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농협 미스터리]검찰, 업무용지 아닌 강남 3곳 매매금액 근거로 "배임 무혐의"

2차례 유찰된 부지를 최소 250억원 비싸게 산 혐의로 지난해 입건된 송파농협 조합장에 대해 검경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
먼저 수사한 경찰은 의사 결정 과정상 하자와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할 때 농협에 손실을 입힌 배임 혐의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결과를 받아 든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사실상 조합장 측의 항변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본지 9월9일자 19면 보도[단독]검찰 '농협 조합장 250억 배임' 봐주기 의혹참고)
10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이모 송파농협 조합장(65)의 불기소이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는 "주변 토지와 비교할 때 송파농협이 손해를 봤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이 조합장이 고소당한 혐의는 2013년 3월22일 SH공사(현재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예정가격 410억원에 내놓은 땅을 710억원에 샀다는 것. 공개입찰에 뛰어든 경쟁자와 주변 시세를 고려할 때 적어도 250억원가량 조합에 손실을 줬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조합장이 비싸게 땅을 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적정 입찰금액을 판단할 때 미래형업무용지 밖 강남 땅 3곳(가락동 99-5, 문정동 42-6, 문정동 150-2)의 매매사례를 들었다.
이 땅들이 2013년 7월부터 2014년 9월까지 각각 평당 6500만원, 5700만원, 7000만원에 거래돼 평당 5200만원에 입찰한 이 조합장의 결정이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문제가 된 땅에 대한 직접적인 감정평가는 없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검찰의 결정이 상식에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미래형업무용지 내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미래형업무용지는 특수한 분양 조건을 가진 땅으로 일반 땅과 다르다"며 "용지 내 땅들끼리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도 "가락동, 문정동 등 3곳은 번화가에 위치해 일반 강남땅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이라며 "이런 땅과 비교하면 당연히 이 조합장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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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상적으로는 미래형업무용지 안의 땅들끼리 비교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정식으로 감정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그 다음 용지 외부의 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기소이유서를 분석한 김지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경찰이 지목한 주요 증거들에 대해 맞다, 틀리다라는 판단이 다 빠져 있는 것도 문제"라며 "불기소이유서가 부실하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수사한 경찰은 SH공사의 미래형업무용지 계약현황 자료를 근거해 "이 조합장의 입찰가가 터무니없이 높다"고 봤다. 미래업무용지 전체 땅 40여곳의 평균 낙찰률(낙찰가/분양가) 106%에 비해 송파농협은 낙찰률 173%에 땅을 샀다는 결론이다. 입찰에 앞서 송파농협 직원 5명이 제시한 적정 입찰금액 410억~415억원에 비해서도 710억원은 과도하다는 평가다.
경찰은 송파농협의 의사결정 절차상 하자도 지적했다. 이 조합장은 입찰 전 이사회와 대의원회, 소위원회 등 3차례 회의를 거쳤다. 경찰은 이 조합장이 △적정 입찰금액 조사·보고 누락 △대의원회에서 허위 보고 △입찰 3일 전 이사회 개최 등 적정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보고 "배임 혐의가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이 조합장이 농협중앙회의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정관을 위반한 점 역시 배임의 근거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