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지난 23일 연평도 도발 때 해안포보다 위력이 훨씬 큰 대량살상용 122㎜ 방사포를 동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번 도발은 북한군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준비된 도발'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군 당국은 25일 연평도 해병대 포대와 막사 사이 도로, 우체국 건물 뒷마당 등에서 122㎜ 로켓 탄체 추진체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힌나라당 박상은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군이 연평도에 발사했던 방사포 포탄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어제 연평도에서 직접 들고 온 것"이라며 "북한에서 쏜 122㎜ 방사포로 길이는 약 3m이고 사거리는 약 20㎞에 달한다"고 말했다.
해병대 사령부도 브리핑에서 "전사한 우리 군 병사 2명이 북한군이 쏜 122㎜ 방사포 파편에 의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122㎜ 방사포는 일반 곡사포보다 폭발력이 8배나 큰 대량 인명살살용 다연장 로켓포다. 북한군은 군단급에서 방사포를 관리하기 때문에 해안포 부대는 이 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황해도를 관할하는 4군단이 개머리 진지 부근으로 이동해 기습도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군이 쏜 방사포는 북한 후방에 있던 것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부러 방사포를 옮겨 온 것은 계획적인 도발의 명확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격식 4군단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군 내부에서 가장 호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아들 김정은과 함께 도발 며칠 전 해안부대를 방문해 김 군단장을 만나 직접 연평도 공격을 지시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방사포 포탄으로 열압력탄이라는 특수폭탄이 사용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열압력탄은 폭발 때 고열과 고압을 발생시켜 인명을 살상하는 폭탄으로 콘크리트 건물까지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이 자체 개발한 열압력탄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곡사포는 한번 폭발하고 끝나지만 폭발 당시 영상을 보니 이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군 당국은 연평도 현장에서 불발된 채 발견된 122㎜ 방사포 20여발을 수거해 정밀 분석 중이다. 합돋참모본부 관계자는 "탄흔을 비롯한 여러 가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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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실제로 열압력탄을 사용했을 경우 이 또한 북한이 사전에 도발을 계획했다는 정황상 증거가 될 수 있어 분석 결과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군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도 적절한 대응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군이 개머리 진지 인근에 방사포를 이동 배치했다면 군 당국이 대북 감시체계상 이를 몰랐을 리 없는데도 필요한 대응조처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군 MIG-23 전투기 5대도 초계비행 후 황주비행장으로 이동해 대기 중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건 당일 우리 군은 위기관리태세를 유지하고 있었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