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까지 했던 금고회사, 갑자기 '살판'난 이유는?

폐점까지 했던 금고회사, 갑자기 '살판'난 이유는?

정영일 기자, 김지훈 박경담 김도윤
2013.04.15 17:32

[지하경제 숨바꼭질] 자산가들 "은행돈 찾아 금고에"...금고 판매량 80%↑

↑15일 찾아간 서울 을지로 금고업체 A사에는 지폐 크기의 종이뭉치를 가득채운 금고가 전시돼 있었다. 5만원권 현금으로 채울 경우 1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는 것이 업체측 추산이다. / 사진=김지훈 기자
↑15일 찾아간 서울 을지로 금고업체 A사에는 지폐 크기의 종이뭉치를 가득채운 금고가 전시돼 있었다. 5만원권 현금으로 채울 경우 1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는 것이 업체측 추산이다. / 사진=김지훈 기자

 "예전에는 금고를 사러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금고가 얼마나 튼튼한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죠. 최근에는 오자마자 '여기 5만원권 얼마나 들어가요'라고 물어보는 분위기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와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이 맞물리면서 국내 주요 금고 업체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또 지폐계수기 판매도 대폭 증가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선일금고제작은 올 3월 백화점에서의 금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량 늘었으며 전달에 비해선 약 50% 급증했다.

 선일금고제작 관계자는 "올 초 금고 판매량 증가는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방침보다는 금고를 가구로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난데다, 회사측의 홍보 강화를 통해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1932년 설립돼 8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신성금고 역시 올 초 금고 판매량이 지난해 말보다 20~30% 증가했다. 신성금고 관계자는 "5만원권이 생겨난 게 금고 판매량 증가의 주요 원인일 것"이라며 "지하경제 양성화 이슈로 인해 자산을 노출하지 않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 역시 한몫 거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판매량 증가는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찾은 서울 을지로 금고전문업체 A사에는 지폐크기의 종이뭉치를 가득 채운 금고가 하나 전시돼 있었다.(사진)

 50만원대에 판매되는 이 금고를 5만원권으로 가득 채울 경우 10억원 이상 들어간다는 게 해당 업체의 설명이다. 매장에서 만난 회사 직원 B씨는 "예전에는 귀중품 보관이나 서류를 보관하기 위해 금고를 사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엔 현금저장을 목적으로 구매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 역시 최근들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 B씨는 "최근 회사가 2개 점포를 냈다가 점포 1곳을 폐점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3월부터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거나 지하경제 얘기 등이 들리면서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폐 계수기 판매 역시 증가했다. 지폐계수기 판매업체 C씨 역시 "주로 소규모 점포하는 상인들이 찾아와 사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업체 D씨도 "많이 사가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식당이나 현금장사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몰에서의 금고와 지폐계수기 판매도 증가했다. 이달들어 14일까지 온라인몰 11번가에서 판매된 개인금고는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했다. 지폐계수기 역시 같은 기간 80% 늘어났다. 최근 한달간 오픈마켓 옥션에서의 개인금고 판매량도 전년대비 70% 상승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소득 과세 강화 분위기 속에 자산가들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개인금고 등에 넣어 두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개인금고와 지폐 계수기 등의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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