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어도 커피 한 잔 값은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얼마 전 만난 택배업계 관계자는 단가가 너무 낮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단가 '인상'이 아니라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택배단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평균 2500원이다. 2000년 3500원이었는데 가격이 1000원 정도 떨어졌다. 유가인상은 차치하더라도 자장면값이 같은 기간 3000원에서 4000~5000원으로 오른 점만이라도 고려해달라고 그는 말했다. 일본의 택배단가는 7000원 정도다.
업계가 요구하는 '현실화' 대상은 개인택배(C2C)가 아닌 기업택배(B2B 혹은 B2C) 쪽이다. 개인택배 물량은 전체의 5~10% 정도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택배회사가 요율표를 갖고 4000~5000원부터 단가를 책정한다.
하지만 기업택배는 완전 경쟁입찰로 단가가 계속 떨어진다. 이렇다보니 서비스나 택배기사의 처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한 택배기사가 2ℓ짜리 생수 12개 묶음을 배달하며 '제발 부탁합니다. 물은 힘드네요'라는 메시지를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택배기사가 이런 쪽지를 남긴 것은 아무리 무거워도 한 상자를 배달한 뒤 손에 쥐는 돈이 얼마 되지 않아서다. 실제 한 달 안에 그만두는 택배기사가 90%에 달할 정도다.
업계에선 인터넷쇼핑몰과 홈쇼핑 등 유통업체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단가 현실화' 여건은 조성됐다고 지적한다.
택배표준운임제를 도입해 출혈경쟁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와 같은 저단가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 대 고객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자칫 택배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 해도 결국 상품을 들고 고객을 만나는 사람은 택배기사다. 고객과 택배기사 모두 웃을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시점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