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사시 패스했는데, 행시 밑에 두다니…"

"우린 사시 패스했는데, 행시 밑에 두다니…"

서동욱 기자
2012.03.01 14:57

[기자수첩]'6급 공무원'은 변호사 모욕 논란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행정심판과 법률상담 분야에서 일할 변호사 5명을 행정 6급으로 채용키로 하고 공고를 낸 것과 관련, 사법연수원생과 변호사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연수생 간부와 대한변협 관계자 등이 권익위를 항의방문하기도 했고 결국 합격자 중 일부는 취업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관(5급) 직급을 받고 공무원으로 채용됐던 변호사들을 6급으로 뽑겠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법연수원생은 5급 대우, 판·검사로 임용되면 3~4급 대우를 받는다. 행정고시 합격자는 5급 대우를 받는다.

연수원생들은 "연수원 출신을 행시 출신 사무관 아래에 두는 것은 공개적인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자치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무원 6급 이하로는 절대 지원하지 말자. 지원서를 제출한 사람이 있다면 철회하고 주위에 낸 사람이 있다면 철회를 권유하자"는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 측은 매년 행정안전부에서 일괄적으로 변호사 출신 중 5급 사무관을 (특채로) 채용하는데 올해는 특채가 없어서 인력 수급을 위해 내부적으로 행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시험에 합격했는데 과거보다 대우가 못 하다면 누구나 서운해 할 것이다. 하지만 6급채용이 모욕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학력·간판보다는 능력과 성실함이 높게 평가돼야 할 사회에서 변호사 자격증만 특혜를 인정해 달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업문제가 국가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6급 변호사'를 공개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인식은 더욱 마땅치 않다.

행정고시는 공무원을 뽑는 취직시험이고 사법고시는 일정 수준 이상인지를 보는 자격시험이라는 점에서 사시 합격자가 행시 출신보다 높은 직급을 받을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공무원임용시험령 등에 따르면 5급 특별채용이 가능한 대상자 가운데 하나로 변호사를 꼽고 있지만 6급 이하로 뽑으면 안된다는 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6급 변호사를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예비 법조인들에게 정의로운 심판자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연수원생들의 균형 잡힌 상황인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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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더리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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