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속도전'…장기미제사건 반년새 80% 줄였다

[단독] 檢 '속도전'…장기미제사건 반년새 80% 줄였다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8.02.08 04:00

[the L]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장기미제사건 150여건→20여건…이달 중 '0건' 목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한석리)는 주가 관리와 대출 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동원, 수백억원대 허위 세금계산서를 관세청에 내고 수출실적을 부풀려 45억원의 관세를 환급받은 코스닥 상장사 에스에스씨피의 오모 대표(46)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관세) 등의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했다. 접수된 지 1년이 넘은 장기미제사건이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 진압 과정에서 살수차로 백남기 농민을 직사 살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철청장과 신윤균 전 제4기동단장, 살수요원 한모씨와 최모씨 등 총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했다. 이 역시 2년 가까이 끌어온 건이었다.

검찰의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고소·고발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8부에 계류돼 있던 장기미제사건이 약 반년만에 80% 가까이 줄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윤대진 1차장 산하 8개 형사부의 접수 후 6개월 이상 장기미제사건 수는 지난해 6월 150여건에 달했으나 지난달말엔 20여건으로 떨어졌다. 장기미제사건이란 사건이 접수된 지 6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사건을 말한다.

장기미제사건의 절반 이상은 어려운 사건 접수가 많은 서울중앙지검에 몰려 있다. 서울 종로구, 중구, 강남구, 서초구 등이 관할구역이어서 사기 사건 등 지능형 범죄가 유독 많다. 지능형 범죄의 경우 심증이 있어도 기소를 결정할 정도의 증거나 법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사건 처리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다른 검찰청에선 한건만 있어도 문제가 되는 장기미제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는 그동안 100건 넘게 캐비닛에 쌓여 있었다.

서울중앙지검의 고소·고발 사건 처리 속도가 높아진 건 지난해 5월 윤석열 지검장 취임 이후다. 윤 지검장은 장기미제사건 처리를 지난해 하반기 역점과제로 지정했다. 문무일 검찰총장도 형사부 강화 방침을 천명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8월 1차장에 윤 차장이 부임하면서 더욱 탄력이 붙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관계자는 "윤 차장의 적극적인 독려와 지휘가 미제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진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장들이 매주 장기미제사건 현황을 윤 차장과 윤 지검장에게 보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달말까지 장기미제사건 사건을 0건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 고소·고발인이나 피의자 양쪽 모두 지치고 피해를 입는다"며 "기본적으로 기소 여부에 대해서는 빨리 결론을 내려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무혐의라고 판단하더라도 잘못됐다면 고검에 항고할 수 있고, 기소했는데 잘못됐다면 법원에서 다툴 수 있다"며 "장기미제사건의 조속한 처리는 빠르게 다른 기관의 2차적인 판단을 받도록 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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