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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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위(환경노동위원회)가 이 정도인데 다른 국회 상임위원회는 어떻겠어요?" 지난해 10월 환노위 국정감사장에서 만난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태블릿PC를 손에 쥔 채 회의장 안팎 곳곳에 쌓인 서류 더미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국회가 '종이 없는 국감'을 치르겠다고 선언했지만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얘기였다. 당시 국회 복도는 '멀티탭의 지옥'이었다. 몇 없는 벽면 콘센트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멀티탭의 끝에 연결된 것은 프린터였다. 피감기관들이 답변 자료를 현장에서 출력할 수 있게 프린트들을 챙겨서 온 것이다. 문제는 대다수의 의원과 보좌진들은 출력물을 잘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자문서를 확인하는 것이 보편화돼서다. 태블릿PC 등을 들고 다니며 자료를 확인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진 상황에서 피감기관들은 여전히 '출력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종이 소비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전무하다. 국회와 피감기관 등이 각자의 예산으로 종이를 구입하
'김웨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당의 첫 원내사령탑을 맡게 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두고 지지자들이 붙인 애칭이다. 그의 이름인 '병기'가 무기(weapon)란 뜻의 단어와 음이 같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국가정보원 출신 이력에 단호한 어투, 강단 있는 면모가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별명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실제 김 원내대표의 스타일은 겉으로 보여지는 강한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김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생각보다 훨씬 정이 많다.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평소 의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당내에 이견이 발생할 때면 물 밑에서 조율하는 역할도 묵묵히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김 원내대표는 노련한 협상가이자 설득가이기도 하다. 그가 지난 21대 국회 당시 군 복무자를 예우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SNS(소셜미디어)에 썼던 진정성 담긴 글은 진영을 막론하고 공감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트
#1. "2개의 잘못이 하나의 옳음을 만들 순 없다." 큰 키에 부드러운 스윙을 가져 '빅이지'(Big Easy)란 애칭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프로 골퍼 어니 엘스. 그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 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엘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해 라마포사 대통령이 특별히 초대했다. 이날 정상회담 시작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 백인들의 피해 사례들을 거론하며 라마포사 대통령을 압박했다. 흑인들이 백인들을 상대로 '집단학살'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으며 백인 농장주들의 땅을 빼앗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남아공 내 심각한 흑백 갈등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남아공의 악명높은 인종분리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는 1994년 넬슨 만델라의 집권과 함께 공식적으로 종식됐다. 그러나 그 잔재와 그에 대한 흑
"아버지 간병비가 걱정이거든요. 그래서 대선 후보들의 간병비 지원 공약을 보고 투표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공약도 더 꼼꼼히 비교하게 됐습니다." 평소에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한 30대 주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혹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똑같다"고 하지만 설마 공약을 하나도 안 지키랴. 정치 무관심층이었던 주부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그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약이었다. 6·3 대선의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전통시장과 번화가로 나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 비상계엄 이후 차갑게 식은 경기를 거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20대 여성은 "정치가 우리 삶에 이렇게 영향을 주는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상인도 많았다. 20·30대 취업준비생에게 '누구를 지지하냐'고 물었을 때 그들의 정치 성향보다 빨리 알아챌 수 있었던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아도 어려운 때입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봤다. 민심도 다르지 않았다. 최근 2030 세대 심층 인터뷰나 PK(부울경)·충청·경기·서울 등 대선 승부처 르포를 통해 확인된 국민들의 첫번째 걱정은 '경제'였다. 초저성장 시대를 맞아 부모 세대보다 어렵게 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청년세대를 짓누르고 있었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는 유권자가 가장 많았던 이유다. 이에 못지 않게 국민들이 갈망하는 게 '국민통합'이다. "혐오를 이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지층만 보지 말고 전체 국민을 봐 달라"는 등의 바람이었다. 경제회복과 국민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과는 달리 세 차례의 대선 후보 TV 토론은 낯 뜨거운 상호 비방전으로 얼룩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2021년 1월 '게임스톱'(GME)이라는 주식이 미국 증시를 뒤흔들었다. 오프라인 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 주식을 헤지펀드가 공매도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반대로 주가를 끌어올려 맞선 사건이다. 빌린 주식을 매도한 뒤 실제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공매도는 전망이 어두운 종목으로 수익을 낼 때 쓰인다. 온라인 기반 구독서비스로 게임 산업의 중심이 옮겨가는 상황에서 게임스톱이 공매도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인터넷 게시판 포털서비스 '레딧'의 서브 레딧(게시판) 중 하나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WSB)에서 시작된 개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로 게임스톱 주가는 한때 500달러를 돌파했다. 하루에도 100달러를 넘나드는 주가 변동이 이어졌다. 주가가 급등하면 해당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는 쪽은 큰 손해를 본다. 결국 공매도를 주도했던 헤지펀드 '멜빈 캐피탈'은 파산에 이르렀고, 게임스톱 사건은 개인이 기관을 이긴 사례로
#'부득탐승'(不得貪勝). 당나라 시대 바둑의 고수 왕적신이 남긴 '위기십결'의 첫 번째 교훈이다. '승리를 지나치게 탐하면 이길 수 없다'는 뜻으로, 전체 판을 조망하며 겸손하고 신중하게 두라는 조언이다. 눈앞의 작은 이득에 집착하면 큰 그림을 놓치고 결국 더 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부득탐승'은 15세에 스승 조훈현 9단을 꺾고 세계 바둑 최강자 자리에 오른 이창호 9단의 자서전 제목이기도 하다. 바둑 계산의 신이란 뜻의 '산신(算神)'이란 칭호를 받은 그는 대부분의 대국에서 두텁고 침착하게 수를 두며 정확한 끝내기로 승리를 따냈다. 이 9단은 눈앞의 대마에 집착하지 않다고 한다. 눈앞의 작은 이득을 취하려다 전체 판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철저한 계산과 형세판단으로 종국의 승리를 추구한다. 반집으로 이기나 불계로 이기나 이기는 것은 똑같기 때문이다. 이렇듯 상대를 이기기 위한 치열한 수읽기와 유연한 양보, 때로는 돌을 버리고 손해를 감수하는 결단으
"선거에서 호감도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고무적이죠."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감도가 비호감도를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발표되자 캠프 관계자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대선 삼수생'인 이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은 대선 기간 국민 호감도를 높이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한 아이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하자 웃으며 "여기 안 계셔"라고 답하는가 하면 홍삼을 들고 온 한 시민에겐 "이것은 징역 5년"이란 자학개그로 웃음을 끌어냈다. 이 순간들은 기사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바닥 민심에 닿았다. 지지율이 현재 지표라면 호감도는 향후 후보의 지지층의 확장성을 가늠하는 미래 지표다. 호감도가 낮으면 추가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각 캠프 관계자들이 후보의 이미지 개선 전략을 밤 새워 준비하는 이유다. 이른바 '커피 원가 120원' 공방 역시 호감도를 둘러싼 싸움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발언
1951년생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 대선 후보 가운데 최고령이다. 1963년생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와는 12살, 1985년생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는 34살 차이가 난다. 그러나 김 후보와 함께 일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김 후보는 고루하지 않다.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김 후보는 누구보다도 청년 실무자들에게 많은 권한을 준다는 평가를 들었다. 김 후보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1990년생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을 발탁한 건 고령에 따른 오해와 불리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승부수다. 당 최초의 30대 비대위원장 선출은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진다. 더구나 한때 친이준석계로 분류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다. 보수진영에선 김용태 위원장이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걸고 있다. 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다. 또 다시 청년 정치인이 '얼굴마담'으로만 소모될 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 우선순위요? 중국이나 러시아, 핵확산도 아닌 기후변화였습니다. 트럼프는 명확합니다. 중국입니다."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지난달 3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2기의 안보정책 우선순위를 이같이 밝혔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유약하다고 비판하던 그가 유일하게 평가한 성과가 '한미일 협력 강화'였다. 윤석열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연대하는 외교·안보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복원이 이뤄졌다. 오랜 숙제였던 한미일 협력관계를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한미일의 결속은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이란 반작용을 불러왔다. '모든 작용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반작용이 존재한다'(뉴턴의 제3법칙)는 이치는 외교에도 작동한다.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나르시시즘'(지나친 자기애) '마키아벨리즘'(목표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실용주의)을 이른바 '어둠의 3요소'라고 한다. 이런 성향이 강한 정치인일수록 재선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게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리앤 텐 브린케 교수의 연구 결과다. 반면 이들의 법안 통과율은 '어둠의 3요소' 성향이 약한 의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정치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클라스의 2022년 저서 '권력의 심리학'에 실린 내용이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클라스는 "어둠의 3요소를 가진 이들은 사람들을 설득해 권력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는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어둠의 3요소' 성향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는 저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전반적으로 입법보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에 더 집중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제22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 5월30일부터 최근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지난 17일까지 처리된
"솔직히 이슈 선점하려고 내는 거죠, 뭐. 패션처럼 항상 유행하는 IT(정보기술) 키워드가 있잖아요. 지금은 그게 AI(인공지능)니까. " 최근 과학기술 분야 정치인과 만나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AI 산업을 키우겠다며 수백조원대 투자를 공약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AI의 복잡한 기반 기술은 몰라도 다들 챗GPT(Chat GPT)를 이용해 지브리 애니메이션풍으로 프로필 사진 한 번쯤은 만들어봤을 것이니, AI 분야에 대한 거액의 국가 지원 공약을 만드는 게 그리 어려웠겠느냐는 것이다. 최근 AI 관련 대선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기대감에 부응해 표심을 얻으려는 것일 뿐 내실은 부족한 공약이란 지적들이 나온다. 이름을 가리면 누구의 공약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천편일률적인데다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겠다면서 정작 자금은 어디서 어떻게 조달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