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아버지들 인터뷰①

"아이고, 아버지는 무슨. 이제 할아버지제..."
최고연장자 김현도(영규군 아버지, 65세) 씨는 성하지 않은 걸음을 절뚝거리며 "그냥 할아버지라 부르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21년, 22일 저녁 서울 청량리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전미찾모) 사무실에서 만난 개구리소년의 아버지들은 어느새 세월에 깊게 패인 주름에 백발 무성한 모습이었다. 이 자리에는 나주봉 전미찾모 회장도 함께했다.
"부모의 도리 저승에서 다하겠다는 유언남겨"
인터뷰는 영화 속 '종호 아버지' 고(故) 김철규 씨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진행됐다.

우종우(철원군 아버지, 62세)씨는 "영화의 모델인 김철규(종식군 아버지)씨는 실제 한 범죄심리학 교수의 잘못된 추리로 누명을 쓰고 평생을 눈물과 한탄으로 지새우다 2001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세상을 뜨기 전에 "이승에서 못 다한 부모의 도리를 저승에서 다하겠다. 먼저 종식이를 만나러 가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우씨는 "그 유언 때문인지 다음해 유골이 발견됐을 때도 우리는 '오죽 고통이 심했으면 그 원한으로 아이들을 세상에 내보냈나' 싶더라"고 말했다.
김씨의 집이 파헤쳐졌을 당시 다른 아버지들은 김씨가 혐의를 벗을 수 있도록 제대로 하라고 오히려 부추겼다고 한다.
우씨는 "처음엔 그 교수의 오판이라며 못 파게 했지만 그 교수는 두 세 번씩 우리 부모들을 찾아와 심증을 굳힌 것 같더라. 마음을 돌릴 것 같지 않아 차라리 파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들에 의하면 개구리소년 살해범을 김씨라고 지목했던 전 카이스트 물리심리학 교수 김모씨는 영화에서처럼 집에서 사체가 나오지 않자 급히 도망가다 잡히고, 비난을 들었다고 했다.
유골이 발굴된 뒤, 김 전 교수는 김씨 집을 찾아가 사과를 했다. 하지만 네 아버지들은 "말로는 부족하지 않나. 한 가정을 모두 파괴하고, 거기에 고통 받은 종식이 아버지는 암까지 생겨 돌아갔는데...남은 부모에게까지 오명을 씌웠다"고 설움을 토로했다.
전미찾모 회장 나주봉 씨도 "김 전 교수는 영화 시사회 전날 개구리소년 아버지들을 만나보겠냐는 제안에 당일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승낙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말도 없이 가버렸더라"며 "김씨는 단순한 사과의 말이 아닌 진심으로 아이들 아버지에게 속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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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씨는 "종식이 아버지가 사회생활도 열심히 하고, 술도 잘 안 마시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간경화 판정을 받았다. 영화에 나온 것처럼 식당에서 갑자기 배를 보여주더라"며 "그 땐 우리도 믿지 않았는데 나중에 병문안을 가니 체격 건장하던 사람이 야위어서 소파에도 겨우 올라가더라"고 김씨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