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여성 표적수사? 잡고보니 여성…절망세대, 혐오·분노 딛고 긍정가치 절실

최근 경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개인정보를 무차별 유포한 혐의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인 20대 여성 2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찰 출입기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일제히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강남패치(유흥업소 여종업원들(운영자 주장)의 신상공개)와 한남패치(유흥업소 남종업원들(운영자 주장)의 신상공개)가 온라인상에서 이슈였던 만큼 검거 소식에도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머니투데이 해당 기사에 4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 욕설을 하며 싸우기 시작한 겁니다. 일부 남성 네티즌들이 여성 피의자들에 대해 과격한 비난 댓글을 올린 게 발단이었습니다.
여성들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여성주의 관련 커뮤니티에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반박 댓글 작성을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다수 여성 네티즌들은 "피의자가 남성일 때보다 여성일 때 악플이 많이 달린다"고 지적합니다. 수긍할 만한 내용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네티즌은 '여성 표적수사였다, 경찰 수사 자체가 남녀차별'이라는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힘 없는 여성들만 잡는다는 얘기입니다. 심지어 20대 여성 살인사건으로 추모 열기가 일었던 서울 강남역에는 남성 성기를 비속하게 일컫는 단어를 써가며 '무X유죄, 유X무죄'(음경 없는 여성은 유죄, 음경 있는 남성은 무죄)라는 글귀도 나붙었습니다.
범죄 혐의자에 대한 공방이 사실관계마저 왜곡시키는 모양새입니다. 먼저 여성이라서 수사하고 검거한 게 아니라 '잡고 보니 여성'이었습니다.
수사 취지도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엄연한 범죄행위를 단속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강남패치의 경우 사생활이 노출된 여성들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수사한 겁니다. 경찰청이 "범죄에 따른 (개인정보가 노출된 여성 등의 피해) 심각성이 크다"고 일선 경찰서에 집중 수사를 지시해 추적이 시작됐습니다.
강남패치, 한남패치 등 온라인 범죄가 중대한 이유는 무엇보다 SNS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피해자의 사생활이 삽시간에 전파된다는 뜻입니다. 피해자 수는 수백 명에 달합니다. (상당수는 사실무근이지만) 설사 이들이 실제 유흥업소 종업원이 맞다고 하더라도 개인정보는 보호받아야 합니다.
범죄는 피해자의 관점에서 우선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게 다 네 탓이다' 식으로 몰아붙이는 소위 '여혐'(여성혐오), '남혐'(남자혐오)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기 일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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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매도와 공격, 그리고 맞공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기존의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거나 과잉 피해의식을 확산하기 마련입니다.
4000여개 댓글을 쏟아낸 사람들의 약 60%는 20대였습니다. 30대를 더하면 80% 이상입니다. 공격과 분노 이면에는 유례없는 취업난, 학비와 생활비에 힘겨운 세대의 아픔과 절망이 묻어났습니다. 모두가 어려울수록 이해와 존중, 위로의 가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