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삐까예?" 공씨 '선관위 디도스공격'지시 인정

"때리삐까예?" 공씨 '선관위 디도스공격'지시 인정

배소진 기자
2011.12.08 17:30

'단독범행' 주장… 술김에 우발적으로 "나 후보 돕는 것이 최 의원 돕는 길"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홈페이지 DDos(분산서비스거부)공격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구식 한나라당 국회의원 전 비서 공모씨(27)가 '자신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다.

또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인 김모씨(31)는 공씨에게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들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8일 "오전 4시쯤 공씨가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며 "김 전 비서는 25일 술자리에서 공씨에게 공격의사를 들어 알고 있었고, 이를 말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공씨는 경찰진술에서 "최구식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가까운 사이다. 그래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돕는 일이 자신이 모시는 최구식 의원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층 투표율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소를 찾을 수 없으면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범행을 부인한 이유에 대해 공씨는 "내가 모시는 의원님과 한나라당 등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서"라며 "내가 인정하는 것과 인정하지 않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선거일 하루 전인 10월 25일 오후 11시40분쯤 김 전 비서 등과 함께한 술자리를 가지던 중, IT업체 대표인 강모씨(25)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강씨는 "알아보겠다"고 대답했다.

강씨와 통화를 마친 공씨는 김 전 비서를 룸살롱 밖으로 불러내 "선관위 홈페이지를 한 번 때리삐까예(공격할까요)?"라며 범행의사를 처음 밝혔다는 것. 이에 김 전 비서는 공씨를 몇 차례나 만류했다고 했다.

하지만 26일 오전 1시경 강씨에게 디도스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공씨는 다시 김 전 비서에게 "가능하답니다"고 전한 뒤 그대로 범행을 진행시켰다는 것이 김 전 비서와 공씨의 공통된 진술이다.

공씨는 "그날 술을 마시다보니 격해져서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났다"며 사전모의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평소 강씨가 공씨에게 '지금 내가 보유한 좀비PC로 디도스공격을 하면 어느 홈페이지든 마비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자랑을 했던 터에, 술자리에서 강씨 이름이 나오자 갑작스럽게 디도스 공격을 떠올렸다는 설명이다.

경찰 역시 공씨와 강씨가 사전에 디도스 공격을 준비했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강씨가 선거날 오전 1시가 되서야 홈페이지에 시범공격을 했고, 공씨의 지시를 받은 후 필리핀에 함께 있던 직원 황모씨(25)에게 휴대전화를 주고 자러 들어갔다가 오전 11시가 다 되서 일어났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볼 때, 강씨는 이번 디도스 공격이 어느 정도 파장을 불러올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공씨가 25일 술자리 이전에 디도스공격에 대한 의도를 품었다는 증거도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공씨의 컴퓨터와 수첩 등 관련 서류를 분석하고 있으나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씨와 김 전 비서가 디도스 공격 후, 파장이 커지자 의원실이나 의장실 등 '윗선'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여전히 의문점이다.

특히 공씨가 고향인 진주에 내려가 친구들에게 "(디도스 공격을)내가 한 것이 아닌데 책임져야 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진술을 받아봐야 한다"며 함구했다. 진주에 수사관을 급파해 공씨의 여자친구를 조사했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선거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한 것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소가 대거 변경돼 젊은 사람들이 사이트를 통해 투표소를 검색할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 아니냐"는 새로운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경찰은 오는 9일 현재까지의 수사결과를 브리핑하고, 검찰에 이번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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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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