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인터뷰에서 '불법 대선자금' 언급…대선자금 수사는 2003년이 마지막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어느 '선'까지 수사 대상이 될 지 여부가 관심이다. 특히 검찰이 2012년 대통령 선거자금 수사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직접 '불법 대선자금을 줬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건넨 돈이 2012년 박근혜 캠프의 대선 자금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홍문종 의원)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은 대선 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박근혜 캠프의 핵심 인사였다.
성 전 회장은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며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했다.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됐느냐는 질문에는 부인하는 답을 하면서 사실상 불법자금임을 시인했다.
성 전 회장의 메모에 기록된 인사들 중 홍 의원뿐만 아니라 서병수 부산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도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의 주요 인사였다. 이들이 2012년 대선 전후로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난다면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12년 전인 2003년에도 대선 불법자금 수사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이뤄진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 가혹했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파장이 컸다. 당시 검찰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을 포함해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과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전신) 현역 의원들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한 변호사는 "성 전 회장이 2012년 금품을 건넸다면 공소시효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검찰이 성 전 회장의 주장과 관련된 증거만 확보한다면 대선자금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는 13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점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며 성역 없는 수사를 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없이 엄정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검찰 명예'까지 거론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까지 나서서 검찰 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더더욱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 지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사망하기 전 56자가 적힌 메모를 남겼다. 이 메모에는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 10만달러, 허태열(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원, 유정복 3억원, 홍문종 2억원, 홍준표(경남도지사) 1억원, 부산시장(서병수) 2억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름만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