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에 열리는 2010남아공월드컵 한국-나이지리아 전을 앞두고 뜨거운 응원 열기 못지않게 직장인들의 '스코어 맞추기' 내기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5000원, 1만원을 단위로 하는 직장인들의 사내 '월드컵 토토'는 이제 월드컵 시즌에는 빠지지 않는 단골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삼성물산 사원 김기현(29)씨는 "그리스 전부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내기가 시작됐다"며 "5000원 씩 거는 경기로 판돈은 별로 크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동료들끼리 축구 얘기를 나누고 승패를 예측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특히 스코어를 예측하는 직장인들 각각의 유형도 다채롭다. 꼼꼼한 전력 분석과 한국팀이 속한 B조의 16강 진출 가능성 등을 계산하고 검토하는 '해설가형', 무조건 한국의 승리를 낙관하며 패배를 예측한 동료들을 비판하는 '애국자형'은 일반적인 모습이다.
오히려 한국의 패배에 돈을 걸고는 "한국이 이기면 이겨서 좋고, 져도 돈 따서 좋다"며 흐뭇해사는 '실속형', 막판까지 남의 눈치를 봐가며 가장 많은 사람이 찍는 곳을 따르는 '대세형', 누구도 찍지 않는 가장 높은 스코어에 걸고 싹쓸이를 노리는 '로또형'도 나왔다.
게다가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판돈이 더 커졌다. 지난 아르헨티나 전에서 한국팀이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점수인 1대 4로 대패함에 따라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판돈이 나이지리아전으로 이월된 탓이다.
직장인 서모(34)씨는 "1만원씩 내면서 재미로 시작했지만 두 게임의 판돈이 합쳐지니 거의 100만원에 가까운 돈이 모이면서 묘하게 설레는 기분"이라며 "동료들끼리 쉬는 시간에는 큰 돈을 따면 어디에다 쓸지 얘기하느라 사무실에 웃음꽃이 피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팀의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밤, 사내 '월드컵 토토'에서 작지만 흐뭇한 '대박'의 꿈을 꾸는 직장인들은 이래저래 뜬 눈으로 밤을 샐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