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동 빗물 펌프장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가족이 지방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최누림)는 최근 유가족 4명이 서울시와 양천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9년 7월 31일 양천구 목동 신월 빗물펌프장 공사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 3명은 갑작스러운 폭우에 수문이 자동 개방되면서 빗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사고 당시 서울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며 많은 비가 왔음에도 협력업체 직원 2명은 점검을 위해 터널에 들어갔고 이후 시공사인 현대건설 직원 1명이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사망한 3명의 인부 중 한국인 노동자 2명의 유가족은 서울시와 양천구를 상대로 총 14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유족들은 "수문 자동화시스템상 수문 개방 수위가 시설 운영 지침에 따른 수위(70%)보다 낮게 설정돼 있었고 시설을 관리 및 통제할 인원도 상주하지 않았다"며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시설의 임시 운영에 방해가 된다며 통신수단을 철거해 외부와 통신할 수 있는 수단도 없고 안전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와 양천구 공무원이 사고 당일 집중호우가 예상됐음에도 작업 중단 및 작업자 통제를 지시하지 않음으로써 사고가 발생했다"며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유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시설의 설치·관리상 하자가 존재했다거나 공무원의 직무 집행상 위법행위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고의 핵심적·직접적 원인은 빗물펌프장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사전에 여러 정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작업자를 투입했기 때문"이라며 "그 과정에서 협력업체 A 건설이 사전에 망인 등의 작업 여부나 작업 장소 등을 현대건설에 고지하지 않았던 것 역시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들이 주장하는 서울시와 양천구의 설치·관리상 하자 또는 소속 공무원의 과실 등이 인정되더라도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쉽사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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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설령 서울시와 양천구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유족들이 현대건설로부터 민·형사상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합의금을 지급받아 손해배상 채무가 소멸했다고 봤다.
한편 서울남부지법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양천구 치수과 과장에게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했다. 해당 재판은 2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