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테니시주 채터누가의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공장. 1550여명의 노동자는 ‘찬성 626, 반대 712’로 전미자동차노조(UAW) 가입을 거부했다.
폭스바겐 경영진이 UAW가 공장 안에서 노동자들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일 수 있도록 해 줬고 독일 금속노조인 IG메탈이 측면 지원에 나섰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한때 150만명이었던 조합원수가 40만명으로 쪼그라들자 남부지역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던 UAW의 시도가 무산된 것.
이는 노사가 협력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기보다 파업 등 강경투쟁으로 회사에 압박을 가해 노동자의 이익을 지키려는 전통적인 UAW 노선의 실패를 의미한다.
지난 19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원들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주도의 국민총파업 참여 여부를 가리는 찬반투표에서 각각 64%, 67%가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노총은 철도·의료 사유화, 통상임금 정치판결, 노조파괴 면죄부, 불법파견 방치 등을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조합원의 임금, 복리후생과 무관한 파업을 벌이려 하자 현대차의 현장노동조직까지 유인물을 내고 시도 때도 없는 보여주기식 파업으로 조합원들을 내모는 것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내놨다.
지난해 주말특근 거부, 임금협상 파업 등을 거친 이후 피로감 때문에 온건실리 노선의 이경훈 현 집행부를 선택한 현대차 조합원들도 표를 통해 정치파업에 대한 거부의사를 보여줬다.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주력부대인 금속노조 산하현대차(489,500원 0%)노조와기아차(149,000원 ▼1,500 -1%)노조의 힘을 결집해 총파업의 동력으로 삼고자 했지만 좌절된 셈이다.
두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낡은 방식으로는 노동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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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시장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메이커들이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면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판매가 저조하면 해당지역의 공장문을 닫고 다른 곳을 알아보고, 철저하게 생산단가를 따져 생산비가 높은 국가에서 낮은 국가로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가 호주에서 GM, 포드,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생산비 증가로 남는 게 없다며 공장폐쇄를 선언해 자동차산업이 공동화 위기를 맞은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미국 중북부에서 남부로,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선진국에서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으로 생산의 거점이 옮겨가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차가 안 팔리거나, 공장의 경쟁력이 떨어져 채산성을 못 맞추면 제 아무리 거대한 메이커라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고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노조가 해야 할 것은 상급단체의 정치투쟁에 들러리를 서기보다 회사와 성장을 도모하면서 조합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것이 노조의 존재이유이자 노조를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