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악 근절-밥상위의 공포 '불량식품']<4-2.끝>인터뷰 -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박근혜 대통령이 '불량식품'을 척결해야 할 4대악 중 하나로 내놨잖아요? 그걸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불량식품은 다른 3가지하고 짝(수준)이 좀 달라요. 훌륭한 공약이죠."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74)은 1963년 서울대 농업경제학 전공을 시작으로 국제농업경제학회(IAAE) 한국 상임 대표, 제50대 농림부 장관, 경실련 공동대표, 환경정의 이사장에 이르기까지 '농업'과 '환경'으로 살아왔다.
김 전장관은 박 대통령이 목표로 한 식품위해사범(불량식품) 척결이 노인과 어린이 건강의 맥을 정확히 짚은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칭찬이 달지만은 않았다. 대통령선거 전 "후보자 누구도 환경이나 식품안전과 관련해 제대로 된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내뱉은 그였다.
"모든 식품관련 질병과 위해요소는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생겨요. 세계적으로 이걸 관장하는 게 농림부인데,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총리실 산하 기관으로 격상해서 여기에 맡기겠다는 거 아니에요. 식품안전업무를 몽땅 탁상기관에 넘긴다는 생각은 첫 단추부터 잘못 채운 거예요. 스타트가 아주 안좋아요."
김 전장관이 특히 우려하는 건 GMO(유전자조작식품)였다. 그는 식약처(옛 식약청)가 GMO를 유전자 '재조합' 식품이라는 중립적인 단어로 부를 만큼 '비즈니스 프렌들리'하다고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유전자 '변형' 식품이라고 쓴다. 정부기관마저 용어를 통일하지 못한 셈이다. 그에게 이런 식품들은 '버러지도 안먹는 것'이다.
"오늘날 젊은층의 불임현상이 예사롭지 않아요. 외식을 많이 하다보니 먹는 음식에 문제가 많은 거예요. GMO식품 먹인 쥐가 간이 붓고 기형아를 낳고 2세 불임현상이 오는 게 세계적으로 연구결과로 나오고 있어요. 농림부 안전성분과위원회에 식품업계 대표가 참여하는 상황인데 이런 문제점이 제대로 지적되겠어요?"

김 전장관의 먹을거리 선택은 누구보다 까다롭다. 그는 아파트 옥상에 화분 99개를 직접 가꾸는 도시농부다. 철마다 가지, 오이, 토마토를 키우면서 작물이 시들시들하면 시름한다고 했다. 그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는 어린시절 할아버지가 드셨던 '굼벵이'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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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지붕을 새로 얹을 때마다 할아버지는 헌 짚단에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굼벵이를 잡아다 구워드셨다. 요즘은 몇 개월을 놔둬도 바구미 1마리 생기지 않는 쌀을 사먹고 벌레도 뜯어먹지 않는 겉으로만 깨끗한 농약채소를 찾는다.
"한국소비자는 '봉'이에요. 뭐가 들었는지 알지도 못하고 사먹고. 제발 제품 살 때 성분표시라도 제대로 봤으면 좋겠어요. C사 고추장은 이름을 보면 우리 전통제품인데 고춧가루는 중국산이에요. 성분표시에 '중'과 '국산'이 줄이 바뀌어 있어서 '국산'인 것처럼 보여요. 글씨도 깨알 같아요. '소비자 알권리'만 잘 지켜져도 '소비자 경제민주화'가 이뤄진다고 봐요."
김 전장관은 올해 경실련 산하 소비자정의센터 초대 대표가 됐다. 그가 주목하는 건 '소비자 정의 구현'이다. 김 전장관은 그 일환으로 'GMO 표시제 확대'를 내놨다.
GMO식품을 먹든 안먹든 일단 뭐가 들었는지 알고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최종 생산물에 '새로이 삽입된 유전자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는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간장이나 식용유, 전분당, 주류처럼 GMO성분이 들어있는지 검사가 불가능할 경우 표시 의무에서 제외된다.
김 전장관은 시장을 보러가면 물건들을 자세히 살펴보라고 했다. 음식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가 그렇게 많이 들어왔는데도 '미국산'이란 표시를 한 번밖에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식품에도 성분함량은커녕 성분명도 깨알같이 써있어 소비자 알권리가 무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어요. 국방안보 못잖게 중요한 게 식품안보입니다. 제2의 국방이에요. 소비자의 알권리, 선택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피해를 배상받을 권리를 지켜주는 게 경제민주화를 구호로 내세워 당선된 박 대통령에게 내리는 시대적인 요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