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들도 "세월호 선원 변호 맡기에는……"

변호사들도 "세월호 선원 변호 맡기에는……"

목포(전남)=김훈남 기자
2014.04.23 16:12

[세월호 침몰 8일째]선원 변호맡은 국선변호사 부담감 토로…피고인 방어권 침해우려도

지난 16일 진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생존선원들에 대한 변호를 꺼리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자칫 의뢰인인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비난이 변호인에게까지 향할 것을 우려한 결과다.

23일 현지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구속된 세월호 선원의 국선변호를 맡은 한 변호사는 변호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보다 직급이 낮은 선원의 변호를 맡았으면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선원들에 대한 비난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피의자를 대변하는 변호인은 자칫 의뢰인과 동일시돼,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의 경우 의뢰인과 함께 세간의 질타를 받는 경우가 있어왔다.

2011년 7조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검찰 수사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바른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저축은행피해자 모임은 그해 5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 회장의 공판준비기일 직후 서울 대치동 바른 사무실로 향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에 바른 측이 "박 회장이 기소 후 사임의사를 밝혔다"며 "법원에 정식 사임서를 제출하겠다"고 해명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구내에서 다단계업체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이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해하는 사건이 벌어져, 대한변호사협회가 우려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근무 중인 변호사 A씨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사건, 특히 비난이 많은 피고인을 변호하는 것은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우리 법에 보장된 최소한의 방어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변호사 B씨는 "변호인의 업무는 무조건 의뢰인을 편드는 것이 아니라 지은 죄만큼만 처벌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수사에선 이례적으로 부작위에 의한 살인(실제 살인 행위 없이 피해자를 방치하는 등 방식으로 숨지게 하는 것) 혐의 적용이 검토되고, 지난해 입법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 혐의가 적용되는 등 새 법리적용에 대한 논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이 필수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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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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