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100일' 안산반월산단 "아픔은 남았지만…"

'세월호100일' 안산반월산단 "아픔은 남았지만…"

강경래 기자
2014.07.23 10:22

[세월호 100일]단원고 인근 반월산업단지…입주사들 회식 등 일부 행사 재개…"안산 경기회복 노력"

안산 반월산업단지 내 한 업체가 내건 '세월호 희생자 추모' 현수막 / 사진=강경래 기자
안산 반월산업단지 내 한 업체가 내건 '세월호 희생자 추모' 현수막 / 사진=강경래 기자

"아픔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렇다고 공장을 멈출 수는 없고…"

세월호 참사 100일을 이틀 앞둔 이달 22일.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여를 달려 안산 반월산업단지가 있는 안산역을 찾았다. 반월산업단지는 이번 참사로 수백여 학생들을 잃은 단원고로부터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희생된 학생들 부모 상당수가 반월산업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0시쯤 도착한 안산역 플랫폼에서 20여분을 머물며 시민들의 모습을 살폈다. 그들은 조용함 속에서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여전히 아픔이 남아있는 듯 했다. 다만 노란리본(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한 표식)을 착용한 시민은 보이지 않았다.

안산역에서 근무하는 김창호 한국철도공사 과장은 "노란리본을 착용한 승객들을 근래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며 "안산시민들은 오히려 서울과 수원 등 인근지역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으로 추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역에서 도보로 이동한 반월산업단지에는 업체들이 내건 '세월호 희생자들을 마음 깊이 추모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업체들은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전자부품 업체 A사 관계자는 "지난 5월에 예정했던 전사 체육대회는 세월호 여파로 현재까지도 무기한 연기 중이다. 각 사업부에서 진행키로 했던 워크숍 등 소규모 행사 역시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각 사업부 회식은 음주 없이 식사만 하는 형태로 재개했다. 침울하다고 해서 공장까지 안 돌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동공구를 생산하는 B사 관계자 역시 "얼마 전까지 전사적으로 각 부서 회식을 금지했으나, 안산지역 내 경기침체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접한 후 소비 진작을 위해 회식을 재개했다. 한동안 미뤄왔던 대리점 간담회 행사 등도 다시 시작했다. 슬프다고 해서 일손을 아예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그동안 여론 등을 고려해 미뤄왔던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기부도 시작했다. 반월산업단지에 입주한 서울반도체의 경우엔 단원고에 장학금 명목으로 1억원을 기부키로 확정하고 학교 측과 지급 방법과 시기 등을 조율 중이다.

천태영 서울반도체 실장은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3266만원을 포함해 총 1억원을 단원고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국가적 참사를 회사 홍보에 활용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기부를 미뤄왔다. 하지만 안산지역에 터를 둔 기업으로서 더 이상 행동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여론 등을 감안해 장학금 전달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산지역 내 경기침체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안산시내 한 대형 영화관은 입장료 1000원을 내걸었는데도 자리가 3분의 1도 채워지지 않는다. 식당이나 술집은 말할 것도 없다. 안산시민뿐 아니라 안산을 찾는 이들이 소비를 자제하려는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안산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 정창운 경영지원팀장은 "반월산업단지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위기는 100일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속돼야 한다"며 "다만 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이 활력을 되찾아야 안산지역 경기가 살아나기 때문에 기업활동 위축이 장기화되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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