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투자가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투자를 앞지르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다.
이런 현상을 두고 고용의 해외 이전으로 해석해 산업 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걱정스러운 현상이기만 할까. 오히려 경제발전 단계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으로 보면 어떨까. 단순 제조업 등 생산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지식기반 산업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반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 선진국의 경우 GDP 대비 해외투자가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를 대폭 상회하고 있다. 해외투자 증가가 국내 생산활동을 저해한다는 실증적 근거는 오히려 미약한 반면 국내외 생산분업체계 구축을 통해 국내투자 및 동일기업 내 수출이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다시 말해 우리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제고되면서 해외시장으로 진출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필연적인 현상이 외국인투자 감소인 것이다.
이같이 국가간 자본, 인력 등 생산요소의 이동제한이 사실상 없어진 글로벌 경제체제 아래에서 우리나라가 기업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단순 생산기능은 후발 개도국으로 이전하고 국내에서는 IT, 전자, 자동차, 부품,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지식기반 서비스사업의 국제경쟁력을 고도기술을 수반한 외자 유치를 통해 배양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투자금액만 많다면 국내기업 역차별 논란까지 불사하면서 덥석 물고 보는 퍼주기식 외자유인정책은 이제는 몸에 맞지 않는 오래된 옷과 같다.
앞으로 외자 유치 패러다임은 양보다 질을 추구하며 국내외 기업 구분 없이 투자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글로벌 경제와 국가간 비교 우위의 급격한 변화를 감안해 외자유치 총량목표 등 양적 성과 달성을 위한 인센티브 공여구조를 탈피해야 할 것이다.
대신 한국 내 사업기회 확대를 위한 국내 기업 투자 활성화, 각종 규제 완화, 기업 관련 제도의 선진화 등을 통한 기업환경 개선, 반 외자정서 제거 등을 통해 자발적 투자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정부에 더 넓은 행정적 자율권과 재량권을 부여해야 하고 지방정부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규정 완화와 도시관리계획에 대한 결정권한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기술 중심의 핵심 외투기업 유인을 위한 현금지원제도도 투자규모에 따라 지원금이 결정되기 때문에 질보다는 양을 보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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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R&D 투자를 유인하는 실효성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규모보다 기술의 첨단성, 실질적인 기술 이전 여부, 투자파급 및 고용창출 효과, 지역에 대한 기여 등을 감안해 해당 지자체가 유연하게 자율적으로 차별적 유인책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자본의 색깔이 없어진 시대다. 국내자본이냐 해외자본이냐를 구분하기보다 우리 국가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미래 성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다각적이고 실증적으로 검토하는 투자유인정책 수립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