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 "담뱃값 인상은 밀수담배·가짜담배 증가로 오히려 국민건강 해칠 것"

새해 1월1일부터 담뱃값이 2천원 오르면서 흡연자들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1만원에 담배 4갑을 사던 것이 이제는 두 갑 밖에 살 수 없는 현실이 된 것이다. 이에 더해 모든 음식점에 대한 전면 금연이 시행되고 있으며 거리 등 실외 공공장소에 대한 금연구역도 확대되고 있다.
흡연자들은 금연 대열에 동참하거나 상대적으로 보다 비용이 저렴한 전자담배나 말아피는 담배(롤링담배) 등으로 갈아타며 담뱃값 대폭 인상과 금연구역 확대에 저마다 대응하고 있다. 특히 금연대열에 동참한 흡연자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건강을 위한 금연보다는 정부의 세수확보에 따른 반발로 금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1월 담배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정부가 의도한 흡연율 저하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05년 담뱃값을 500원 인상했을 때도 일시적으로 흡연율이 떨어졌지만 2~3개월 후 서서히 흡연율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현상을 겪었다. 보통 새해가 시작되는 1월에는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금연을 다짐하고, 담뱃값 인상 전에 흡연자들이 사재기를 한 물량이 있기 때문에 이번 담뱃값 대폭 인상이 흡연율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면 몇 달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 흡연자들은 우리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800달러나 높은 이웃나라 일본의 흡연자보다 더 많은 담뱃세를 내면서 더 비싼 담배를 피우게 됐다. 담뱃세의 대폭인상으로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80%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담뱃값 대폭 인상에 대해 흡연자들이 가장 불만인 것은 담배를 소비하는 흡연자들이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가격인상이 추진되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흡연규제 정책에 흡연자는 없었다는 것이다. 담뱃값을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법 입법예고 기간도 불과 주말을 포함한 3일에 불과했고, 국회보건복지위에서 연 공청회에도 흡연자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이는 작정하고 흡연자들의 목소리는 배재한 채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담뱃값 대폭 인상은 서민층의 부담을 불러 올 것이다. 즉, 물가 상승을 불러와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에게 경제적인 부담만 줄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담뱃값 대폭 인상은 담배의 불법거래를 자극해 밀수, 위조, 가짜담배의 유통을 불러올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저가의 저질담배와 밀수담배들의 불법 유통을 더욱더 부채질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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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국가의 예를 보면 그리스도 2012년 초 담뱃값 인상(25%) 이후 밀수담배의 시장규모가 과거 3%에서 15% 수준(35억 유로)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이웃한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가 등을 고려할 때 불법 밀수 담배 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불법거래 담배의 경우 이른바 '가짜담배'가 많다는 것인데, '가짜담배'는 타르, 니코틴이 국내산의 3배에 이르고, 필터의 기능이 불량해 국민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서민 흡연자들과 청소년들이 이들 불법 밀수, 가짜담배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이런 저질담배들은 오히려 청소년들의 건강과 흡연자들의 건강을 더 해칠 수 있기에 정부 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이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올렸다고 하지만 그걸 믿는 흡연자는 아무도 없다. 정부의 부족한 세수를 흡연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증세가 아니라고 외쳐봐도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흡연자 입장에선 이번 담뱃값 대폭 인상은 한마디로 돈 없는 서민들한테는 돈 없으면 끊으라는 이야기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담배마저 가진 자들만의 기호품이 된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현재 정부는 흡연자들로부터 1조7000여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담배부담금을 걷고 있다.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그 규모는 1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흡연자들은 자신들이 낸 부담금이 제대로 사용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부담금의 대부분이 국민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흡연자와는 전혀 무관한 국가 일반예산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흡연자들은 이번 담뱃값 인상을 통해 걷어 들이는 막대한 세금과 부담금의 일부분이라도 흡연자를 위해 사용되길 바라고 있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비 지원이나 간접흡연 방지를 위한 흡연실 조성 등 흡연자들을 위한 정책에 투입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렇지 않고 오직 부족한 세수확보를 위해 흡연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한다면 이번 담뱃값 인상에 그 어느 흡연자가 이해를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