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폭력적이라고? 폭력 장면 적은데 왜?

한국영화가 폭력적이라고? 폭력 장면 적은데 왜?

김유경 기자
2010.10.28 10:52

임상수 감독의 해석은? "끈끈해서 그렇다"?

임상수 감독의 영화 '하녀'에서 안주인이 전도연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영문도 모르고 맞고 있던 전도연은 결국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고백한다.

"뺨을 때렸을 뿐인데 이 씬이 주는 폭력성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입니다. 학대하는 끈끈한 폭력이라는 거죠." 임 감독은 현대카드의 슈퍼토크에서 한국영화가 서양에서 제일 먼저 듣는 평이 '폭력적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영화의 폭력은 선이 악을 물리치는 것이어서 보고 나면 통쾌한 반면 한국영화의 폭력은 왠지 보기에 불쾌하고 끈끈하다는 것이 서양인들의 평이다.

임 감독은 한국의 이같은 학대적인 폭력이 일상생활에 전반적으로 녹아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학창시절 동기생이 친구의 가죽장갑을 훔쳤는데, 이를 알게 된 담임선생님이 종례시간에 앞으로 부른 후 아무 말 없이 뺨을 10차례 때렸다"고 회상했다. 당시 임 감독의 동기는 '하녀'의 전도연 씨처럼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맞았는데, 이러한 그의 기억이 '하녀'의 뺨을 맞는 씬을 탄생시켰다고 털어놨다.

그는 학대적인 폭력이 한국사회에 은은하게 만연되어 있다고 봤다. 전쟁과 군사독재정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폭력적일 수밖에 없었던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반영된 탓이다. 한국은 식민지시대에 일본에 의해 2차 대전에 강제 참여했다. 독립 후에는 격심한 좌우대립 격동 가운데 한국전쟁을 치렀다. 이후에도 군사독재와 월남전 참여 등으로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다.

“전쟁으로 얼룩진 현대사에서 생겨난 폭력이 현재에도 필요이상의 강력한 위계질서 가운데 대물림되고 있다”는 임 감독은 “권위와 존경심은 필요하지만 인격과 실력이 아닌, 군대나 사회생활에서 연차순으로 주어지는 것과 같은 위계질서는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상 폭력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특히 불필요한 위계질서를 없애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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