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 인턴 월급이 1000만원대? 美헤지펀드 파격대우

공대생 인턴 월급이 1000만원대? 美헤지펀드 파격대우

이학렬 기자
2015.11.1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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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학생의 글로벌 기업 인턴면접후기]시타델, 아이비리그 경제학과보다 공대생 선호

[편집자주] 대표적인 ‘미생’인 인턴. 하지만 인턴은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경험하고 정규직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글로벌 기업 인턴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미국 유명 사립대인 노스웨스턴대 컴퓨터공학과 학/석사 통합과정 3학년 재학중인 유학생 황성윤씨(20)의 인턴십 면접 후기를 옮겨왔다. 황씨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교육 스타트업 Shmoop에서 파트타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턴으로 2년째 일하고 있다. 황씨의 면접후기는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며 모든 지원자들이 같은 과정을 겪는 것은 아니다. 또 미국내 인턴 지원 과정과 한국내 지사의 인턴 지원 과정이 다를 수 있다.
/사진=시타델 홈페이지 캡처
/사진=시타델 홈페이지 캡처

시카고에 위치한 헤지펀드인 Citadel(시타델)에 대한 면접후기입니다.

시타델은 헤지펀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달리고 있는 회사들 중 하나입니다. 헤지펀드이지만 다른 펀드들과 다른 점은 '아이비리그 경제학과를 나온 엘리트'들이 아니라 수학, 물리학, 컴퓨터공학 같은 hard science(자연과학)에서 higher degree(석·박사 학위)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선호합니다.

투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내는 곳이 시타델을 비롯한 몇몇 헷지펀드들에 있는 quant(금융시장 분석가)들입니다.

금융권에서도 프로그래머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높습니다. 제가 다니는 노스웨스턴대가 금융의 도시 시카고에 위치해 있다 보니 공과대학 취업 이벤트들에도 반 가까이 차지하는 게 금융회사들입니다.

저를 비롯해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수많은 학생들이 대부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 회사로만 취업하려는 경향이 없잖아 있는데, 이런 회사들에서도 충분히 수요가 많습니다.

시타델에서는 데이터 분석, 트레이딩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데요, 무엇보다 성능을 굉장히 중요시 합니다. 남들보다 빠른 서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해야 그만큼 빠른 속도로 정보를 얻고, 빠른 속도로 정보를 얻어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금융회사지만 면접은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들 못지 않게 technical(기술적) 했습니다.

첫 번째 면접은 학교 캠퍼스에서 이루어졌는데요, 한시간 동안 C언어와 컴퓨터 구조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습니다. vmalloc과 kmalloc의 차이점은 등 유닉스에 관한 knowledge(지식)도 물어보는 것 같았습니다.

면접을 보고 나서 2주 정도 후에 최종면접을 보러 본사로 오라는 초청을 받았습니다. 받을 당시 이미 우버에서 오퍼를 받은 상태였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최종면접을 보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리크루터에게 알려줬습니다.

연락이 온지 3일 후 시카고에 있는 으리으리한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건물 로비에 들어서자 영화에서나 보던 검은 선글라스에 양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몸 수색을 하더니 여권을 체크하는 등 보안은 철저했습니다. 엘레베이터를 탑승할 수 있는 카드를 한 장 주더니 37층으로 올려보냈습니다.

사무실 분위기는 쾌적했지만 상당히 답답했습니다. open office(오픈 사무실)식으로 탁 트인 사무실 환경이 아닌 벽으로 막힌 조그만 사무실로 나눠놓아서인지 개미굴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금융회사다 보니까 분위기 자체가 달랐습니다.

최종면접은 제가 본 면접 중 가장 힘든 면접이었습니다. 체력적으로요.

각 면접이 45분이었는데 무려 4개의 technical interview(기술적 인터뷰)를 back-to-back(연달아)으로 진행했습니다. 한 면접관이 들어와서 질문을 하고 나가면 바로 다음 면접관이 들어와서 또 질문을 하는 그런 형태였습니다. high stress environment(고강도 스트레스 환경)에서 일하는 금융회사 특성상 일부러 그런 것 같기도 했습니다.

면접 질문들의 난이도는 엄청나게 높진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어려웠습니다. system design(시스템 디자인)부터 알고리즘, 자료구조, 프로그래밍 언어론, 컴퓨터 아키텍쳐에 관한 여러가지 질문들이 나왔습니다. OS(운영체제)나 컴퓨터 아키텍쳐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테스팅에 대해서도 꽤 많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어떤 식으로 고성능의 서버에서 돌고 있는 서비스를 멈추지 않고 버그를 track down(찾아낼) 할 것인지, 각 방법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질문이 나왔고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결국 면접관이 원하는 답을 말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Citadel은 다른 IT회사들에게 절대 뒤쳐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데려온다고 면접관이 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면접에 나온 질문들의 수준도 전반적으로 높았구요.

아무래도 여유있게 면접을 본 게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어려운 질문이 나왔을 때는 "음. 좋은 질문이네요!" 라고 말하자 면접관이 웃음을 터뜨리는 등 여유를 가지고 면접에 임해야 테스트 보다는 대화, 토론 비슷한 식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면접관들도 그걸 더 선호하는 것 같구요.

면접을 보고 난 후 4일 후에 합격했다고 최종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조건을 제시받았습니다. 헤지펀드는 남는게 돈 받게 없다더니 정말 사실이었습니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굴지의 IT회사들에서 받는 월급에 비해 자릿수가 달랐습니다. 그리고 시카고에 있는 아파트도 제공해준다고 했습니다. 하루 3끼 다 제공되고 최고의 대우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시타델의 장점은 높은 연봉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인턴들에게 '인턴 프로젝트'가 아니라 정규직 엔지니어들처럼 대하면서 열심히 굴립니다. 그만큼 많이 배우게 되구요.

또 다른 장점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금융에 대한 교육을 받습니다. 그냥 교육이 아니라 미국 최고의 MBA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 시카고 부스 경영대 등 주위 대학들에서 교수들을 초빙해서 강의를 합니다. 금융에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들에게 일하기 최고의 직장인 것 같습니다.

좋은 조건에 혹 할 수 있었지만 거절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는 이유와 헤지펀드의 목적에서의 차이인 것 같은데요,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제가 가진 능력을 단순히 돈을 버는 데 쓰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거기서 면접을 볼 때 면접관들에게 왜 시타델에서 일하는지 물어봤을때 다들 "월급을 많이 줘"라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거기 있는 사람들은 정말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돈과 바꾸는 일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이가 좀 더 들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을 때 일하기 나쁘지 않은 직장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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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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