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결과 발표]최순실 일가 재산 2730억원…형성 과정은 밝혀지지 않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는 국정을 함께 운영한 것에 가깝다. 특검이 내놓은 수사결과는 "연설문과 관련해 약간의 도움을 받았다"는 박 대통령의 해명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번 게이트가 표면 위로 떠오르자 최씨의 국정농단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박 대통령은 연설문을 보내 수정을 부탁하는 등 최씨로부터 약간의 도움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뇌물수수 등 최씨가 챙긴 사익, 최씨의 금융권, 외교부처 인사 개입에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 수사결과에 따르면 최씨가 사익을 챙기고 국정을 농단하는 데 박 대통령이 깊이 개입됐다. 특검은 최씨의 대부분의 혐의에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봤다. 특검은 더 나아가 삼성으로부터의 뇌물수수, 하나은행 본부장 인사 개입 등을 박 대통령의 혐의로 적시했으며 이 부분은 박 대통령이 '최씨와 공모했다'고 썼다.
이는 결국 박 대통령이 최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줬다는 말이 된다. 특검이 수사결과 발표 자료에 "수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이권에 개입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짧은 간격으로 자주 발견됐고, 그 이권의 이면에는 반드시 최씨의 개입이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쓴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특검이 밝힌 박 대통령과 최씨가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는 두 사람의 관계를 추론할 수 있는 또 다른 근거다. 특검은 최씨와 박 대통령이 서로 통화하는 핫라인이 있다는 판단 아래 추가 수사를 진행했고, 이 결과 박 대통령과 최씨가 차명 휴대전화로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573회 통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독일에서는 지난해 9월 3일부터 10월 30일까지 약 두 달 동안 127회 통화했다고 했다. 하루에 2차례 이상 통화를 했다는 얘기다.

특검은 △최씨가 독일로 출국한 이후에도 박 대통령과 차명 휴대전화로 통화했으며 △최씨가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 분석 결과 가장 많은 통화를 한 상대의 기지국이 '청와대 관저'이며 △'두 사람이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가 맞다'는 정호성 전 비서관의 진술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특검은 미르·K스포츠재단을 두 사람이 사실상 공동 운영한 것에 가깝고, 최씨 어머니 임선이씨가 박 대통령 명의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택을 매입할 당시 계약에 나선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최씨에게 넘어간 각종 국가비밀 자료, 두 사람의 통화 횟수, 특검 수사 결과 등을 전체적으로 보면 두 사람의 관계는 부부 이상"이라며 "국정농단이 아니라 국정을 함께 운영한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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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특검은 최씨 일가 재산 형성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이를 위해 정수장학회, 영남학원, 청와대 금고 내 재물 존재 의혹, 구국봉사단 등 전반 사항을 모두 살폈다.
특검이 이를 통해 밝혀낸 최씨 일가의 재산은 2730억원이다. 최씨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은 총 178개로 국세청 신고가 기준으로 2230억원이었고, 최씨의 토지 및 건물 등 36개의 가격은 거래 신고가 기준 228억원으로 드러났다. 최씨 일가가 보유한 예금 등 금융 자산도 파악된 것만 500억원에 달했다.
다만 특검은 재산 증식 과정에 박 대통령의 개입 여부나 불법적 재산 형성 혐의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특검은 "계좌추적 등 강제수사수단 사용이 용이하지 못했고, 관련 자료 보유기관의 비협조와 의혹 발생 시점이 장시간 지난 점, 관련 참고인들이 이미 사망하는 등 진술 확보가 어려웠던 점 등의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와 관련된 9456쪽의 자료를 모두 검찰에 넘겨 다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특검은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받은 77억9735만원을 추징하기 위해 최씨 소유의 미승빌딩 등을 대상으로 추징보전명령을 신청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