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금품 제공 없어도 부정청탁 처벌 가능…김영란법 적용대상 잘 살펴야

# A사 대표가 외부 유력인사인 B씨를 통해 해당기관의 고위 간부 C씨에게 사건의 선처를 부탁하고 C씨는 담당 공무원 D씨에게 처리를 요청한 경우 이들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걸려 처벌을 받을까.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김영란법은 공직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금품 제공 행위가 없어도 부정청탁에 대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사 대표는 제3자를 통해 부정청탁을 했기 때문에 1000만원 이하 과태료 등의 처벌을 받고 A사와 외부 유력인사 B씨, 고위 간부 C씨, 담당 공무원 D씨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오는 9월28일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법 시행에 따라 관행적으로 해오던 대외 활동이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난 6일 법무법인 태평양이 개최한 김영란법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감사원 출신 성용락 태평양 고문은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기업의 리스크와 행동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성 고문은 "사회 전반적으로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만큼 김영란법 시행으로 각 사정 기관에서 단속·수사 등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할 땐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김영란법의 '양벌규정'에도 관심이 쏠렸다. 양벌규정은 종업원 등이 업무와 관련해 금지된 행위를 하는 경우 법인 등에게도 벌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말한다. 다만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행한 경우는 제외한다.
이제까지 대법원 판례에서 법인의 면책을 인정한 사례는 없다. 직원이 상사에게 단순히 보고하지 않았다거나 법인의 일반적인 감독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형법상 '뇌물죄'에는 양벌규정이 없는 것과 차이가 있어 기업들은 주의해야 한다.
향응을 여러 명이 동시에 받은 경우 인정되는 뇌물액수는 어떻게 계산할까. 뇌물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함께 향응을 하고 서로 각자 비용을 나눌 수 없는 경우는 평등하게 사람 숫자대로 나눈 금액을 수뢰액으로 보게 된다.
동일한 자리에서 3명의 공무원에게 480만원의 향응을 제공한 경우 480만원을 4로 나눠 120만원을 수뢰한 것이 된다. 120만원의 수뢰액이면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과태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형법상 뇌물죄 관련 판례에 따른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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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고문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기업이 관행적으로 해 온 업무라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 내부자료 특히 기업에서 관행적으로 작성해온 대외활동 보고서, 법인카드 내역 등도 회사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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