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천경찰서 경찰관들의 피의자 고문수사 의혹으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강력팀 경찰관들이 마약·절도사건 피의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범과 여죄를 캐내기 위해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으로 이번 사건은 수사기관의 '가혹수사' 관행이 사라졌다고 굳게 믿어온 이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경찰은 사건이 불거지자 일부 몰지각한 경찰관들의 행태일 뿐이라고 볼멘소리를 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비난 여론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경찰의 항변처럼 그동안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들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 '김근태 고문사건', '서울지검 피의자 구타사망 사건' 등 유사한 사례들을 겪으면서 인권유린 행위를 막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것은 사실이다.
수사기관들이 과거 '인권유린의 1번지'로 지적돼 온 밀실을 없애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인 점도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기억 속에서 잊혀 지기도 전에 인권유린 행위가 또 다시 발생했다는 점은 그간 추진해온 대책들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경찰은 공염불식의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사건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 조직 전체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2의 양천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건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이런 점에서 경찰은 이번 사건이 지나친 성과주의가 부른 예견된 일이었다는 조직 안팎의 분석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양천서 경찰관들의 인권유린 행위가 경찰이 성과주의를 시행한 직후에 발생했다는 점을 보면 성과주의가 무리한 가혹수사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금이라도 주변의 쓴 소리에 귀를 기울여 성과주의의 폐해를 진단하고 본질적인 문제점을 찾아 해결함으로써 또 다른 인권유린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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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들도 이번 사태를 이웃집 불구경하듯 보지 말고 인권유린 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집안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