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수수색 등 추징금 집행에 속도, 은닉재산 전모 드러낼지 관심
검찰이 시공사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집행에 속도를 내면서 은닉 재산의 전모가 드러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군 형법상 반란 등 혐의로 기소돼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2205억원의 추징금이 확정됐지만, 지금까지 추징된 금액은 전체 추징금의 24%인 533억원에 불과하다.
◇검찰 수뇌부, 추징 독려 = 검찰이 압수수색까지 단행한 것은 숨겨진 재산을 샅샅이 확인, 추징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있지만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수사팀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동안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을 오랫동안 뒤졌지만 성과는 신통치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칼날이 무딘것 아니냐, 추징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등 비판이 제기되곤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하면서 검찰의 내부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채 총장은 5월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을 포함해 벌금과 추징금 납부를 회피하는 악성 미납자로부터 부과 벌금 등을 환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고,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에 대규모 전담팀이 꾸려졌다.
이후에도 채 총장은 주례간부회의 등을 통해 "필요시 압수수색을 해서라도 가시적 성과를 내라"고 지시하는 등 수사팀을 독려했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무원의 불법재산에 대한 몰수·추징 시효는 종전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환수 시효는 2020년 10월까지로 7년 늘어났다.
이법이 통과되면서 당초 오는 10월 만료 예정이던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환수 시효도 2020년 10월까지 7년 더 늘어나게 됐다.
◇얼마나 더 찾아낼까 = 현재 남아있는 추징 대상액은 2205억원에서 533억원을 뺀 1672억여원이다. 전 전 대통령은 2010년 "강연으로 소득이 발생했다"며 법률대리인을 통해 300만원을 낸 뒤로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체 추징금 2629억원 가운데 10%가 안 되는 231억원을 남기고 90% 이상 납부한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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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일가 또는 지인 명의로 숨겨진 재산을 찾아내는 한편 소송제기 등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추징법안이 가족 등 제3자로까지 추징 대상을 확대한 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소유한 서울 서초동의 도서출판 시공사와 야생화 단지인 허브빌리지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추징대상이 확대됐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최근에는 장남 재국씨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 전 대통령 비자금과의 연관성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재국·재용씨 재산에 대한 사해행위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해서라도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집행을 완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사해행위란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가 변제받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채권자는 법원에 이를 취소토록 해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재산형성 과정 등 수사를 철저히 해서 친인척 재산 등 그동안 소명하지 못한 자금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