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낮12시 여의도역 인근 한 증권사 건물에 위치한 A당구장. 와이셔츠 차림의 직장인들로 붐볐다. 총 13대의 당구대 주변은 삼삼오오 모인 남성 직장인들로 꽉 차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중간중간 음식 배달원들도 다녀갔다. 인근 중국집에서 온 배달원은 "약 한 시간 동안 이곳만 5번 왔다"며 "월요일보다는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주문량이 더 많은데 그때는 10번 정도 다녀간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 당구장을 운영한지 1년 되었다는 김모씨(37)는 "인근에 회사가 많다보니 점심시간(오전11시30분~오후1시30분), 퇴근시간(오후6시~야간)에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며 단골은 일주일 내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매출 현황에 대해 묻자 "요즘 잘되는 곳이 어딨겠느냐"면서도 "오늘처럼 당구대가 꽉 차면 그나마 '평균'은 유지하는 셈"이라고 귀띔했다.
이곳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종합상가건물에 위치한 B당구장도 30여명의 직장인들로 꽉 차 있었다. 13대의 당구대 중 11개가 이용 중이었다.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 당구장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밥도 해결하고 기분전환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구장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회사에 다닌다는 직장인 김모씨(40)는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당구장을 이용한지 2~3년 정도 됐다. 김씨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기분전환으로 온다"며 "점심은 당구장에서 김밥을 시켜먹는데 1인당 만원이면 거뜬히 해결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변에서 식당을 이용할 때 점심값만 1만원 가까이 나오는 데 비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 당구장 이용 비용은 동일하다. 기본요금 6000원에 10분당 2200원씩 추가된다. 당구대 하나를 1시간동안 이용하면 1만3200원이 나온다.
여기저기서 내기 당구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동료 2명과 한 시간 조금 넘게 당구를 치고 간다는 이모씨(29)는 "내기에 졌다"며 "점심으로 시켜먹은 도시락 값까지 포함해서 6만원을 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기에서 이기면 한 푼도 내지 않고 밥까지 해결할 수 있지만 보통은 한명당 1만5000원씩 부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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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반적인 경기 불황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하락해 고민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의도에서 5년째 당구장을 운영중이라는 B당구장 업주 황모씨(50·여)는 "점심시간에 당구장이 꽉 차고도 대기팀이 3~4팀 정도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매출이 떨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