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수사 급물살, 박희태 前비서 집 압수수색

'돈봉투' 수사 급물살, 박희태 前비서 집 압수수색

이태성 기자
2012.01.11 21:42

(종합2보)서울지역 원외 당협위원장 안모씨 소환, 전 비서관 고모씨는 자진 출석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로 일했던 고모씨(41)의 일산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11일 오전 8시 10분쯤 수사관들을 보내 고씨의 일산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당시 박 의장의 선거운동을 도운 서울지역 원외 당협위원장 안모씨(54)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수색 당시 집에 머물러 있던 고씨는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서초동 검찰청사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고 안씨 역시 검찰에 소환됐다.

고씨는 박 의장이 17대 국회의원이던 시절 의원실 비서를 맡았던 인물로 현재 한나라당 모 의원의 보좌관으로 있다. 2008년 전대 당시에는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고씨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고승덕 의원 측에 돈봉투를 전달했고 이 봉투를 다시 되돌려 받는 등 이번 사건의 전모를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검찰이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검찰은 전날 고씨에 대해 체포영장도 함께 청구했지만 압수수색 영장만 발부되고 체포영장은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친이계로 분류되는 안씨는 2008년 전대 당시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건네도록 서울지역 구 의원들에게 현금 2천만원을 준 의혹을 받고 있다.

안씨는 돈 심부름을 할 구 의원들에게 돈과 함께 서울지역 당협과 당협위원장 명단, 이들의 캠프 회의 참석 여부 등이 적힌 문건을 건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런 지시를 받은 구 의원들은 돈을 돌리지 않고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전당대회에서 선거운동을 해 준 사람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며 "박희태 후보의 측근인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과 고씨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박 의장이 돈봉투 살포와 관련돼 있는지, 고 의원 외에 다른 의원들에게도 돈봉투가 전달됐는지 등 사건의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고씨는 검찰 조사에서 돈을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고 의원실에 돈을 전달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 의원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2008년 7월 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희태'라는 명함이 들어있는 300만원 돈봉투를 '뿔테안경 남성'에게 받았으며 여직원을 통해 고씨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또 봉투가 잔뜩 들어있었으며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며 똑같은 돈배달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날 자진 출두한 고씨를 밤 늦게까지 조사한 뒤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해외에 나가있는 박희태 의장의 조사 여부는 고씨 등에 대한 수사를 마친 뒤에 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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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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