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MB정부 인사들에 쏠렸던 관심, 현 정부 인사들로 이동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에서 발견된 메모지에 현 정부 고위 인사들이 대거 등장했다. 해외 자원개발 비리수사와 함께 이명박(MB)정부 인사들로 집중됐던 세간의 시선이 성 전 회장의 죽음으로 갑작스레 현 정부 인사들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자원개발 비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을때만 해도 이 수사는 MB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가 지배적이었다. 자원외교 사업이 MB정부 때 집중적으로 추진됐던 사업이고 성 전 회장이 MB측 인사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은 자신이 MB측 인사가 아니며 박근혜 대통령과 가깝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공개된 '성완종 리스트'는 그 주장의 정황을 엿볼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전날 성 전 회장의 시신에서 55글자가 쓰여진 메모지를 발견했으며 이 메모지에는 사람 이름과 금액, 날짜가 기재돼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 메모지 안에는 김기춘,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름뿐만 아니라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이름도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시장 이름 옆에는 3억원, 홍 의원은 2억원, 홍 지사는 1억원 등 금액도 적혀 있었으며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름만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정부 인사들은 없고 현 정부 고위 인사들만 기재돼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유 시장은 "친분은 있었지만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 전 실장도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매우 악의적이다. 너무나 억울하다"며 "본인이 생존해 계시면 (수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는데 고인이 되셨으니까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일단 해당 메모지의 필적조사에 들어갔다. 성 전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인지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필적확인이 끝나면 유족과 임직원들에게 관련자료 제출을 요청할 예정이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에 나선다면 현 정부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허 전 실장과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의 개국공신이자 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던 인물들이다. 홍 의원과 유 시장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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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자원외교 비리에 대해 끝까지 수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검찰 관계자는 "성 전 회장과 관련한 불행한 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며 "오늘부터 다시 검찰은 본연의 사명인 부정부패 수사를 중단 없이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리스트와 관련해 "공소시효 등 법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