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들에게 최고의 음악을… 빛소리앙상블

어려운 이들에게 최고의 음악을… 빛소리앙상블

황국상 기자
2008.08.28 11:14

[2008당당한부자] 우광혁 교수와 함께 해온 앙상블 단원 면면

↑ 소외층을 찾아 클래식음악 공연을 선사하는 빛소리앙상블 단원들. 왼쪽부터 
송근재(바이올린), 이상열(바리톤), 윤계환(콘트라베이스), 이소연(피아노), 
우광혁 교수, 오성현(드럼), 이지호(피아노) 씨.
↑ 소외층을 찾아 클래식음악 공연을 선사하는 빛소리앙상블 단원들. 왼쪽부터 송근재(바이올린), 이상열(바리톤), 윤계환(콘트라베이스), 이소연(피아노), 우광혁 교수, 오성현(드럼), 이지호(피아노) 씨.

정신적·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이나 노인, 저소득층, 죄수 등 문화 소외층만 찾아서 14년째 공연을 해온 우광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곁에는 '빛소리앙상블'이라는 든든한 동지들이 버티고 있었다.

'오 솔레미오' '사공의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바리톤 이상열 씨는 그가 서울시립대 음대생이던 1996년부터 우 교수와 함께 했다. 군대를 마치고 복학한 당시는 우 교수가 시립대 강사였던 때.

30대 중반의 젊은 강사와 20대의 젊은이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권리가 있다'는 데 의기투합해, 12년째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소외된 이들 앞에서 멋진 공연을 펼쳐왔다.

현재 경기 과천 문원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재직 중인 이 씨는 학기 중에는 주말만, 방학 중에는 주중·주말할 것없이 우 교수와 공연장을 누빈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법한 12년 세월은, 한때 스승과 제자 사이였던 두 사람의 호칭을 '형님과 아우'로 바꿀 만큼 길었다. 지금껏 함께한 공연이 400번인지 500번인지 헷갈린단다. "아내와 자식들도 으레 '주말은 아빠가 공연가는 날'로 알고 있어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이 씨는 말한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인 윤계환 씨는, 6년 전 한 공연장에서 우연히 우 교수를 만나면서 나눔공연에 첫 발을 내디뎠다. 안정적인 리듬을 타는 연주 실력이 일품인 윤 씨에게 우 교수가 '우리 팀 와서 자선공연을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처음 제안해왔다고 한다.

처음엔 선뜻 동참하겠노라고 말하기 어려웠었다는 윤 씨는 1년 가까이 망설인 끝에 빛소리앙상블에 동참했다. 이후 우 교수와 함께 다닌 공연장만 해도 180군데가 넘는다.

윤 씨는 "그간 밥벌이로만 연주를 해왔었는데, 내 음악을 듣고 즐거워하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음악을 한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학생 때 우 교수를 만났다는 바이올린 주자 송근재 씨는 '말로만 주말부부'다. 서울에서 연주자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주말엔 우 교수를 따라 자선공연장을 돌아다닌다. 부산에서 그처럼 바이올린 연주자로 일하고 있는 아내가 그립다고 웃는다.

송 씨의 동갑내기 친구인 '드러머' 오성현 씨는 송 씨와 함께 앙상블의 분위기 메이커다. 공연에서 리듬을 잡듯, 무대 밖에서는 단원들의 기운을 북돋워주는 역할을 도맡는다.

피아니스트 이지호 씨는 신디사이저 연주자인 이소연 씨보다 나이는 한참 아래지만 앙상블에서는 한참(?) 선배다. 우 교수의 제자인 이소연 씨가 앙상블에 동참한 지 이제 2개월 밖에 안된 반면, 이지호 씨는 앙상블에서 2년을 이미 보냈다.

이들은 클래식 음악가들에 대한 편견을 몸소 털어내듯, 직접 전선을 어깨에 두르고 악기를 두어개씩 어깨에 짊어지고 전국 곳곳 공연장을 쏘다닌다. 전원을 연결하고 무대 기둥을 타고 올라가 조명을 달고, 악기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등 제반 작업 모두를 앙상블 단원들이 직접 한다.

무대설치 전용 스탭? 한푼이라도 아껴 더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줘야 하는 이들 앙상블 단원에게 사치다.

우광혁 교수는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도 싫은 소리 한 마디 하지 않는 단원들이 참 고맙단다. '약한 이들에게 최고의 음악을 선물하겠다'는 우 교수의 꿈은 이들 단원이 있어 가능하다는 것을 우 교수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