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at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제]① '전문변호사 등록제' 유명무실

[All that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제]① '전문변호사 등록제' 유명무실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6.02.09 09:03

[the L리포트] 홍보부족·지나치게 세분화…개선 필요성

변호사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2010년 만들어진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의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제도'가 홍보 부족 등으로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제도는 법률소비자인 일반인에게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들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다. 변호사는 각자 원하는 전문분야를 등록해서 활동할 수 있고 등록이 완료되면 전문변호사라고 칭할 수 있다. 등록하지 않은 변호사가 '전문'을 칭하는 것은 금지된다.

◇ 전문분야 등록 최근 급증…시대 변화에 따른 흐름

대한변협에 따르면 전문분야 등록제도가 시행된 2010년 이후 2015년까지 전문분야를 등록한 사례는 모두 1561건이다. 중복 등록을 감안하면 1031명으로 전체 개업 변호사 1만7425명의 5.9%다. 시대의 흐름을 나타내듯 최근 등록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제까지 전문변호사 등록이 저조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약 10년 경력의 사시 출신 변호사 A씨는 "기존에는 '이혼 전문' 등 전문변호사보다는 모든 법을 다루는 변호사가 더 영업이 잘 되는 시대였다"고 말한다. 뭐든 맡겨도 잘 해낼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전문 분야를 말하지 않았단 얘기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특정 분야, 필요로 하는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변호사를 찾는 의뢰인이 늘어났다. 변호사들도 홍보를 위해 전문 타이틀을 원하기 시작했다.

◇ 홍보 부족·전문분야 과한 세분화·현행 법상 근거 없어…개선 필요

전문분야 등록제도는 홍보가 부족하다는 큰 문제를 갖고 있다. 2010년 이 제도를 만들면서 충분히 홍보를 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건을 의뢰하러 오는 의뢰인들은 광고에 '전문' 변호사라고 돼 있으면 그 분야를 잘 아는 구나 정도로 생각할 뿐이다.

최근 상을 당해 상속 문제로 주변에서 아는 변호사를 추천받았다는 B씨. 전문분야 제도를 아느냐고 물었으나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정보는 인터넷에서 검색해 얻었고, 변호사는 결국 아는 사람의 추천으로 선택했다"고 했다. 전문분야 제도가 유명무실하단 얘기다.

너무 분야가 세분화돼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전문분야 숫자는 민사, 상사 등의 대분류 아래 소분류로 나누어져 있어 총 58개다. 전문분야는 제도의 취지에 맞게 최대 2개까지 선택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일반인들이 인식하기 어렵다. 변호사 입장에선 전문분야를 가사법으로 등록할 경우 이혼 전문, 상속 전문 분야 변호사라고 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이혼과 상속이 개별적인 전문분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또 있다. 현재의 전문분야 등록제도는 현행 법에 근거가 없는 유령제도다.

전문분야 등록을 하지 않은 변호사들은 전문변호사라는 광고를 할 수 없다. 이는 헌법상 모든 국민들에게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현행 법에 당연히 그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근거가 없다. 다만 대한변협이 회칙에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 규정'을 두고 이 규정에 따라 심사와 등록 업무를 한다.

법무부는 2014년 대한변협이 운영 중인 전문분야 등록제도를 법제화하고 미등록자의 전문분야 표방을 막는 내용의 변호사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법이 개정되진 않은 상태다.

이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는 변호사 B씨는 "대한변협이 관련 공청회를 했다곤 하지만 개정 골자 등을 미리 안내하지 않아 불만"이라며 "현행 법에 관련 근거를 만드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훈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해당 제도는) 개선 예정"임을 밝힌 뒤 "전문분야의 변호사 찾을 땐 변호사 전문분야를 확인하라는 취지로 대한변협 홈페이지와 신문 통해 홍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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