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움직이는 손'…"2차 휴진하면 병원 마비된다"

대형병원 '움직이는 손'…"2차 휴진하면 병원 마비된다"

김명룡 기자, 이지현
2014.03.12 06:10

전공의 24~29일 집단휴진시 '의료대란' 가능성…철도파업처럼 대체인력도 없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오는 24~29일까지 엿새 동안 2차 집단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이 기간 전공의들이 필수 진료 인력까지 모두 휴진하면 병원이 사실상 마비돼 '의료 대란'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전공의가 휴진할 경우 국민 생명권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의 '의료대란'이 우려된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병원 응급의학과장은 "응급실에 환자가 도착하면 인턴이나 레지던트들이 바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며 "이런 초진이후 해당 진료과 전문의에게 온 콜(비상호출)을 하는 것도 전공의인데 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가 모두 휴진하면 중형이나 대형 병원 모두 응급실은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공의 2차 휴진 참여시 병원 진료 마비 온다=특히 외래진료를 하지 않는 야간에는 응급실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응급실은 1~2년차 인턴이나 1~4년차 레지던트(가정의학과 3년)로 구성된 전공의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곳이다. 통상 주간과 야간 2교대로 운영된다.

응급의학과 소속 전공의는 응급의학전용 병동에 상주하며 응급 환자들을 돌본다. 실제 A대학병원의 경우 레지던트 3명과 인턴 2명 등 총 5명의 전공의가 응급실에 상주하고 있다.

각 진료과별로 전공의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것도 2차 집단휴진에서는 볼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초진을 한 뒤 2차로 내과와 외과, 신경과 등 각 진료과목 별로 소속 전공의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체계도 붕괴될 수 있다. 교수급 전문의들은 응급실 당직을 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B대형병원 응급의학과 관계자는 "응급실 소속 전공의들은 퐁당퐁당(격일로 근무하는 것) 야간당직을 서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혹독한 수련과정을 거친다"며 "응급실을 담당하는 전공의 인력이 넉넉하지 않아 늘 격무에 시달린다 "고 말했다.

상태가 위급한 환자가 올 경우 전공의 역할은 더 커진다. 경련이나 심장마비가 온 환자가 있으면 제세동기로 전기충격을 주는 긴급처치를 해줘야 하는데 이런 일도 전공의가 도맡는다. 이 때문에 전공의 휴진은 곧 환자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전공의는 외래진료실과 병동, 수술장 등에도 배치돼 환자를 맡는다. 대학병원마다 이렇게 전공의에 의존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100시간 이상으로 입원환자 주치의를 맡거나 수술 전 각종 검사와 당직근무도 하고 있다.

외래진료실에서 전공의는 교수와 함께 진료실에 들어가 보조 역할을 한다. 교수가 환자 상태를 체크한 뒤 특정 약을 처방하라고 지시하면 처방 시스템에 기록하는 역할을 전공의가 한다. 병동에서는 입원 환자의 주치의 역할도 맡고 있다. 수술을 위해 병원에 온 환자에게 수술 전 설명을 하고 동의서를 받는 것은 물론 수술 후 처치 업무도 전공의 몫이다. 병실 당직근무를 서면서 환자 상태를 체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C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관계자는 "인턴이나 레지던트 업무는 간호사가 대체하기 힘들다"며 "철도 파업처럼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2차 휴진은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참급 레지던트가 환자의 주치의를 맡는 경우도 많아 6일 휴진은 곧 병원이 마비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동참 물결 더 커져=문제는 2차 집단휴진에 동조하는 전공의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았던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은 오는 24~29일 집단휴진에는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병원도 레지던트 3년차 전공의가 전공의 휴진 참여를 독려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등 현재 분위기로 는 2차 휴진 참여 쪽으로 기울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애초부터 휴진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시간이 촉박해 1차 휴진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난 10일 다른 병원 전공의들의 휴진 참여에 자극을 받아 휴진 참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초 의료계에서는 중증 환자가 많은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빅 5병원의 경우 전공의 2차 휴진 참여는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들 병원까지 2차 휴진에 참여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의료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바뀐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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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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