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8·15 특사의 특징은 국민 대통합 도모와 경제 살리기로 요약된다. 집권 후반기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이 '원칙'보다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실리적 선택을 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특히 과거 정적이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를 특별 사면한 것은 정치적 화해와 국민적 화합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박연차 게이트'에 함께 연루됐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사면 대상에 포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13일 "우리 사회에 화해와 포용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국민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건평씨를 특별사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친박계의 좌장 격인 옛 친박연대 서청원 전 대표를 감형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소원한 관계였던 친박계를 포용하기 위한 화해의 제스처로 풀이된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사건에 연루된 인물을 배제하고 정치적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당초 서 전 대표를 사면 대상에 포함시키는 데 부정적이었으나 친박계의 지속적인 요구와 친박계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청와대 참모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대표가 심장질환을 앓고 있고 심한 폐쇄공포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여야 의원 254명이 탄원 서명를 낸 점도 감안됐다.
하지만 서 전 대표가 현 정부 임기 내 치러진 18대 총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범이어서 사면 원칙에 저촉된다는 점이 이 대통령을 막판까지 고심하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서 전 대표의 잔여 형기 중 절반 가량을 감형해주는 형식의 사면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18대 총선사범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되 지병으로 건강상태가 지극히 좋지 않은 서 전 대표에 대해서는 국민화합과 인도적 차원에서 특별감형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김인주 전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을 사면한 것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실용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기업의 투자 확대로 경기 부양과 서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이들이 그동안 쌓아온 경영 노하우를 발휘해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 달라는 게 이 대통령의 주문이다. 특히 이 고문과 김 전 사장이 사면됨에 따라 삼성 전략기획실 부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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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와 죄질, 원상회복 노력, 형 집행, 추징금 완납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인 특사 대상을 꼭 필요한 범위로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특사 대상에서 배제된 것은 이 같은 사면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이미 세 차례나 사면을 받은 점, 정 전 회장의 경우 해외도피까지 하는 등 죄질이 나쁜 점이 감안됐다. 추징금을 완납하지 않았고 방만한 경영으로 국민 경제에 해악을 끼친 점 역시 이들을 특사 대상에 포함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