세도 눈부시다. 농식품과 농기자재 등을 아우르는 'K푸드+'의 상반기 수출액은 70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중동과 중남미 등 신흥국 수출도 급증했다. 특히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보다 27.
상반기 K뷰티와 K푸드가 역대급 수출 신기록을 썼다. 반도체 일변도의 수출 구조 속에 일시적 트렌드를 넘어 수출 다변화를 위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한국의 라이프스타일과 식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며 국격을 높이는 문화적 영토 확장의 의미도 있다.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3% 급증한 70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질적인 변화도 두드러진다.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대신 미국 비중을 20. 7%로 늘려 핵심 시장으로 삼았다. 이런 성장에 주목한 국민연금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아모레퍼시픽, 달바글로벌 등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그만큼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K푸드의 글로벌 확산세도 눈부시다. 농식품과 농기자재 등을 아우르는 'K푸드+'의 상반기 수출액은 70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중동과 중남미 등 신흥국 수출도 급증했다. 특히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보다 27.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와 집값 상승흐름을 의식해 부동산 돈줄을 더 조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0일부터 전국에서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한다. 기존 최대한도 6억에서 절반을 줄인 것으로 다른 은행들도 추가대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가계빚 증가세는 우려스럽지만 실수요자들과 주택구매를 예정했던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핀셋 대응이 필요하다. KB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최근 늘어난 부동산 거래량과 관련이 있다. 2월 2만2000만 가구 수준이던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5월 9일 종료) 영향으로 5월에 2만9000만 가구까지 늘었다. 구매계약에 따른 잔금 납부로 이어지는 추가대출 실행과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감안해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도 대출 규제를 받던 수도권·규제지역 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최대한도가 3억원으로 줄어든다. 이전 규제에 맞춰 자금 계획을 세워놨거나 입주를 예정했던 실수요자들은 갑작스러운 대출 한도 축소에 따른 충격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으로 기획처와 교육부가 교육교부금 개편을 두고 사상 첫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54년간 유지돼 온 국가 교육재정 개혁의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현행 제도는 내국세의 20. 79%를 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구조다. 인구팽창기였던 1972년 초·중등 교육의 안정적 재원 확보와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도입됐다. 당시 100만 명 선이던 출생아 수는 지난해 25만 명으로 급감했지만 교부금은 지난 10년새 77% 급증했다. 올해는 반도체 호황으로 8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반면 대학은 등록금 동결과 각종 규제로 재정 압박을 받아 왔다. 교수 등 연구 인력의 국외 유출 심화, 실험·실습비와 연구비 축소 등으로 AI와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인재 양성 역량이 저하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초·중등 세수 지정 비율을 줄이고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원 확대를 권고했을 정도다. 기획처는 전체 교육재정의 74%가 초·중·고에 쏠리고 대학·영유아·평생교육엔 26%만 집행되는 것을 바로잡고자 내국세 연동제 폐지를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