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공수처' 법안 합의…8일 국회 발의
독립기구로 설립·대통령은 공수처장 '형식적' 임명만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4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를 독립기구로 설립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수처 법안에 합의했다. 법안은 8일 국회 발의할 예정이다.
뉴스1이 사전 입수한 법안은 Δ총칙 Δ구성 Δ직무와 권한 Δ보칙 등 총 4개 장 26개 조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의 실효성 담보와 집권세력의 영향력 배제를 통한 중립성 확보 등에 방점을 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수처 설치와 관련한 법안은 1996년 11월 참여연대가 ‘부패방지법’ 입법청원에서 거론 한 이후 20년 동안 수차례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었다.
과거 국회에 제출됐던 법안들은 공수처를 대통령 소속기관으로 정하는 등 독립성을 담보하지 못해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이번 20대 국회의 2야 공동발의안은 ‘공수처’ 설립 취지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 '독립성' 또 '독립성'… 독립성 확보 위한 촘촘한 설계
두 야당이 당론으로 공동 발의한 ‘공수처’ 법안을 살펴보면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설계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6대 국회와 19대 국회에서 신기남 전 의원과 이재오 전 의원이 각각 발의했던 ‘공수처’ 설립 법안은 공수처를 대통령 소속으로 정하고 있었다. 반면 이번 발의된 두 야당의 ‘공수처’ 법안은 공수처를 ‘독립기구’로 정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를 꺼리는 고위공직자 또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수처를 인사와 예산으로 좌지우지 할 수 없도록 신경 쓴 부분도 보인다. 공동 발의안에 따르면 독립기구로 설립되는 공수처는 독립적 예산권과 인사권도 갖게 된다. 공수처에 다양한 직군이 들어오는 ‘인사위원회’를 설립하고, 독립된 예산편성권도 행사할 수 있다.
검찰과의 조직적 독립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검찰이 공수처 수사에 관여해 공수처가 제2의 검찰과 다름없는 조직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검사의 공수처 파견 금지 및 전직 제한 조항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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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구로 설립되는 공수처장의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지만 사실상 대통령이 공수처장 임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했다.
법안은 대통령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수처장 후보를 법원행정처장, 법무부장관과 국회 구성원들로 이뤄진 추천위원회에서 협의를 통해 ‘단수추천’하고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실시해 검증한 뒤 임명만 대통령이 하도록 정하고 있다. 사실상 국회가 선출하고 대통령은 형식적 ‘임명’만 하게 되는 셈이다.
◇ 기소권 남용 가능성 배제…불기소심사위, 기소 법정주의 채택
대신 독립기구로 검찰과 같은 수사 기소권을 갖는 등 공수처 역시 권력기관이 되는 만큼 이에 대한 견제 장치 마련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법안은 시민 중심의 ‘불기소심사위원회’ 등을 두고, 독일식 ‘기소 법정주의’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법에 공수처는 검찰과 달리 기소 여부에 대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없다. ‘기소 법정주의’에 따라 공소제기가 강제되고, 불기소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불기소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불기소할 수 있는 사유는 Δ충분한 범죄혐의가 없는 경우 Δ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Δ소송장애 사유(사망 등)가 존재하는 등의 예외적 경우로 제한된다.
지금까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에 따른 폐단 등이 검찰비리의 주요원인으로 꼽혀왔던만큼, 이번 2야의 공수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실제 ‘공수처’가 설립되면 어느 정도 검찰권에 대한 견제 기구로 작동하게 될 전망이다.
◇ ‘공수처’ 퇴직자 공직취임제한까지… 정치권과 유착 원천차단
전문가들은 기존의 ‘특검제도’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이유를 특별검사로 임명된 사람들이 훗날에 있을 수 있는 일종의 보상 성격의 공직취임 등을 바라고 검찰수사와 다름없는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공수처 법안은 기존의 특별검사 제도 실패 원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처장과 차장은 퇴직 후 2년 이내 대통령 지명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및 행정각부의 장, 대통령비서실·대통령경호실·국가안보실·국가정보원 정무직 공무원으로 임용을 금지했다.
임명 단계에서 영향력 행사가 배제되는 대통령이 공수처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조항이다. 공수처에 처장과 차장이 훗날을 위해 허투루 수사하는 일이 없도록 기소법정주의와 함께 이중의 안전장치를 만들어 둔 셈이다.
해당 법안은 8일 발의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심사를 통과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공수처 설립에 반대하고 있어, 새누리당의 이탈 세력이 나타나지 않은 한 법제사법위원회의 벽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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