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총리실이 지난 달 23일 내놓은 검·경 수사권 강제조정안에 대해 실무를 담당해왔던 수사구조개혁단에게 4일 '경찰 수뇌부 책임론'을 물었다.
이 관계자는 "누가 사표를 낸다고 하면 언론이나 국민들은 갈등, 대결 등으로만 본다"고 말했다. 입법예고기간동안 의견수렴을 통해 반전을 노리겠지만 수뇌부 사퇴와 같은 과격대응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정한 것이다.
오히려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 검찰 내부에서 반발의 움직임이 거세다. 지난 달 30일 이완규 서울 남부지장검찰청 부장검사(50)는 검찰 내부망에 "검찰이 결코 잃어서는 안될 것을 잃을 우려가 있으니 지도부가 직을 걸고 막아야 한다고 했지만 지도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며 사의를 밝혔다. "검사의 지휘권을 양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검사의 동의를 받으라"며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표도 촉구했다.
검찰의 '불같은' 반응과 경찰의 '미지근한' 대응은 지난 6월 형사소송법 개정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수사권 조정의 실무사항을 법무부령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라고 국회가 의결한 것에 반발해 대검 간부들은 집단사표를 제출했다. 부장검사급 중간간부들과 평검사들까지 단체로 들고 일어났다. 결국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검경 수사권 합의안 수정통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일선 경찰들도 '개정형소법'에 크게 불만스러워 했다. 경찰청장이 '직'을 건다면, 일선 경찰서장들도 사표로서 힘을 보태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경찰 수뇌부들은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검찰처럼 '옷 벗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일선 경찰관들은 수갑을 반납하는 등 크게 분노하고 있다. 수사경과를 포기한 경찰관도 전체 수사경찰의 70%인 1만5000여명에 달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싼 갈등은 진행중이다. 5일 경찰청에서는 일선경찰관 100명이 '100인'토론회를 열고 총리실에 공식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을 비롯한 지휘부와 수사구조개혁단, 참석을 희망한 전국의 일선 경찰관들이 모인다. '경찰의 자존심을 찾아달라'는 일선 경찰관들의 요구에 조 청장 등 수뇌부가 '직을 걸겠다'는 답변을 할 지 지켜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