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리포트] 광고규정 위반 징계 건수 미미…대한변협 단속 의지 필요해

광고를 할 때 전문 분야를 등록한 변호사만 광고에 전문 분야를 표시하도록 돼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위치한 서초동 인근엔 빼곡하게 변호사 광고가 붙어 있다. 광고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전문’이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 이혼 전문 변호사 등 다양한 전문 변호사들이 저마다 자신을 홍보한다.
그런데 이 ‘전문’ 단어는 아무나 사용할 수 없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에 관련 전문분야를 등록한 변호사들만 사용할 수 있다.
◇ 등록 않고 '전문변호사' 칭하는 변호사들…의뢰인들 속이는 셈
문제는 실제로 전문 분야를 등록하지 않은 변호사가 자신을 전문변호사로 홍보하는데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은 지난달 21일 종편 방송 등에 출연하고 총선 출마를 선언한 배승희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법협 측은 고발 이유로 “배 변호사가 자신을 형사·민사·부동산·성범죄·보이스피싱·위기관리분야 등 6개 분야 전문가로 지칭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배 변호사는 어떤 분야도 전문분야로 등록한 적이 없고 만약 등록을 했다 하더라도 최대 2개의 분야만 인정하는 규정에 어긋난다"며 "성범죄·보이스피싱·위기관리분야는 변협에서 인정하는 전문분야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 외에도 대한변협 홈페이지에서 변호사 징계정보를 확인하면 광고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전문분야 등록을 하지 않고 ‘전문’ 표시를 해 변호사업무광고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징계 위험 무릅쓰고 미등록 '전문' 칭해…영업 경쟁 심화 때문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데도 위험을 무릅쓰고 전문 타이틀을 다는 이유는 뭘까. 변호사 업계 영업 경쟁이 점점 심화되기 때문이다.
변호사 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법률 시장은 그만큼 성장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포탈 키워드 검색이나 지하철역의 광고 등으로 시선을 끌고자 노력할 수밖에 없다.
요건이 되지 않아 전문분야에 등록을 못했거나, 실제로 변협에서 인정하는 전문분야와 변호사나 의뢰인들이 원하는 분야가 다른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규정 위반 사례들이 나온다.
독자들의 PICK!
그러나 징계를 해야 할 변협은 소극적이다. 따로 단속을 않고 신고에 의존한다. 변협의 2015년 8월20일 기준 광고규정 위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3건만 징계됐다. 이 수치는 전문분야 관련 규정 위반을 포함한 전체 광고규정 위반 내역이다. 너무 건수가 적다보니 ‘제 식구 감싸기’란 얘기도 나온다.

한법협의 회장 김정욱 변호사는 "대한변협에서 의지를 갖고 광고규정 위반을 단속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 변협 단속 의지 필요해…변호사들 자정 노력·법률 수요자들도 똑똑해져야
이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대한변협이 의지를 보여야 한다.신고나 고발을 하면 바로 그 결과를 발표하고 변호사들이 주로 광고를 하는 곳엔 직접 방문해 단속하는 등의 행동이 필요하다.
또 변호사들 스스로가 자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서울 소재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A씨는 "과도한 경쟁으로 아무 분야나 '전문'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우는 변호사들을 볼 때면 안타깝다"며 "과도한 홍보 활동보단 관련 논문 발표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 수요자들도 똑똑해지는 수밖에 없다. 의뢰인들이 직접 전문분야 제도에 대해 알고 그것을 직접 조회할 수 있게 된다면 변호사들이 쉽게 전문변호사임을 사칭할 순 없을 것이다.
어떤 변호사가 어떤 전문분야를 등록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선 대한변호사협회 홈페이지 (http://www.koreanbar.or.kr) - 알림마당 – 공지사항으로 들어가면 된다. 다만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현황'이란 제목의 공지 글을 클릭해 첨부파일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 기사는 더엘(the L)에 표출된 기사로 the L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더엘(the L) 웹페이지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