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에서 실시된 일제고사(진단평가)를 거부하고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교사들에 대해 교육당국이 중징계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의 일탈 내지 남용이어서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부(부장판사 김병하)는 전남 고흥 G초등학교 교사 강모씨(46) 등 전남지역 일선 교사 3명이 전남도 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 1개월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모두 취소한다"고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한 행동이 아니고 다른 학급 교사나 학생들이 평가에 응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은 사실, 해당 학교장들이 선처를 바라는 점을 두루 감안해 이와 같이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평가 거부를 유도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일제고사 불복종 서명운동이나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장 허가없이 근무지를 이탈한 서울지역 교사 12명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이 정직 1명과 감봉 7명, 견책 4명 등 대부분 경징계 처분한 점도 넉넉히 감안했다.
이번 판결은 일제고사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유사 사례 징계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제고사가 10년만에 부활된 2008년 이후 시험거부 학생은 매년 수백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교육청이 등교했으면 출석을 인정하고 있는 데다 진보교육감들을 중심으로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 주겠다"는 방침도 잇따라 징계 자체가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강 교사 등은 지난해 3월 일제고사를 앞두고 연가신청이 불허됐음에도 무단결근해 자녀와 함께 체험학습을 다녀오고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도 교육청은 이들이 국가공무원법상 '복종 의무'와 '직장이탈 금지'를 위반했다며 각각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3명의 교사는 "부당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같은해 11월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