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이) 검·경갈등 구도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 할 말 없습니다. 수사를 철저히 해 엄정한 결과로 보여드리는 것이 제 소임입니다"
11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검에서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부장검사의 사건을 맡은 김수창 특임검사(50·사법연수원19기)와 기자단의 '티타임'이 진행됐다.
'티타임'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김 특임검사를 집요하게 파고 든 것은 '검·경갈등'에 관한 소견을 묻는 질문들. 김 특임검사는 거듭 "자신의 소관이 아니다"라며 항간의 '이중조사' '검사 봐주기' 논란 등에 대해 "검찰 내부에 문제가 있을 때 검찰이 나서 엄정하게 수사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김기용 경찰청장은 기자들에게 "특임검사 임명과 상관없이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개 기관이 따로 수사를 하는 것은 인권보호와 수사효율성 등 여러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며 '특임검사 수사'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
수억원대 비리에 연루된 검사의 의혹에 대해서는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 '그랜저 검사' '벤츠 여검사' 등 검찰 연루 비리들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실망감은 형언하기 어렵다. 그런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수사'로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이다. 물론 수사 과정에서 '낭비'와 '인권침해' 가능성은 최소화해야 한다.
경찰은 지난 10일 김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다. 특임검사측도 내주중 김 부장검사를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경이 제각각 수사를 진행함으로써 피의자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아야할 형국이다. 관련 자료의 수집도 '여러 조각'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인권보호 측면에도 신속, 정확한 수사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검·경이 자존심을 내세워 불필요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수사를 위한 합리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민생 치안을 비롯한 각자의 '소임'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