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유사소송 '고지의무위반' 어떤 판례 있나

키코 유사소송 '고지의무위반' 어떤 판례 있나

서동욱 기자
2009.01.07 10:20

국내외 유사 사건을 들여다보니....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이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계약 기업의 효력정지가처분을 받아들이면서 유사 사건에 대한 법원 판례가 주목받고 있다.

법원의 판결 경향은 판례에 못지않게 이번 재판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의 가처분 '인용' 사유는 '은행 측이 계약에 따른 위험성을 기업 측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이 사안은 키코계약 자체의 공정성 여부와 함께 본안 소송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6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고지 의무 위반'과 관련한 최근 판결은 지난해 9월 확정된 사건이 있다. 옵션 투자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중소업체 대표 김모씨가 투자자문사를 상대로 낸 소송.

이 사건은 KIKO 소송과 마찬가지로 투자전략의 위험성 자체보다는 은행들이 고객인 중소기업들에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했는지, 고객이 상품의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김씨는 2000년 6월 모 투자자문사와 옵션 일임계약을 맺고 10억5000만원을, 그해 7월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자산 30억원을 맡겼고 지속적인 수익이 나자 같은 해 12월 현금과 채권 120억원 상당을 추가로 입금했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가 발생, 거액의 손실이 발생하자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 역시 "투자자가 옵션거래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 손실을 업었다 해도 투자회사에 책임을 지울 수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반면 증권사 직원의 부당 권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도 여러 건 있다.

대법원은 2007년 4월과 2005년 5월에 내린 판결에서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투자를 권유해 손해가 발생했다면 증권사는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옵션상품을 권유해 손실을 입었을 경우 증권사가 70%의 배상책임이 있다는 하급심 판결이 있었다. 주식투자 경험이 부족한 고객에게 원금손실 위험이 큰 투자 상품을 권유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모 증권사의 VIP 고객이었던 최모씨는 2004년 2월 모 증권사 지점을 찾아가 투자상담을 받았고 지점정과 직원들은 옵션과 채권에 투자할 것을 권유, 최씨는 부인과 아들 명의로 옵션상품에 4억5천만원을, 채권형 상품에 3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2004년 5월 주가지수가 폭락하면서 최씨 등은 투자금 중 1억5천여만원을 손해 보게 됐고, 이에 증권사의 부당한 투자 권유로 손실을 봤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2006년 12월 "증권사 직원이 옵션 계좌를 개설토록 권유한 것은 부당권유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원고들의 상품에 대한 무지가 손해 발생의 원인이 된 만큼 최씨에게도 30%의 책임을 물렸다.

파생상품의 천국 미국에서 있었던 15년 전의 유사 사례는 지금도 회자되는 사건이다. 당시 세계 최대의 생활용품업체인 P&G가 뱅커스트러스트(BT)와 2억달러 규모의 이자율스왑계약을 체결하면서 빚어진 소송.

이자율스왑은 일정 기간 동안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주고받을 것을 약속하는 것으로 P&G는 BT로부터 연 5.30%의 고정이자를 지급받는 대신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 조건의 변동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긴축에 나서면서 장단기 금리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고 P&G가 BT에 지급해야 할 변동이자가 고정이자를 압도, P&G가 입은 손실액은 1억600만 달러에 달했다.

결국 P&G는 1994년 BT를 사기판매 협의로 고소했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끝에 양사는 P&G의 지급이자를 3500만 달러로 낮추는 선에서 합의했다. 태동 초기의 파생상품이 산업계와 금융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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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더리더 편집장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서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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