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건설현장식당) 업체 선정 비리로 기소된 강희락(59) 전 경찰청장이 항소심 재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직무와는 관련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조해현)는 10일 함바 브로커 유상봉씨(65·구속)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기소된 강 전청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강 전청장 측은 "경찰서장들에게 특정 함바 업체를 선정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며 "업체 선정은 경찰서장의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유씨로부터 받은 돈이 직무와 관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씨는 여러 업체로부터 함바운영권을 따주겠다며 돈을 받아냈는데 검찰은 유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유씨를 기소하지 않는 조건으로 진술을 받아낸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현직 경찰서장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검찰에 유씨가 불기소된 이유를 밝혀주길 요청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였다.
강 전청장은 재임 시절인 2009년 4∼12월 유씨로부터 건설현장 관련 민원과 인사 청탁 명목 등으로 18차례에 걸쳐 1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대다수 경찰관의 자부심과 긍지를 크게 훼손했다"며 강 전청장에 대해 징역 6년에 추징금 1억7000만원, 벌금 1억7000만원을 선고했다.
강 전청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9일 오후 4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