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4대강, '정말' 이대로 그냥 놔둘 것인가

[광화문]4대강, '정말' 이대로 그냥 놔둘 것인가

이승형 부장
2014.07.08 05:38

벌써 20년이 됐다. 완벽한 미소를 가진 브래드 피트가 팔팔한 숫컷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뭇 여성들을 유혹하던 때였다. 당시 그가 출연한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세븐’이다. 감독이 데이비드 린치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영화의 말세기적 음울함이란 밤새 악몽에 시달리다 죽은 시체의 얼굴과 닮았다.

영화는 카톨릭이 말하는 인간의 7가지 죄악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탐식, 탐욕, 음란, 나태, 교만, 시기, 분노. 중세에 기준이 세워진 이 죄악들을 지금의 인간 사회에 그대로 대입해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인간은 어지간해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역사를 통해 배운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길게 보면 돌도 도는 도돌이표 수준이다. 어쩌면 인간은 더 탐욕스러워지고, 음란해졌으며, 나태해졌고, 교만해졌다.

국내에서 올해 일어난 큰 사건, 사고만 봐도 그렇다. 세월호 참사,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재력가 청부 살해 사건 등등. 이 모든 게‘돈’만 밝힌 죄악의 결과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시기별로 인간 죄악의 정도가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그 극한의 경우가 전쟁이다. 인간성이 파괴되는 가장 뚜렷한 현장이 전쟁이다.

그런데 전쟁은 인간들끼리의 전쟁도 있지만 인간이 자연을 상대로 한 전쟁도 있다. 물론 그 결과는 인간 필패다. 아마존 밀림 파괴, 무분별한 코끼리 사냥,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이 인간에게 가져다 준 것은 뜨거운 지구와 방사능의 바다와 더러워진 공기다.

우리도 최근에 자연과의 전쟁에 동참했으니 바로 4대강 사업이다. 아, 미안하다. 또 4대강이다. 그런데 지겨워도 또 얘기해야 한다. 달라지는 게 없으니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한다.

나는 지금껏 4대강 사업의 결과로 물이 맑아졌다든지, 물고기가 많아졌다든지, 전력량이 많아졌다든지 하는 등의 긍정적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아주 사소한 희망적인 소문도 들어본 적이 없다. 진짜 요만치도 없다. 심지어 그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났다든지, 수출이 잘 됐다든지, 관광객이 늘었다든지 이런 ‘돈’과 관련된 뉴스 또한 들은 적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4대강 사업을 주도적으로 했던 장본인들로부터 뭐 이렇다 할 설명을 들은 적 또한 없다. 엄청난 돈만 더 들어갈 것이며, 이상한 벌레들만 늘어났다는 뉴스만 들었다.

이쯤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전거만 타지 말고 본인의 ‘4대강 업적’을 더 널리 알려야 하는 건 아닐까. 대통령 시절 줄줄이 나열했던 그 아름다운 4대강 예상효과가 지금 어떻게 됐는지 국민들에게 자랑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도 강조했던‘녹색성장’이 4대강의 녹조 라떼는 아니었다고 강변해야 하는 건 아닐까.

더불어 정치권도 4대강 사업에 대해 대대적인 검증 작업에 나서야 한다. 공사 과정에서 담합하거나 돈 먹은 몇몇 업자들 잡아넣는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국민 돈이 25조원 들어가고, 앞으로도 그 유지보수비용으로 해마다 4500억원씩 잡아먹는다는데 가만히 있는다면 그건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 4대강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전 정권 시절에 대통령에게 혼날 까봐 겁이 나서 못했다면 지금 하면 된다. 자연과의 전쟁, 4대강 사업이 남긴 혜택과 폐해를 낱낱이 국민에게 보고하라.

그리고 점점 녹색 지옥으로 바뀌어 가는 저 강들만 다시 되돌려줄 방법만 찾아라. 만일 그 일만 성공해도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 다 한 거다. 국민들이 잘 했다며 어깨를 두드려 줄 것이다. 아마도 다음 선거 때 국민들이 또 뽑아줄 수도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늦추지 말자. 돈과 벌레들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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