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오판했던점 유족에게 사죄"

영화 ‘아이들...’에서 “개구리소년 부모 중 한 사람이 범인이다”고 주장한 교수의 실제모델 전 카이스트 교수였던 김가원씨가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김씨는 이 영화의 모티프가 된 소설 ‘아이들은 산에 가지 않았다’(디오네)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2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 감상 소감과 함께 소설의 저술동기, 근황 등을 밝혔다.
김씨는 ‘아이들’에 대해 “참 어려운 영화다. 아마도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이나 배우들이 많은 것을 생각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화 속 황우혁 교수(류승룡 분)와 당시 본인의 모습을 비교하는 질문에 “대체로 일치한다”며 “제한된 시간 안에서 표현하다보니 생략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감독이 사실에 근거해서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더라”고 말했다.
당시 본인의 실제 체험에 대해 “소설에서도 나타나지만, 당시 퍼즐을 맞춰나가듯 진행되는 추리 과정에서 혹시 오류에 빠진 게 아닌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했다.
자신의 책 ‘아이들은 산으로 가지 않았다’ 저술동기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반성하자는 의미가 먼저지, 이제 와서 범인을 밝혀내자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이들을 찾기 위해 전국이 들썩였는데 막상 아이들 유골이 지척에서 의심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오자 아무도 그 사건을 못 밝히지 않았나”며 “그 비극적인 사건이 그냥 잊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반성”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이 책에서 당시의 주장을 ‘오판’이라고 인정했다. “‘과오’라는 표현은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다. 범인을 부모로 지목하고 발굴소동을 벌인 부분을 오판이라고 이해해 달라”며 “개인적으로는 당시에 주장했던 가설자체(발굴소동 이후 소설 전반에 나타나는 수정된 가설들)는 아직도 살아있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사체발굴소동이 일어났던 1996년 당시 카이스트 대우교수 겸 연구원으로 있다가 이듬해 명예훼손으로 피소돼 벌금형을 받은 뒤 사표를 제출했다. 한국심리학회에서도 제명당했다.
김씨는 “그 이후 고향 전주에 내려와 심리검사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또 ‘영화 흥행 이후 자신의 삶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 있나’는 질문에 “전혀 변한 것이 없고, 그냥 내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고 답했다.
인터뷰 말미에 김씨는 개구리소년 유족에게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그 참담한 일을 당한 유족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유족에게는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오판했던 점에 대해 죄스럽게 생각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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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이들과 유족들이 왜 그런 비극을 당했는지 밝혀 주는 것이 살아있는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제 그 아이들은 그네들을 기억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이 짧지만 이 땅에 왔다간 의미를 남겨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